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이토회 북한산 산행 (2014.11.22)

남녘하늘 2017. 2. 12. 00:27

  

 북한산으로 산행을 다녀오기로 약속에 되어 있는데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도로가 젖어 있었다. 잠시 그쳤던 비가 집에서 나설 무렵 다시 내리기 시작해서 비가 오는데 산행을 하는지 물어 보았더니 무조건 간다고 한다. 우산과 우의를 챙겨서 나왔는데 다행히 산행 출발지인 연신내로 갈수록 비가 내리는 것이 약해졌다. 모이는 시간이 오전 10시여서 아침이 여유가 있었다. 대신 출발시간이 늦은만큼 산에서 내려 오는 시간도 많이 늦어질 것이다.  

 

 오늘 산행은 마라톤클럽인 런너스클럽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토산악회라고 불리는 모임에서 진행한다. 그간 매월 두번째 토요일에 산해을 간다고 듣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이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회원들을 모두 잘 알지는 못해도 모두 런너스클럽 회원들이니 부담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포함해서 이토회 멤버 10명이 모였서 산행을 하게 된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는 했어도 무리해서 산에 오를 것이 아니었기에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오늘 산행은 연신내에서 조금 더 올라간 독바위역에서 시작해서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대남문, 구기동 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되어 있다     

 

 

 



 북한산에 여러번 왔어도 오늘 산행 코스는 처음 올라가는 코스였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산만 찾아가느라 북한산도 힘들고 갈만한 산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오늘 이 코스를 경험해 보니 북한산도 멋있는 산이라는 생각을 다시 갖게 해 주었다. 앞으로 무조건 멀리만 갈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북한산에도 자주 가애겠다고 다짐했다. 약간의 보슬비에 위험스러운 바위 구간이 있어서 중간에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지 못해서 중간까지는 사진이 없다. 

 

 

 



 아침에 출발할때 비가 내려서인지 산행을 온 사람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한적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험한 바위 구간을 지나고 비도 완전히 그친 다음에서야 중간 중간 사진 풍광이 좋은 곳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가면서 여유있는 산행을 이어나갔다.  향로봉을 지나 비봉으로 오르는 중간에 식사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밥을 준비하지 못해 다른 회원이 준비해 온 음식을 맛있게 얻어 먹었다. 다음번에는 나도 푸짐하게 준비해 와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조금 더 이동하니 신라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어서 비봉(碑峰) 정상에 도착했다. 원래의 비석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고 지금은 복제품이 세워져 있다. 서기 555년 진흥왕 16년에 세워진 것으로, 마운령, 황초령, 창녕비 등과 함께 현존하는 네개의 진흥왕 순수비 중 하나다. 서울에 살 때는 북한산 비봉이 가장 오르기 편한 코스여서 자주 왔는데 최근 몇년만에 방문하게 되었다. 비록 높이야 560m밖에 되지 않지만 조금 위험한 코스여서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도 안전수칙만 따르면 큰 위험은 없다.     

 

 

 



 비봉을 지나쳐 500여m 오르니 언제나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모바위에 도착했다. 모양이 사모(紗帽, 옛 벼슬아치들이 관복을 입을 때 쓰던 모자)처럼 생긴 데서 유래된 사모바위는 언제 보아도 멋있다. 북한산을 삼각산이라고도 부르는데, 북한산의 세 봉우리인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의 봉우리가 마치 뿔처럼 솟아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이곳 사모바위에서 그 세 봉우리가 아주 잘 보인다. 사모바위앞 넓은 헬기장 공터에서 잠시 쉬어주고 다시 대남문을 향해서 이동한다.   

 

 



 드디어 오르막과 능선진행을 마치고 대남문에 도착했다. 대남문은 북한산성에 있는 문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한 문으로 1991년 새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어느쪽에 올라 오던 대남문이 한 봉우리의 정상이기에 이곳에서 많은 산객들이 쉬면서 간식을 즐기고 있다. 우리는 대남문에서 내려가는 것만 남았다. 대남문에서 멀리 여의도와 한강까지도 내려다 보인다. 대남문 부근에 문수사가 있는데 우리 일행이 너무 쉬엄쉬엄 산행을 하는 바람에 이제는 부지런히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대남문을 지나 구기동 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는데 오르는 코스보보다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좀 있고, 거의 계단길으로 이루어진 길이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하산길에 스틱이 있으면 좋을 듯하다. 계곡길이어서 오를 때와는 달리 조망이 별로 없어서 오늘 산행을 한 코스가 가장 무난해 보인다. 오를때에는 바위도 많고 경사가 급하지만 풍광이 좋고, 내려 올 때는 계단길이어서 편하게 내려 오지만 볼것이 별로 없다.     

 

 


  

 일행들이 모두 천천히 걸어서인지 산행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다. 출발할 때도 한 회원이 조금 늦게 와서 출발시간이 40분 정도 늦어졌고, 또 천천히 움직이는 바람에 오후 5시가 다 되어서 구기동으로 내려 왔다. 식사시간 포함해서 6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어짜피 산행하는데 하루를 보낼 생각이었기에 부담은 없었다. 산에 올라갈 때는 제일 후미에 서서 사람들을 챙기면서 올라갔고, 내려 올때는 룰라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왔다. 산위에서는 보지 못한 단풍이 산 아래 내려오니 조금 보인다. 이제 올해 단풍의 끝자락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