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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산행 (2015.1.17)

남녘하늘 2017. 2. 26. 07:52

 

 이토산악회에서 2015년 첫산행지를 눈꽃산행을 하기로 하고 덕유산으로 가기로 했다. 올해도 덕유산의 설경을 보러 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함께 산행하는 사람들의 산행능력을 고려해서 무주리조트에서 콘도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올라가고 향적봉까지 오르고 다시 남덕유산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했다. 콘도라를 타고 덕유산에 오르면 산행이 절반 이하도 편하게 된다. 거의 정상의 90%는 기계의 힘으로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설경을 힘들이지 않고 올라서 볼 수 있는 곳은 선자령, 계방산, 함백산, 발왕산,태백산 등이다. 이 산들은 대부분 백두대간에 있거나 주변에 위치하고 있고, 태백산맥의 동과 서의 기후변화가 심해서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다. 또한 산 높이가 1,400 m의 고지대이기 때문에 봄철까지도 눈이 많이 쌓여 있다. 그리고 산행목적지 근처까지 차량의 접근이 가능해서 편하게 눈구경하기에 좋은 곳들이다. 덕유산도 향적봉을 중심으로 겨울철에 눈이 많이 오는 곳인데 콘도라를 이용해서 편하게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아침에 5시 50분에 일어나서 산에 갈 준비를 했다. 차를 가지고 신갈 정류소 근처에 차를 세워 놓고 신갈버스 정류소에서 차를 기다려 일행들과 함께 이동했다. 임한일님이 교회 스타렉스 12인승 차량을 가지고 와서 내려갈 때에는 9명이, 서울로 돌아 올때는 조광용님이 합류해서 10명이 타고 올라 왔다. 내려갈 때 무주IC 까지는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았는데 무주리조트 근처에서 엄청난 정체가 생겨 예상시간을 한참 넘겨 도착했다.    

 

 

 

 



 조광용님이 어제 지리산에 갔다가 오늘 무주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보다 먼저 덕유산에 도착해서 콘도라 이용권을 발급받아 놓았는데 우리가 무주IC에서 트래픽에 걸려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바람에 앞서 받아 놓은 표는 취소되고 다시 줄을 서야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다시 줄을 서서 콘도라 이용권을 예매해 놓아 비슷한 시간대에 온 사람들 보다는 1시간은 빨리 콘도라를 이용할 수 있엇다. 미리 예매해 놓아도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만큼 설천봉에 오르려는 사람이 많았다.   

 

 

 



 콘도라 편도 이용에 현금 1만원을 받는데 엄청난 수입이라고 보여진다. 산아랫쪽도 눈이 조금 있었만 20여 분 곤돌라를 타고 올라오면서 보이는 하얀 세상은 정말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오고 어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 산행 코스는 무주리조트에서 출발해서 설천봉, 향적봉을 거쳐 중봉. 백암봉, 동업령까지 능선 산행을 하고 안성탐방지원센타로 내려가는 10.2km의 코스다.  

 

 

 



 산 아래에는 인공설만 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콘도라를 타고 잠깐 사이에 도착한 설천봉 쪽에는 어제 내린 눈과 상고대가 가득해서 완전히 딴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다. 지난달 지리산에 갔을 때와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 있었다. 콘도라를 기다리느라 설천봉에 오르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예상했던 일정보다 많이 늦어졌는데 설천봉에서부터 시작되는 설경에 반해 사진을 찍느라 일정이 더욱 늦어지고 있다. 설천봉에는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과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설천봉의 찻집 상제루의 건물도 하얗게 칠을 한 듯 새롭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차가운 바위나 나무가지에 부딪치자마자 얼어서 켜켜이 쌓인 모습이 탐스럽다. 눈은 나무 가지 위에 소복히 쌓이지만 상고대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주로 옆이나 아래로 자란다. 하늘도 맑고 시야가 트여서 상쾌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산객들이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향적봉으로 오르면서 환상의 상고대와 눈꽃이 이어진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큰 나무보다는 철쭉과 진달래 등 작은 나무들이 많아서 대부분 이런 풍경이 보인다. 주목과 구상나무는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이동할 때 볼 수 있다. 마치 녹용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멀리서 바라보면 산호초를 보는 것 같은데 표현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바람이 스쳐간 흔적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멋진 상고대를 덕유산에서 만나 눈이 엄청나게 호강을 했다. 말이 필요없다는 느낌...  

 

 

 

 



 사진을 열심히 찍으면서 향적봉에 올랐다. 덕유산에 오면 늘 그렇듯이 산 정상부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포근한 날씨여서, 잠시 서 있기도 힘든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장갑을 벗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DSLR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디카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체온 손실이 심해서 힘들다. 장갑을 벗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DSLR이 위력을 발휘한다.     

 

 

 



 빨리 서둘러서 향적봉 대피소로 이동해서 점심을 해 먹기로 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서 대피소 내부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자리를 잡고 고기까지 구워 먹는 개념없는 인간들까지 있어서 짜증이 났다. 모든 사람들이 식사할 장소를 찾지 못해서 힘들어 하는데 빨리 먹고 자리를 양보해야 함에도 고기까지 구워먹으면서 자리를 독차지 하고 있는 모습이 참 한심스럽다. 우리 일행도 대피소 근처에 겨우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해 먹었다. 오늘은 산에서 떡국과 만두국, 그리고 누릉지를 삶아 먹었다. 회원중 누군가가 떡국을 끓여먹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오늘은 산에서 떡국을 먹게 된 것이다. 산에서 먹는 떡국... 남다르게 맛있엇다. 바람은 피할 수 있는 곳이였지만 추운 날씨까지 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식사를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고기까지 구워먹던 인간들은 춥지도 않았나? 

 

 

 



 일행중에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술 한병도 준비하지 못해 술도 한잔 하지 못한 산행이 되었다. 준비해갔던 다른 음식도 추워서 더 먹지도 못하고 빨리 점심을 마쳤다. 그래도 산에서 먹는 떡국은 별미중에 별미였다. 다시 중봉을 향해 이동한다. 중간에 사진을 찍는 포토 포인트가 많아서 사진을 찍어 주면서 이동했다. 임한일 대장님은 중봉까지만 같이 이동하고 다시 무주리조트로 이동해서 차를 가지고 산행 날머리인 안성탐방지원센터로 오기로 했다. 덕분에 함께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잘못하면 어두울 때 내려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도심형 간이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 오다가 엄청 고생을 했다. 배낭에 아이젠이 있는줄 알고 갔었는데 아이젠이 없어 임시로 간이아이젠을 했는데 내리막길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뒷발에 브레이크가 걸려야 하는데 앞발에 브레이크가 있으니 내리막에서는 거의 무용지물... 눈이 많은 상태에서는 전혀 작용이 되질 않았다. 때문에 내리막에서 얼마나 많이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내려오면서 크게 30여번은 넘어진 것 같다. 그나마 평소에 운동을 했던지라 크게 다치지 않았지 대형 사고가 날 뻔 한적이 여러번 있었다. 일행에게 말도 하지 못하고 뒤에서 끙끙 앓으면서 내려왔다. 사진을 찍으면서 웃고 있어도 웃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기술적으로 넘어져 아픈 곳은 없지만 하룻밤을 자고 나면 분명히 여기 저기가 아플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곳이 아픈 것은 상관이 없는데 허리가 아플까봐 걱정이 된다. 어깨나 엉덩이가 아픈 정도는 참아 낼 수가 있는데 허리가 아프면 오래 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넘어지면서 카메라는 잘 보호해서 카메라도 멀쩡했다. 동업령까지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 왔고, 동업령에서 안성탐방지원센터 쪽으로 하산을 했다. 반대편 코스를 따라서 올라오는 산행객이 많았는데 중봉을 지나고 나서는 올라 오는 사람이 없어서 넘어질 때 상대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 편한 산행이 되었다. 내려오면서는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얼마나 조심을 하면서 내려 왔는지 산에서 내려오니 등판이 흥건한 느낌이다. 최근 산행중 가장 힘들게 산행을 했는데. 배운점이 많다.  

 

 

 



 산에서 내려왔는데 임한일님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 보니 내려오는 콘도라를 타는데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엄청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한다. 많이 기다리지 않았으면 우리보다 1-2시간 빨리 왔어야 했는데, 함께 산행도 하지 못하고 콘도라를 기다리면서 얼마나 속을 태웠을까?  우리 일행이 내려와서 20여분을 기다리니 그때서야 도착한다. 오늘 산행 시간은 점심 먹는 시간 포함해서 5시간 소요되었고, 오고 가는데 7시간 걸렸으니 장거리 산행임에는 틀림없다. 올라오는 차편는 내가 운전을 할까 생각했었는데, 오늘 산에서 워낙 많이 넘어져서 안 좋은 자세로 운전하면 몸에 무리가 생길까봐 다음에 운전을 하겠다고 했다. 운전을 하지 않고 올라오니 편하기는 한데 많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