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북한산 의상능선 산행 (2014.12.13)

남녘하늘 2017. 2. 14. 00:39

 

  이토회 회윈들과 함께 북한산 의상능선 코스를 다녀왔다. 전날 눈이 조금 내려서 산길이 미끄러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산행하기에는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의상능선은 비봉능선, 숨은벽능선과 함께 북한산 최고의 3대 명품능선으로 꼽히는 곳이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빼어난 절경으로 산행 재미를 주는 능선이기는 하지만, 난이도가 조금 있는 코스여서 초보자급이 2명이나 있는 오늘 산행은 조금 염려스러웠다.  


 일행들이 구파발역 에서 모여 출발하기로 했다. 구파발역 버스정류장에서 의정부행 34번을 타고 백화사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조그만 도로를 따라 백화사 방향으로 들어간다. 어제 눈이 조금 내렸지만 시내와 구파발역 근처까지는 이미 제설작업과 함께 남은 잔설은 바람에 날려 눈다운 눈이 내린지도 몰랐다. 하지만 백화사 정류장에 내리니 눈이 제법 쌓여있는데, 이곳은 서울보다 기온이 훨씬 더 추운 겨울인 모양이다. 눈을 보니 기분은 좋지만 산 위쪽은 눈때문에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된다. 어짜피 출발했으니 조심해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되돌아 나오면 된다. 


 3주전에 북한산을 왔을 때에는 늦가을 단풍을 즐겼는데, 3주만에 완연한 겨울산행이 된다.  

 

 

 



 백화사쪽으로 이동해서 내시묘역길이라는 표지판을 지나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내시묘역길은 북한산 둘레길 10구간을 말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구간에 국내 최대의 내시묘역이 위치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내시라는 단어거가 조선시대의 역사적 산물로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드는데, 그들의 삶이 평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기도 하다. 북한산 둘레길 10구간의 일부인 산길 초입은 동네 뒷산처럼 몹시 평범하고 편안하다. 

 

 

 



 산 길을 조금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면 둘레길을 가는 것이고 오른쪽으로 난 숲길로 올라서면 의상봉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의상봉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을 얼마 오르지 않아 경사가 급해지고 험상궂은 바윗길이 나타난다. 의상봉 능선은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오르내림과 가파른 비탈도 많이 있어서 산행초보자에겐 다소 고된 코스이기도 하다.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다가 급경사 바위지대가 시작되는 의상봉능선은 매우 험했지만, 능선길에 오르니 가슴이 탁 터인다. 의상봉 서편 암릉 구간은 파이프 구조물을 설치한 암벽이 서너군데나 있어서 일행들과 힘들게 올라왔는데, 위험구간을 지나 능선길에 오르니 능선 양쪽으로 전경이 너무 볼만했다. 맞은 편으로는 비봉능선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의상봉 능선은 눈이 조금 남아 있는 겨울철보다는 가을에 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산 아래서 걱정했던 것만큼 눈이 쌓여 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눈길 산행을 대비해 선그라스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더 고생스러웠다.

 

 



 의상봉능선은 모두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맨먼저 나오는 봉우리가 의상봉, 두번째가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715m봉 그다음이 문수봉이다. 증취봉에서 골짜기 건너 노적봉, 만경대, 백운대 등 북한산 정상부의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답다. 이 웅장하고도 장엄한 북한산의 풍광을 보기 의상능선을 찾는다고 한다.  



 



 용출봉(571m)을 지나서 칼등같은 암릉을 타고 능선을 내려와 용혈봉(581m)으로, 그리고 다시 용혈봉에서 증취봉으로 오르 내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용출봉에서 용혈봉으로 가려면 철제계단을 내려서야 하는데, 철제계단에서 앞에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해도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증취봉에는 정상부의 큰 바위아래 너럭바위가 있어서 세 봉우리중에서 쉬기가 가장 좋았다. 너럭바위의 멋진 노송아래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는 시간을 가졌다. 

 

 

 



 나월봉으로 가는 응달 쪽에는 눈이 제법 쌓어 있어 조심해야 했다. 나월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조금 위험하다. 나월봉 정상에서 바라 보는 경치는 장관이어서 오르고 싶은 유혹이 있었지만, 이미 올라 오면서 본 풍광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에 무리하지 않았다. 나월봉을 지나 문수봉(732m)에 도착하면 의상능선의 종점에 온 것이다. 문수봉의 가파른 바윗길을 올라서서 내려다보면 지나온 의상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남문에 도착하니 양지바른 곳에 많은 사람들이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었다. 우리도 능선길을 따라서 오느라 마땅히 쉴 곳을 찾지 못해서 식사를 하지 못했기때문에 따스한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비슷하다는 것을 오늘도 느낀다. 눈이 있으면 버너를 사용해서 라면이라도 끊여 먹을 생각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눈치가 보여서 불을 피울수가 없었다. 그래도 회원들이 준비한 것을 펼쳐 놓으니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3주전 산행때와 마찬가지로 대남문에서는 구기동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계곡의 풍광이 3주전에는 단풍도 남아 있었는데 오늘은 눈이 가득해서 완전 겨울로 바뀌어 버렸다. 대남문에서 구기동탐방센터까지는 내리막길 위주여서 한걸음에 내려 온 듯하다. 오늘 산행은 대략 5시간쯤 한 것 같고, 산행거리는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대략 7km 내외, 하지만 즐거운 산행이었다. 구기동탐방센터에 냐려오니 오늘 산행을 했던 의상능선의 모습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오늘 산행코스가 더 멋있었던 곳임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