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15 (파묵깔레 시골전경) (2014.5)

남녘하늘 2016. 8. 25. 01:21

 

 파묵칼레 아랫쪽에 있는 관광지의 숙소에서 하룻밤 묵는줄 알았더니 또 차를 타고 10여분 가까이 이동해서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 같은 곳에 있는 호텔에 멈춘다. 파묵칼레 근처에 있는 숙소를 정했다면 그 주변에 볼거리도 많고 즐길거리도 많을텐데 이번에도 숙박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한참 떨어진 곳으로 정한 모양이다. 호텔 이름은 할리치호텔 (Halici hotel)이었는데, 리조트 스타일의 2층 숙소로 시골이지만 수영장이 있었던 조용한 곳이었다. 하지만 조용하다는 말 이외에는 할 이야기가 없는 너무나 외진 곳에 있는 호텔이다. 호텔 등급에 상관하지 않고 깨끗한 침실만 있으면 되는데, 고객이 원하는 바는 고려하지 않고 이렇게 촌구석에서 잠을 재우려고 하는 여행사의 처사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파묵칼레 지역이 지진이 잦아서 건물들이 대체로 다 낮다고 하는데 이 호텔도 2층건물이었고 따라서 엘리베이터는 없었다. 시골에 있는 호텔이었지만 시설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호텔에는 야외 수영장을 비롯해 온수 수영장, 사우나를 갖춘 스파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고, 객실에는 클래식한 가구가 있고 발코니가 있었다. 안탈리아와는 달리 늦은 오후가 되니 날씨가 선선해서 수영장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호텔에 온천이 유명하고 이글루를 닮은 노천 온천을 만들어 놓았는데, 온천을 하러 온 것이 아니어서 온천 이용은 하지 않고 호텔을 둘러 보았다.  

 

 

 

 

 

 파묵칼레의 경치는 멋졌지만 할리치호텔은 터키 여행 중에서 들렀던 호텔 중에서 가장 소박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객실이 깨끗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음식도 맛있고 호텔 안쪽도 깨끗하게 잘 정비해 놓아서 외진 곳에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런대로 괜찮다고 할만했다. 가이드가 호텔의 온천물이 좋고 오일마사지를 잘한다고 추천을 했지만 온천을 이용하거나 마사지를 받을 생각이 없고 야외수영장도 사용할 수 없으니 따로 호텔시설을 이용할 것이 없었다.   

 

 

 

 

 저녁을 먹고 할일이 없어서 호텔 주변과 가까운 마을에 있는 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택시를 불러서 그리 멀지 않은 파물칼레를 가 볼까도 생각했는데 이곳에도 재리시장이 있다고 해서 파묵칼레 가는 것은 포기했다. 먼저 마을 반대쪽으로 가 보았더니 넓은 들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냥 시골의 농촌 풍경으로 밭에 밀이 익어가고 있었다. 우리 호텔만 벌판에 덩그러니 있는 것 같다. 파물깔레 주변에는 관광지라서 여러 시설도 있지만, 파물칼레에서 5km정도 떨어진 이곳은 그야말로 잠만 자고 가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호텔뿐이다. 그냥 마을쪽에 시장이 있다고 했기에 시장쪽 구경을 하기로 했다.

 

 

 

 

 

 

 방향을 바꾸어 마을쪽으로 이동했다. 아주 작은 시골 마을임에도 도로상태는 상당히 좋아 보인다. 이 지역이 파물칼레 유적지에서 5km 이상 떨어져 있기에 외지인들이 관광을 하기 위해서 올 곳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한국의 여행사가 이 지역에 있는 호텔들과 계약을 맺어 한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찾아와서 번창해 진 것으로 보였다.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거리와 식당에도 한글로 적힌 안내문이나 홍보문구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손님이 없다면 마을 전체가 썰렁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중간에 있던 식당은 시장을 구경하고 오는 길에 들러서 양고기를 먹어보기로 했다.     

 

 

 

 

 

 마을 입구로 들어가는 로터리가 이 마을의 제일 번화가였다. 제법 넓은 공간에 동상과  분수대가 세워져 있었고, 돌무쉬 버스터미널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보면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정도가 되는 듯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던 로터리에는 온천 분수가 있었는데 이 마을에도 온천수가 많이 나오는 듯하다. 호텔에도 이 분수와 비슷한 모양의 온천시설이 있었는데, 이 지역이 전부 파물칼레와 비슷해서 온천이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이 지역은 흰색의 석회 온천이 아니라 붉은 침전물이 쌓이는 붉은온천(Red Spring)인 모양이다.  

 

 

 

 

 

 중심지인 로터리 근처에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자미가 하나 있었고, 시장 끝쪽에도 자미가 하나 더 있엇다. 마을 사람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도 않는데 자미가 여러 개 보인다.  이제 자미는 많이 들어가 보았기에 자미에 가보는 것은 생략하고 항상 구경하는 것이 즐거운 마을의 시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는 골목길에 제법 길었고, 골목길을 따라서 다양한 가게가 많이 있었는데 팔고 있는 종류가 농산품을 비롯해서 다양했다. 이곳의 지명을 물어 보았더니 카라하이트(Karahayit)라고 한다. 어지간한 여행책자에는 나오지도 않는 지명인 듯하다.  

 

 

 

 

 

 종교행사가 끝났는지 동네 사람들이 시장 반대쪽 끝에 잇는 자미(모스크)에서 몰려 나왔다. 역시 터키 사람들은 종교활동이 생활의 일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노인이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보더니, 한국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온다고 말해 주었다. 다행스럽게 한국사람들이 좋다고 말해 주어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지역적으로 너무나 외진곳에 있어 호텔을 이용하는 한국 사람 이외에는 이곳을 찾아서 올 외국인이 거의 없는데,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쁘게 보여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다소 안도감이 든다.        

 

 

 

 

 

 호텔이 너무 외진데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었지만 카라하이트(Karahayit) 마을의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관광지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어서 그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시장에서 여러가지를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 공산품의 가격도 다른 지역의 것과 품질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도시 관광지에서 팔고 있는 것에 비해서 절반 이하의 가격에 팔고 있었고, 농산물의 가격도 거품이 없는 가격이었다.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이  도시에 비해서 거의 들어가지 않으니 쌀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아직 순박함이 남아 있어 관광객을 상대로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게도 아닌 집앞에 자그마한 가판대를 만들어 놓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꿀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물건을 지키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영어나 한글도 아닌 터키말로 써 놓았지만 진열판에 꿀벌집 사진이 붙어 있어서 꿀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격이 궁금해서 한참을 기다렸더니 주인은 아닌 젊은 친구가 와서 가격을 알려 주었다. 아마 옆집에 있는 것을 대신 팔아주고 주인에게 돈을 돌려 주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가격이 비싸지도 않고 또 이런 시골에서 사람을 속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꿀 몇병을 사서 왔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좋은 꿀을 사와서 잘 먹었다는 생각이다.    

 

 

 

 

 파묵깔레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느낌은 터키의 어느 시골처럼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라는 것인데, 관광객이 많이 오더라도 그 순박함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야말로 아주 시골이었던 이곳이 한국여행사에서 주변 호텔을 숙박장소로 잡아 한국 여행자들이 물밀듯이 몰려 오면서부터 엄청난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시장도 커지고 주업이 농사에서 상업활동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순박한 이곳 사람들을 순수함을 지키면서 살아 갈 수 있도록 우리 관광객들이 배려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외국에서 안 좋은 행동과 모습을 너무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니 이런 화려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도 생겨나 있었다. 여행자들이 없다면 이런 시골에 이런류의 기념품점이 생겼을리가 없다. 이곳의 여행객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다. 장사가 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이곳 사람들도 여행자들에 의해서 순박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생활의 질이 향상되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호텔에서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양고기 요리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에 들렀다. 시장구경을 가면서 돌아오는 길에 한번 들러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이 이곳에서 자리잡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다. 매일 저녁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내 구경을 가느라 일행들과 저녁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오늘은 시장 구경밖에 할 것이 없어 함께 저녁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한국여행자가 많이 오는지 한글로 간판과 메뉴판도 만들어 놓았다. 맛도 좋다고 했는데 양고기 외에도 여러 음식을 팔고 있었다.  

 

 

 

 

 

 이곳에 있던 일행중 아주머니들께 시장 이야기를 들려 주었더니 여자들은 모두 시장 구경을 하겠다고 집사람과 함께 다시 가 버렸다. 역시 한국 아주머니들은 대단하다. 여행을 와서 매일 저녁마다 집사람과 함께 따로 놀러다니느라 이런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일행과 처음으로 술을 한잔하게 되었는데, 나로서는 따로 놀러 다닌 것이 조금 미안했다. 역시 이런 술자리를 통해서 사람을 알게되고 많이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빨리 친해졌으면 함께 시내구경도 다니고 했을텐데... 이곳 레스토랑에는 양고기도 종류별로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냄새도 별로 나지 않고 우리 입맛에 맞게 조리해 주어서 잘 먹었다. 내일 일정을 위해서 적당하게 한잔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1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