탐 벨리와 리오호텔에서 미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면서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 보기로 했다. 미팅의 결과는 이번 출장기간 중에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닌지라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기 때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리오호텔에서 패리스호텔까지는 직선거리로는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중간에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어 심리적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고속도로를 가로 지르는 보행자 도로가 있지만, 이 도로를 걸어서 지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현지인들이야 차가 있으니 걸어 다닐 이유도 없고, 여행객들은 스트립으로 나가는 무료 셔틀버스와 택시가 있으니 굳이 걸어서 지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고속도로를 가로 지르는 길을 걸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함께 걷게 되었다.
리오호텔에서 나오면 벨라지오 호텔과 시저스 팰리스 호텔 사이에 있는 도로를 따라서 가게 되는데 보행자도로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냥 한번 걸어서 간다는데 의미가 있을 뿐, 다음에 다시 리오호텔을 가게 되면 다시는 걷고 싶은 길은 아니었다. 고속도로 위를 횡단한다는 것 이외에는 볼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 철망으로 막아 놓았다. 고속도로 옆으로 철로가 있다는 것도 걸어오면서 알게 되었는데, 라스베가스에 온 사람들 대부분이 모를 것 같다.
길가에 아무 것도 볼 것이 없어서 패리스호텔로 오는 길목에 있는 시저스 팰리스 호텔로 들어가서 호텔 내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돌아왔다. 어제에 이어서 다시 들어와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내가 가지고 있던 여행책자에서 노스프리미엄 아울렛 근처에 나이키 팩토리가 있다는 정보를 보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운동화 판매하는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번 방문해 보기로 했다. 옛날 보스턴에 갔을 때 뉴발란스 팩토리 마켓을 방문했을 때처럼 공장형 판매센터가 아닐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여행책자 이외에서는 나이키 팩토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서 그냥 한번 부딛쳐 보기로 했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없다면 그냥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 구경을 하고 오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침에 사 놓았던 버스 티켓이 아직 유효한지라 이번에는 직행버스격인 SDX 버스를 타고 여행책자만 보면서 이동하게 되었다.
나이키 팩토리가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 근처에 있는 독립된 판매장으로 생각하고, 노스 프림미엄 아울렛으로 가지 않고 중간에 내려서 지도만 보고 찾아 가는 중이다. 지도만 보면 대략적으로 목표점을 알 수 있고 찾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도상에서 가까운 지점에서 버스에서 하차를 해서 찾아가는데 중간에 사람들도 거의 없고, 또 사람들에게 나이키 팩토리가 있는지 물어보니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지도만 보면서 계속 이동해갔다. 가는 길에 이곳이 라스베가스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허접한 동네를 지나게 된다.
고생을 하면서 나이키 팩토리를 찾아 왔더니 이곳에 독립된 매장이 아니라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해 있는 하나의 매장이어서 허탈감이 몰려 왔다. 처음부터 나이기 팩토리가 노스 프리미엄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고생하지 않았을텐데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아까 탔었던 직행버스격인 SDX 버스의 종점이 이곳이었는데 그 길을 돌고 돌아서 걸어서 오게 된 것이다. 더구나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스턴에 있던 뉴발란스 매장 같은 곳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프리미엄 아울렛과 거의 유사하고, 매장 규모는 컷지만 상품의 종류나 가격도 우리나라와 거의 차이가 없는 그런 매장이였다. 굳이 이곳에서 구입해서 무겁게 가지고 갈 이유가 없어 보여서 고생해서 왔지만 구입은 하지 않았다.
내 의도와는 달리 라스베가스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을 방문하게 되었으니 한번 둘러 보기로 했다. 이곳에는 한국에 없는 브랜드들도 많고, 특히나 미국 브랜드는 평균 50%정도에 구매를 할 수가 있는 것 같았다. 명품이 워낙에 싸다고 소문이 난 곳인지라 일부러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러 라스베이거스를 올 정도라고 한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 왔다면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 같네. 우리나라에 입점해 있는 명품 아울렛보다는 확실히 규모가 컸다.
쇼핑은 하지 않았지만 아울렛의 몇 곳을 둘러 보았더니 날이 어두워지려고 한다. 저녁약속 시간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와서 근처에 있는 다운타운을 가보지 않고 바로 숙소로 가기에는 아쉬움이 많아 다운타운을 들러서 가기로 했다. 이곳에 버스 종점인지라 이곳에 있는 버스는 모두 다운타운을 경유한다.
다운타운 근처에 온김에 다운타운의 야경을 한번 더 둘러 보기로 했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면서 한번 와 봤던지라 이제 생소하지도 않는 다운타운이다. 아침에 봤던 것과는 달리 프리몬트 스트리트(Fremont Street)는 엄청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는데 약간 조잡한 화려함이라고 해야 하나. 호텔간의 간격도 좁고 네온 사인은 메인 스트리트의 그것보다 훨씬 화려했다. 요즘은 라스베가스를 말하면 사우스 라스베가스 대로의 스트립을 떠올리지만, 원래 라스베이거스는 다운타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골든 너겟 호텔을 중심으로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이 형성되어 있는데, 프리몬트 거리 체험구역(Fremont Street Experience)은 라스베가스 구시가지에 있는 보행자 전용구간으로 라스베가스를 대표하는 명소다.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는 길이 800미터, 높이 20여미터의 아치형 지붕이 씌여져 있는 곳인데, 여수 엑스포에서 이미 체험했던지라 그리 신기한 정도는 아니었다.
프리몬트 스트리트(Fremont Street)에는 쇼걸들의 춤과 함께 각종 유명인사들을 흉내 낸 분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누비며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며 약간의 팁을 받는다. 여장남자들도 많이 보이고, 민망한 끈팬티 하나만 입고 당당히 활보하는 사람도 있는데 대수롭지않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쳐다보는 내가 민망스러워 정면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었는데 오히려 그들은 직업의식이 투철해서인지 다리를 쭉뻗어 올려 포즈를 잡아 사진을 찍게 해준다. 기다리는 동안 팁을 받기위해 볼거리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재미있는 구경을 많이 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골든너겟(GOLDEN NUGGET)호텔에 들러서 유명하다고 하는 금덩어리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 정도 시간을 낼 정도는 아니었다. 프리몬트 스트리트(Fremont Street)구경과 전구쇼만 보고는 다시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을 만나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대충 구경을 하고 나서 오늘 저녁이나 다른날 일행과 함께 다시 찾아와서 차분히 다운타운을 구경할 생각을 가졌는데 결국 그 계획은 실행하지는 못하고 돌아오게 된다. 전구쑈를 보기전에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가운데도 사람들이 다양한 거리공연에 시선을 빼았겼다. 볼거리가 굉장히 많았었다. 반원형 천정에는 케이블이 설치돼 있어 이 케이블을 타고 날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글라이딩은 하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에게도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전구쑈는 다운타운의 골든너겟(GOLDEN NUGGET)호텔, 비니온즈(BINION.S) 호텔, 프레몬트(FREMONT) 호텔, 4 퀸 즈(4 QUEENS)호텔 사이의 천장에 돔모양의 전광판을 설치해서 매일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매시간마다 펼쳐진다. 공연이 시작될 무렵이 되니 사람들이 프리몬트 스트리트에 더욱 많아졌다. 공연이 시작되면 우선 천장의 광고화면이 꺼지고 주의의 조명들이 꺼진다. 라스베가스 다운타운의 전구쑈가 시작된 것은 신시가지에 빼앗긴 관광객을 유치하고 구시가지를 살리기 위하여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주위의 모든 조명은 꺼지면서 천장에서 멋진 영상과 음악이 5분간 펼쳐지는데, 영상을 찍느라고 사방에서 번쩍 번쩍한다.
쇼가 시작되면 차가 다니는 도로도 양쪽에서 막아버리고 보행자 길로 잠시 바뀌어 버린다. 골든너겟 호텔을 중심으로 프레몬트 스트리트는 보행자 전용길이고 , 노스라스베이거스 대로는 자동차 길인데 쇼를 시작하니 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끝날 때까지 통제하고 있었다. 이제 일행을 만나서 식사를 하러 가야할 시간이 되어서 쇼가 끝나기 전에 통제되어 있는 버스를 타고 다시 패리스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운타운의 유명한 전구쇼라고 해서 구경왔지만, 쇼 자체는 그다지 감동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었고, 다운타운의 분위기를 느끼고 간다는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운타운 구경을 하고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서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호텔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던 코이아타운 근처의 한식당을 찾아갔다. 라스베가스 한인 신문에 나와있던 광고를 보고 찾아 갔는데, 나로서는 그다지 가고 싶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다수의 일행들이 원하니 어쩔수가 없었다. 다행히 음식도 그런대로 잘 하고 있었고, 반찬도 한국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맛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이 예사롭지 않는사람이었다. 성격도 화끈하고 어머니는 베트남 사람이라고 하는데,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자기 가족사도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그 삶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도 강하고, 더구나 술을 엄청 잘 마시는 직원때문에 간단하게 끝나야할 식사시간이 아주 길어졌다. 내가 가장 좋아하지 않는 술자리의 행태가 되어버렸다.
식사가 조금 일찍 끝나면 일행과 함께 다운타운을 다시 가 볼까 생각했었는데 술자리가 길어지고, 또 술을 많이 마시는 바람에 시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져 버렸다. 또 내일은 아침에 일찍 그랜드캐년 관광을 가기로 되어 있어서 다들 쉬겠다고 한다. 나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서 일행과는 아침에 만나기로 하고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라는 생각에 다시 밖으로 나갔다. 라스베가스에 관광을 오면 시내호텔 구경과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는 것, 그리고 호텔에서 진행하는 각종 쇼를 보는 것이 중요한 일정이라고한다. 하지만 이번 출장을 겸한 여행은 그 중 어느것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듯 하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한번 더 놀러 와 보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도 벨라지오 호텔에서 유명한 'O'쇼를 관람할 수는 없었지만 극장이라도 한번 가 봐야겠다는 생각에서 밸라지오 호텔을 다시 찾았다. 어제도 아리아 호텔을 갔다 오면서 호텔의 일부분을 구경해 보았기에 다른 쪽을 둘러볼 생각이었느데 어제 본 것이 밸라지오호텔의 대부분을 본 모양이다. 다만 공연하는 극장을 가보지못한 것 뿐이었다.
내가 극장에 도착했을 때가 밤 12시가 거의 다 되었고, 마침 공연이 끝난 시간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쇼를 관람하고 나오고 있었다. 그 사람들 틈에 끼어서 쇼를 구경하고 오는 것처럼 이곳 저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라스베가스에 오게 되면 꼭 이 'O'쇼는 꼭 볼 것이다. 오쇼는 관람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 여행중 즉흥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쇼라고 한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보기가 어렵고 가격도 제일 안좋은 자리가 15만원 정도한다. 그럼에도 항상 만석이니 그만큼 볼만한 공연이라는 이야기다.
극장 입구에는 공연의 여러 장면을 동상으로 연출 한 조각상들이 많이 전시 되어 있었다.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역동적이고 힘이 느껴지는 조각들이었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조각상들을 보니 한층 더 공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더해졌다. 오쇼는 물속과 땅과 공중에서 한꺼번에 하는 입체쇼라고 한다. 공중에서는 서커스를 하고 땅에서는 춤과 연극과 기계체조를 하고 물속에서는 신크로나이징과 물로 하는 모든것을 한다. 공중에서 서커스를 아슬아슬하게 공연하다 물속으로 다이빙하기도 하고 물속에서 구멍뚫린 무대가 올라오면 삽시간에 물이 하나도 없는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고... 내용이야 백날 알면 무엇하나...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인데...
태양의 서커스( CIRQUE DU SOLEIL )라는 표시와 함께 있던 기념품과 음반CD를 파는 기념품 상점이 입구쪽에 있다. 내가 쇼를 구경했다면 무엇인가 느낌이 있었고 기념할 만한 것을 사기지고 왔겠지만 내용만 알 뿐 그 감흥이 없어 기념품점은 구경만 하고 나왔다. 다음에 라스베가스에 오게 되면 꼭 이 공연은 보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아직까지 매진이 이어지는 공연인지라 중간에 종영을 할 이유는 없을 것이고... 요쇼 를 포함해서 라스베가스에 가서 놓치면 안된다는 3대쇼는 MGM호텔의 KA쇼로 엄청난 스케일의 판타지게임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쇼라고 한다. 두번째는 윈(Wynn)호텔의 Le Reve(르레브)쇼로 물에서 진행되며 사랑을 찾는 여인을 주제로 한 쇼라고 한다. 세번째가 오늘 보지 못하고 아쉽게 돌아가는 벨라지오호텔의 오쇼(O show)이다.
(8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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