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라스베가스 ('15.1)

라스베가스 여행 10-9 (그랜드 캐년 웨스트림 2 ) (2015.1)

남녘하늘 2017. 3. 14. 00:42

 

  이글 포인트(Eagle Point)에서 출발해 구아노 포인트(Guano Point)로 이동했다. 이글 포인트와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아서 이곳에도 운무가 가득하고 시야는 좋지 않다. 가까이 있는 사물은 구별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랜드 캐년을 방문한 목적인 협곡을 구경할 수는 없었다. 대자연이 만들어낸 웅장한 협곡과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을 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아 왔는데 운무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만 남기게 되니 허탈하다. 그렇다고 구아노 포인트라고 쓰여진 팻말만 배경으로 사진 몇장 남기고 오기에는 아쉬움이 남아서 구아노 포인트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구아노 카페에서 조금 뒷쪽으로 가니 언덕이 나타났는데 이 언덕이 구아노 포인트로 근처에서 가장 높은 지형이었다. 날씨만 맑다면 주변의 광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구름만 보인다. 언덕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지만 비 때문에 가는 길이 조금 미끄러웠다. 이글 포인트나 구아노 포인트나 분위기는 비슷하겠지만 이 곳은 정상 언덕을 비롯해서 주변의 바위나 흙이 더 황토빛이 강했다. 비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언덕을 내려와 좁은 낭떠러지 길을 따라서 내려 갔더니 케이블카가 있었던 구조물과 함께 구아노 포인트라는 표지석이 나타났다. 이 장비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1950년대에 760m의 높이를 수직으로 협곡을 가로질러 만든 대형 케이블카로, 건너편의 구아노 광산에서 구아노를 수년간 채굴하는데 이용되었다고 한다. 구아노는 조류나 박쥐류. 물범류 등의 잔배설물이 퇴적된 것으로 비료와 화약의 원료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이곳에 구아노 포인트인 이유가 이곳에서 구아노를 채굴했었기 때문인 모양이다. 석유를 둘러싸고 아직도 세계적으로 전쟁이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석유 이전에는 이 구아노로 인해 국가간 자원전쟁이 많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절벽 아래로는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이 흐르고 있을 터인데 운무로 인해 절벽도 끝까지 보이지 않는다. 운무가 아니었으면 두려움으로 인해 절벽 가까이 가지도 못했을지 모르지만 절벽 아래가 보이지 않으니 겁도 없이 끝까지 가보기도 했다. 이곳에도 절벽에 안전장치를 만들어져 있지 않았고 위험하니 절벽 끝에 가지 말라는 경고판만 세워져 있었다.  

 

 

 

 

 

 아래 있는 몇 장의 사진은 앞에 이글 포인트의 사진처럼 이곳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이 찍은 이곳의 풍광이다. 맑은 날이었다면 아래의 사진과 같은 풍광을 볼 수 있었을텐데 정말 아쉽다. 그랜드 캐년의 진정한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그 때는 오늘처럼 웨스트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랜드 캐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다. 우리 일행은 비 때문에 멋진 풍광을 즐기지 못했지만, 이 마른 사막 대지에 꼭 필요한 비가 내렸으니 축복받은 날 그랜드 캐년을 방문했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많이 아쉽다.

 

 

 

 

 

 

 후알라파이 랜치(Hualapai Ranch)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곳 구아노 포인트 카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 다행이 여행사 사장의 말을 들어서 춥지 않은 후알라파이 랜치에서 식사를 해서 이곳에서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오을 이곳은 바람도 많이 불고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식사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입장료에 포함된 식사비때문에 식사를 하지 않고 갈 수 없으니 우리처럼 후알라파이 랜치에서 식사를 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추위 속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의를 걸치고 식사하는 모습이 엄청 안스러워 보인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씨가 아니었다면 구아노 포인트에서는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카페와 버스를 기다리는 이곳 이외에는 햇빛을 피할만한 곳이 없어 보였다.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한 시설이 오늘은 비를 피하기 위한 시설로 사용되었다. 비를 피하기 위한 용도는 1년중에 30일도 되지 않을 터인데 하필 오늘이 그날이다. 돌아올 무렵에는 운무가 더욱 심해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가까이 있는 것은 식별할 수는 있었는데...    

 

 

 

 

 구아노 포인트 셔틀 버스 정류장에서 비가 내리면서 쌀쌀한 날씨 때문에 조그마한 난로도 피워 놓았고, 정류장 한쪽 코너에는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부스를 만들어 놓았다. 입구에 있는 기념품 샵처럼 대규모의 점포가 아니라 현지 인디언이 수공예로 만든 기념품 몇 개를 가지고 나와서 파는 수준이다. 모양은 특이하고 예뻐 보이기는 했지만, 젊은 아가씨나 좋아할만한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수제 북에 눈길이 가기는 했지만 아프리카 큰 북도 사 놓고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있는지라 그냥 아이쇼핑으로 끝냈다.   

 

 

 

 

 그랜드 캐년 웨스트림의 여러 곳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내부에 붙어 있던 사진이다. 그랜드 캐년을 즐기기 위한 사진과 방법을 알려 주고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헬기투어 보다는 그랜드 캐년 트레킹 투어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다음에는 꼭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한다. 셔틀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친절하게 여러가지 설명을 해 주면서, 그들도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했다. 돌아오는 버스에는 다시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우리보다 훨씬 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운무때문에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빨리 관광을 마치고 되돌아 가고 있었다.  

 

 

 

 

  아침에 처음 들렀던 기념품 매장으로 되돌아 왔다. 여행사 사장을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기념품 매장도 다시 돌아보고, 이곳에 있던 인디언 부부와 함께 기념 찰영도 했다. 라스베가스의 거리에서도 특이한 복장의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약간의 팁을 요구하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사진을 함께 찍고 나서 약간의 팁을 요구한다.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곳의 문화가 그러하니 그 문화를 따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여행은 우리 일행 3명 이외에 호주 남편과 함께 온 한국여성 부부가 함께 동행했었는데 이들 부부는 한참 전에 돌아 와서 차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운무때문에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추위때문에 야외에서 오래 있을 수 없어서 바로 차로 돌아와서 많이 기다린 모양이다. 우리가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니니 뭐라고 하지는 못했다.   

 

 

 

 

 

 라스베가스로 돌아 오는 길에 그랜드 캐년 웨스트림을 갈 때 보았던 죠수아 트리(Joshua Tree)의 군락지에서 내려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나로서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처음보는 멋진 풍광인지라 그것을 구경하고 사진으로 한장 남기고 싶었는데, 우리 여행사 사장은 그런 여행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길래 다시 돌아가자고 해서 잠시 멈추고 구경을 하자고 했다. 선인장의 일종인 죠수아트리는 나이테가 없어 나이테로 나이를 알 수 없다고 하며, 한 가지가 자라는데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황무지와 돌무더기만 있던 사막지형에 갑자기 죠수아트리가 숲을 이루고 있어 가까이에서 구경을 잘 하고 왔다. 멀리서 보면 소나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나무가 특이하다. 좋은 구경을 했다.    

 

 

 

 

 

 그랜드 캐년 구경을 할 때는 그래도 비가 조금씩은 내렸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다. 그나마 우리가 구경할 때라도 비가 적게 내려서 돌아 다닐 수라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우리를 안내해 준 여행사 사장은 한국에서 정년퇴임하고 아들이 있는 이곳에 와서 여행사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사람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전문적 설명없이 자꾸만 빨리 둘러보고 가려고만 해서 내가 화가 났었다. 여행사 사장으로 예약만 받고 가이드는 직접하지 말아야 했던 분이다. 돌아오는 길에 후버댐을 갔다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함께 투어를 했던 부부가 어제 다녀왔다고 그냥 라스베가스에 가면 안되겠냐고 묻는 어처구니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단호하게 안된다고 했다. 혹시 다음에 여행사에서 웨스트림 투어를 하게 하면 가이드님 배정에 신경써 달라는 요청을 해야 할 것 같다. 돌아 오는 길에 있던 현지 마을의 모습들.      

 

 

 

 

 

 운전석 옆 조수석에 앉아 있어서 이동중에 사진을 몇 장 더 찍을 수 있었다.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를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넓은 국토도 부럽지만 다양한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많이 부럽다. 평야가 한번 나타나면 몇 시간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 또 오늘처럼 그랜드 캐년을 가면 엄청난 협곡이 400km가 넘게 이어진다는 것 등등... 그랜드 캐년에서 라스베가스로 되돌아 가는 길도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황무지와 사막, 그리고 벌거벗은 바위산과 잘 만들어진 고속도로.   

 

 

 

 


 송전탑이 집중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지형이 높아지는 것으로 봐서 후버댐이 가까와 온 모양이다. 후버댐 근처에 오니 하루 종일 내리던 비가 완전히 그쳤다. 비록 그랜드 캐년의 장관은 보지 못했지만 후버댐 근처의 풍광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 모습이었다. 댐이 근처에 있다고 하는데도 산에 나무 한그루 없는 것도 신기하고 멀리 콜로라도 강의 하류도 보인다. 나무가 한그루 보이지 않는 산에 토사가 쓸려 가지 않는 것은 그만큼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1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