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서운산 산행 (2015.6.20)

남녘하늘 2017. 6. 20. 00:21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백산회 회원들과 산행을 가지 못했는데 1년만에 백산회 회원들과 함께 안성 서운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에 일어나니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과 번개가 친다. 다행히 집에서 출발할 무렵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산에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모처럼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해 놓았고, 그 약속을 지켜야 했기에 비가 오더라도 산행을 하자고 출발했다. 오늘은 서운산 산행을 마치고 평택사업본부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모처럼 따로 식사 준비를 하지 않고 떠날 수 있어서 좋다. 

 

 8시에 오리사옥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어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내가 제일 먼저 나왔다.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도 아무도 나오지 않아 약속이 취소되었나 순간 착각했다. 새벽에 내린 비 때문에 모두가 고민을 한 모양이다. 그런데 산행 멤버가 모이니 오늘 산행에 5명이 참가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3명이 더 늘어서 8명이 함께 하게 되었다. 오늘도 김호영부장 차에 8명이 타고 가기로 했다. 


 서운산(해발 547m)은 산세가 부드럽고 그다지 높지 않아 가족동반 산행지로 적당한 산이라고 한다. 분당에서 출발해 34번 도로를 지나고 서운산 입구 청룡저수지를 지나 청룡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산행 입구로 이동중에 청룡길의 도로 한 가운데에 청룡사 사적비가 세워져 있었다. 청룡사 사적비는 건립연대와 변천과정, 사찰에 관한 사항 등을 알려준다. 산 입구에 도착했는데 습도는 높고 비가 다시 오려는지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서운산은 안성시 서운면 청용리에 위치하고 있는 산인데 생각보다 높지 않은 산이었고, 더구나 출발 지점이 적당히 높은 곳이여서 산행 하기에는 전혀 부담이 없는 산이었다. 주차장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데 기어이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이미 산행을 시작했으니 올라가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서운산 안내지도를 보며 오늘은 좌성사 방향으로 올라가서 은적암이 있는 코스로 하산하기로 했다. 입구에 있던 청룡사는 하산하는 길에 들려보기로 하고 지나친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좌성사 방향으로 왼쪽 길을 올라간다. 이 길에 단풍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는데 가을에 오면 단풍이 대단할 것 같다.     






 산을 오르는 동안 생각보다는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해서 중간에 올라가다 보이는 정자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위치상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정자에서 안성쪽이 내려다 보였을 것 같은데, 비와 연무가 있어 시야가 흐리다. 정자에서 정상까지는 200여m 떨어져 있어서 급할 것도 없어,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조금 많이 보냈다. 비가 내리니 산행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산 전체를 우리가 쓰는 느낌이다.  







 정자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고 정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제법 넓직한 헬기장이 나타난다. 정자에서 조금 쉬는 동안 비줄기가 가늘어져서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비는 그칠듯한 분위기다. 정자에서 헬기장으로 이동하는 구간에는 숲이 우거져서 어두컴컴하다. 비교적 지금까지 올라 온 길에 비하면 평탄한 길이다.  






 헬기장에서 정상은 지척이라 금방 정상에 도착한다. 보통 다른 산을 오르면 정상 직전에는 깔딱 고개나 험준한 바위능선길이 있는데 서운산 정상은 헬기장를 지나면 곧 모습을 드러낸다. 넓지도 않은 정상에는 정상석을 비롯해 바위, 노송, 안전표지판 등이 빼곡히 들어 차 있다. 서운산 정상 표지석은 정상 바로 아래에 있고, 정상에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나무로 정상을 표시해 놓았다. 비로 인해 정상에도 우리 일행밖에 없다. 





 비는 줄었지만 바람도 많이 불어서 정상에서는 쌀쌀한 느낌이다. 겨우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내려가야 한다. 상황이 좋았으면 이곳에서 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여유를 가져 보았을텐데 오늘은 상황이 좋지 않다. 당연히 운무로 인해서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맑은 날이면 멀리 아산만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정상에서 올라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다가, 첫번째로 나온 이정표에서 은적암쪽으로 하산한다. 은적암에서 정상으로 올라 온다면 가쁜 숨을 쉬어야 할 것 같다. 정상에서 900여m를 내려오니 은적암의 단촐한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생각보다 관리가 잘 안되어 있는 암자인 것 같다. 은적암에는 치료효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병을 치유했다는 감로수가 있어 마셔 봤는데 감로수인지 빗물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은적암은 신라시대에 창건되었고 태조 왕건이 3일간 은거하며 기도를 하였다하여 은적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하남스님, 나옹스님을 비롯한 여러 큰 스님들이 참선한 정진도량이다고 한다.    







 은적암을 지나서는 길도 넓어지고 평탄한 길이 나와서 산행을 하는 느낌도다는 산책을 한다는 기분이다. 숲이 우거진 상태에서 날씨가 흐리니 숲길이 어둡고 정글속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은적암에서 계곡 길을 따라 30여분이면 청룡사에 닿으면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비가 내리지 않고 맑은 날이었으면 조금 여유있게 주변 경관도 감상하면서 산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비 때문에 그냥 정상까지 다녀 온것에 만족해야 하는 산행이 되어 버렸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산이어서 다시 한번 찾아야 할 것 같다. 






 올라갈 때 지나쳤던 청룡사는 고려 원종 6년(1265년) 명본국사가 창건한 절인데 나옹화상이 크게 중창하고 청룡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청룡사란 이름은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청룡사의 대웅전은 보물 제 824호로 지어진 시기는 알수 없으나 조선 선조 34년에 중수했다는 기록으로 있어 17세기 이전에 건립되었음을 알수 있다. 청룡사에는 영산회 쾌불탱, 감로탱, 동종등 4개의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 비때문에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져서 오후에 평택사업본부에서 바베큐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어 청룡사 관람은 또 생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