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이토회 청계산 산행 (2015.6.13)

남녘하늘 2017. 6. 18. 00:16


 최근 들어서 청계산 산행이 잦아졌다. 나처럼 집이 수원이나 성남, 서울의 남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청계산으로 접근이 편하다. 더구나 신분당선이 개통되고 나서는 접근성이 더 편해졌다. 때문에 요즘 청계산에 가면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과거 신분당선 열차가 개통되지 전보다 얼마나 많아졌는지 수치로 표시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훨씬 많아진 것은 현실이다. 요즘 여러 산악회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청계산을 더 자주 오르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이토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청계산을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신분당선을 이용해서 청계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과천의 지하철 4호선 대공원 역에서 오르기로 했다.  





 청계산 봉우리중 하나인 매봉으로 오르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고 편안한 길이다. 무엇보다 원터골에서 오르는 것보다 사람이 적어서 편안한 산행을 한다는 느낌을 갖는게 중요하다. 청계산에는 매봉이 두 개가 있는데, 서초구 청계골쪽 매봉과 과천 쪽에 매봉이라는 응봉이 있다. 우리가 온 곳은 과천쪽 매봉(369.3m)으로 청계골쪽 매봉보다는 210m정도 낮으니 상당히 낮은 봉우리다. 과천쪽 매봉은  나무 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 좋게 되어 있다. 이쪽 산행로에도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오늘 아침에 모이는 시간이 비교적 늦어져서 청계산 주능선까지 가지 못하고 절고개를 지나 평탄을 장소를 정해서 간식을 먹었다. 등산로 한귀퉁이에서 식사를 했는데, 식사하는 동안 옆으로 지나가는 산행객이 거의 없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면 또 늦은 점심을 하기로 되어 있어 산에서는 간단하게 먹기로 했는데 각자 준비해온 것을 꺼내 놓으니 식사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양이 충분하다. 땀을 흘리고 나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에서 먹는 음식은 특별히 더 맛있다.  







 식사를 마치고 청계산 주 능선으로 들어왔다. 이수봉을 지나 석기봉 아래 헬기장을 지나 급한 경사로를 내려오면 마왕굴이 나온다. 망경대 서쪽 우회등산로로 보면 되는데, 그동안 청계산을 수없이 왔어도 마왕굴이 있는 쪽으로 산행은 오늘이 처음이다. 매번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서 이수봉과 매봉을 다녔기 때문이다. 청계산도 그렇지만 마왕굴도 조선초에는 고려충신들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조선중기엔 무오사화의 전설이....그리고 조선말기엔 순교한 천주교 성인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한 여름엔 서늘한 바람이 나오는 동굴이라는데 입구엔 돌무더기로 막아 놓았다. 이쪽으로 오는 사람이 없어서 더 조용하고 시원한 느낌이다. 







 마왕굴을 지나서 582m의 매봉으로 가지 않고 중간에 협읍재에서 옛골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오늘 산행 리더인 선배님이 회원들을 위해서 아주 좋은 코스만 골라서 산행코스를 잡아 주었다. 협읍재에서 옛골로 내려가는 코스는 올 때마다 느끼는 곳이지만 번잡하고 지루한 등산길과 달리 울창한 숲속에 호젓하고 청계산의 감추어진 숨겨진 구간이라는 생각이다. 오늘도 이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우리끼리 조용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청계산을 찾지만 오늘 우리가 이동하는 구간으로 산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오늘 산행의 모토는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천천히 청계산의 숨겨진 비경을 즐기자였다.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였지만 산행객들이 많지 않은 곳만 다니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혈읍재 계곡은 여름철에 피서로 와도 괜찮은 곳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봉과 이수봉을 거쳐서 하산을 하기 때문에 혈읍재를 이용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산행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숲도 너무 좋아서 우리가 다니기에는 너무 좋았다.오늘도 호젖한 혈읍재 계곡을 따라서 여유 있는 산행을 이어나갔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만 숲속에서 산행인지라 더운지 모르고 하루를 보냈다. 앞으로 이토회 멤버들과 산행을 자주 해야 하는데 최근에 나가기 시작한 동문산악회의 모임날자와 중복이 되어서 조금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운용의 묘를 찾아야 할 듯하다. 동문산악회 모임에 나가면 선배들이 많아서 좋고, 이토회 모임에 나오면 친구들이 많아서 좋다. 





 산행을 마치고 청계산 입구 옛골에 있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산에서도 간식 수준을 뛰어넘는 식사를 했지만 오늘 산행은 시간도 많이 걸렸고 걸은 거리도 제법 많아서 식당에 오니 다시 배가 고프다. 대공원에서 출발해서 매봉과 절고개를 거쳐 주능선으로 올라와서는 청계산 주봉인 망경대 방향으로 이동해서 마왕굴과 협읍재를 거쳐 하산했다. 대략 13km 정도를 시간 개념없이 천천히 8사간에 걸쳐서 걸은 듯하다. 하산하면서 간단하게 이루어지는 뒷풀이는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 





 귀가하기 위해 옛골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사진을 한장 찍었다. 옛날에는 옛골이 원터골보다 산행객도 더 많고 붐볐던 곳인데 지하철역이 원터골 가까이 생기면서 이쪽이 상대적으로 많이 축소된 느낌이다. 그만큼 지하철로 이동하는 인구와 교통의 영향을 많이 받는 모양이다. 버스타고 두어정거장만 이동하면 되는데 그것도 귀찮고 번거로운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덕분에 사람이 붐비지 않는 옛골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오늘 청계산의 새로운 코스를 알려준 선배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