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라스베가스 ('15.1)

라스베가스 여행 10-8 (그랜드 캐년 웨스트림 1 ) (2015.1)

남녘하늘 2017. 3. 12. 00:38

 

라스베가스로 출장을 오면서 그랜드 캐년은 한번 가 봐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언제 가야 가야 할지 일정을 잡지 못해서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하고 왔었다. 다행히 목요일까지 출장 목적이 모두 끝나서 금요일날 그랜드 캐년을 관광하는 것으로 정하고 어제 한인식당 앞에 있었던 한인 여행사에서 예약을 했다. 아침식사와 중식 그리고 입장료까지 포함된 비용은 1인당 160달러, 여기에 다시 팁이 추가 되었다. 한국에서 미리 알아보았던 관광 비용과 비슷한 금액이어서 다른 곳을 알아보지 않고 예약을 했다. 아침 7시에 호텔로 픽업을 오겠다고 한다.

 

라스베가스에서 할 수 있는 그랜드캐년 관광은 여러가지 루트가 있지만 우리는 오늘 밤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그랜드 캐년 웨스트 림(Grand Canyon West Rim)으로 가기로 했다. 경비행기나 헬기 투어도 있었지만 오늘 일기가 좋지 않다고 예보되어 있어서 그냥 현지여행사를 통해서 다녀 오는 것으로 했다. 라스베가스가 사막지대에 세워진 곳이어서 연중 강우량이 100mm에 불과한 지역인데 우리가 와 있던 일주일동안 오늘을 포함해서 두번의 비가 내렸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이겠지만 관광을 떠나는 우리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여행경비에 아침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그래도 먹을만한 것이 나오는줄 알았더니 지나가는 길에 있던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맛도 없는 커피 한잔이 끝이었다. 미리 정보를 주었다면 시내에서 다른 것을 먹고 왔을터인데... 먹는 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기는 하지만, 시작부터 살짝 실망이다.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 웨스트 림으로 이동하면서 개략적인 상황 설명을 기대했건만 운전을 하시는 여행사 사장은 설명을 하지 않고 물어보는 것에만 대답을 하는 소극적인 인물이었다. 원래 한인 가이드의 친절한 안내가 있다고 했었는데, 가이드가 다른 일정에 나갔다고 사장이 직접 운전을 해서 왔기에 좀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했건만 이것은 완전히 드라이버만 하는 인간이다. 물어보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아서 내가 앞좌석에 앉아서 끊임없이 물어보았다. 나를 진상 손님 취급을 했을 것 같다. 웨스트 림이 사우스 림보다는 그 웅장함과 다양한 뷰어 포인트는 적지만 가깝다는 장점에 그랜드 캐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고 한다.

 

 

 

 
 라스베가스에서 웨스트림을 방문하려면 어느 위치에 있던 동쪽으로 이동하여 515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이 도로가 라스베가스를 벗어나면서 93번 하이웨이로 변경되고 후버댐 앞을 지나서 한참 더 이동하면 Dolan Springs으로 들어가는 Pierce Ferry Rd.를 만난다. 비교적 찾기 쉽게 되어 있었다. 지도상에 중간에 흐르는 강물이 콜로라도 강이고 미드호의 아랫부분에 후버댐이 있다. 후버댐은 그랜드캐년 웨스트 림을 갔다 오면서 방문했다. 아침에 출발할 때 조금씩 내리던 비가 그랜드캐년쪽으로 갈 수록 조금씩 세어지면서 빗물이 고여서 흐르는 정도가 된다. 여행을 하면서 비가 내리면 즐겁지가 않은데 이동 시간이 많으니 그동안 빨리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랜드 캐년 웨스트 림은 그랜드캐년의 서쪽 미드호수 일대부터 중앙의 Havasu 인디언 자치구 까지를 말한다. 이지역은 후알라파이(Hualapai) 인디언들의 자치구로, 현재도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거주 지역이다.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은 사우스와 노스로 나누어져 있고 웨스트 림은 인디언 자치구의 일부라서 국립공원이 아니라고 한다. 그랜드 캐년의 총길이가 446km인데, 웨스트 림에서 173km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원래는 이 지역이 관광객이 많은 곳이 아니었는데, 중국계 부자가 스카이워크를 건설하면서 관광이 활성화 되었다고 한다. 들아가는 입구에  Land df the Hualapai Nation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었다.  

 

 

 


 이곳은 국립공원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의 입장료에 비해서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래도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웨스트 림의 선택은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라스베가스에서 5시간 걸리는 사우스림은 왕복 10시간이 소요되고, 2시간 30분 걸리는 웨스트림은 5시간이면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착해서 입구쪽에 있는 기념품샵에서 시간을 보내고 화장실도 다녀오는 동안 여행사 사장이 티켓을 끊어 왔다. 여행사 사장이 안쪽까지 따라 들어가서 안내를 해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티켓만 건네고는 3시간 정도 시간을 주고 이곳으로 되돌아 오라고 한다. 아침부터 맘에 들지 않더니 끝까지 실망이다. 이런 여행이었다면 내가 차를 렌트해서 오는 것인데 잘못했다. 다음에 라스베가스에 오게 되면 내가 운전한다.                

 

 

 

 

 

 

 기념품 판매점 뒷쪽으로 가니 셔틀버스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다시 한번  Welcome to the Hualapai Nation이라고 적혀 있다. 이 지도에 웨스트 림의 대표적인 세군데 관광장소를 표시해 놓았다. 구아노 포인트(Guano Point), 이글 포인트(Eagle Point), 후알라파이 목장(Hualapai Ranch) 이다. 웨스트림을 유명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모으는 스카이워크는 이글 포인트에 있다. 이 세 곳을 이동할 때는 셔틀버스로 이동하는데 15분 간격이라고 했지만 그보다 훨씬 자주 다니는 듯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랜드 캐년 웨스트림 관람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사막지형에 연간 100mm 정도 밖에 내리지 않는다는 비가 이렇게 오래동안 내리면 일년치의 절반이 오늘 내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가 처음으로 이동한 것은 후알라파이 목장(Hualapai Ranch으로, 이곳은 옛날 목장이 있던 곳에 관광객을 위해 최근 여러가지 건축물을 추가도 설치했다고 한다.  목장 이외에 전신국, 우체국, 댄스홀, 이발소, 곡식창고, 건초창고와 술집, 마차바퀴 제작소, 교수대 딸린 감옥, 물탱크 등이 있었다. 인디언의 주거지가 아니라 서부영화에 나올법한 영화를 찍는 세트장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관광객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엿보였지만, 그다지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냥 인디언이 살았던 모습 그대로 재연해 놓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후알라파이 랜치안에 조그마한 식당이 있었다. 웨스트 림 입장료에는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권이 붙어 있었는데 이곳과 다른 포인트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웨스트 림으로 오면서 아침을 간단하게 햄버거 하나로 때워 배도 출출했고, 또 날씨가 쌀쌀해서 실내에서 먹을 수 있다는 이후알라파이 랜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는 두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돼지고기 BBQ와 치킨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고, Choice Two는 으깬 감자, 치킨 파스타 샐러드, 믹스 야채, 쌀밥, 콩 중 두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인디언식 부페라고 해서 호기심이 있었지만 음식의 수준을 다소 떨어졌고, 엄청나게 짜다. 나는 아무리 맛있게 만들었더도 음식이 짜면 꽝이다.   

 

 

 

 

 식사를 마치고 셔틀 버스를 기다리면서 후알라파이 랜치의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아무리 살펴 보아도 인디언의 주거지가 아니라 서부 개척시대의 세트장이란 생각밖에 안든다. 이 세트장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무슨 생각과 의도가 있었을터인데 그 의도를 느낄 수가 없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곳에 볼거리를 하나 제공한다는 것 이외에는... 그렇다면 잘 못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입장료에는 식사하는 비용과 함께 웨스트림 내에 운행하는 셔틀버스의 탑승비도 포함되어 있다. 10-15분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생각보다 자주 다니고 있었다. 여행객이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자유롭게 구경을 하다가 다음 셔틀버스를 타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는 형식이다. 오늘 우리가 일찍 이곳을 방문한 것인지 아니면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오후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이 온다고 한다.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어 관광하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기는 했지만 이글포인트(Eagle Point)에 도착했더니 비가 내리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그랜드 캐년 계곡에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 수 없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계곡 아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계곡 위쪽은 시야가 좋지 않기는 했어도 먼거리를 보는데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계곡 아래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비내리는 날 산행을 가서 운무때문에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계곡 너머로 독수리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모양같다고 해서 이글 포인트(Eagle Point)라 지어졌다는데 독수리는 물론이고 바로 앞에 있는 능선조차도 보이지 않고 계곡 아래도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잠시 기다린다고 해서 바로 걷힐 구름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조망은 빨리 포기하기로 했다. 자연환경을 보호라려는 차원인지 절벽 앞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난간이 없어 굉장히 위험한 곳인데도 절벽 아래가 보이지 않으니 무섭거나 공포스럽지가 않다. 공포감을 느끼더라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곳에 그랜드 캐년이라는 것을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스카이워크(Sky Walk)는 해발 1,450m에 위치하여 콜로라도 강 윗쪽 그랜드캐년 절벽 끝에 말발굽 모양의 대형철강 구조물이다. 바닥을 투명한 유리로 제작하여 관광객들이 하늘을 걷는 기분을 느끼면서 그랜드캐년 위에서 바로 아래를 내려 볼 수 있어서 스카이 워크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스카이워크는 50마일 내에서 발생하는 진도 8.0의 지진과 사방에서 불어오는 시속 100km의 강풍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건축적인 측면에서의 의의는 대단할 지 모르나, 관광객으로서 첫인상은 초라한 느낌이다. 더구나 오늘같은 날은 30달러가 넘는 입장료를 추가로 내고 들어가더라도 아무것도 볼 것이 없어서 입장하지는 않고 멀리서 배경을 사진을 찍는 것으로 끝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 돈을 내고 입장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아래 있는 몇 장의 사진은 이곳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이 찍은 이곳의 풍광이다. 맑은 날 왔다면 아래의 사진과 같은 풍광을 볼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다. 하지만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법, 우리의 운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볼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다음에 집사람과 함께 한번 더 이곳을 방문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다큐멘터리나 다른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자세히 보았기에 실물은 보지 못했지만 아쉬운 마음은 갖지 않기로 했다.

 

 

 

 

 

 스카이워크 바로옆에 조그마하게 마련된 인디언 빌리지(Native American Village)가 있어서 후알라파이 인디언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비도 내리고 날씨도 쌀쌀해서인지 볼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인디언들이 악기도 연주하고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는데 오늘은 여러모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날이다. 라스베가스에서 하루 더 있을 계획이었다면 방문을 하루 늦추었을텐데 시간이 오늘밖에 없어 어쩔 수 없다. 작은 빌리지내에는 후알라파이족, 호피족, 나바호족, 플레인족, 하바수파이족 등의 5개 부족의 주거 건물이 모여 있었는데 부족들마다 집 모습이 조금씩 달랐다. 천막모양의 티피(Tipi)에서부터 토막집, 움막 등을 볼 수 있었다.  

 

 

 

 

 

 

 

 

 

(9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