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16.2)

교토마라톤 14-2 (오사카성, 오사카텐만궁 등) (2016.2)

남녘하늘 2017. 10. 30. 00:51

 

 아침에 지나쳤던 오사카성(大阪城)을 찾았다. 오늘 여행지는 오사카를 처음 방문한 집사람을 위한 일정으로 계획했는데, 오사카성도 처음 이곳을 찾은 집사람을 위한 일정이다. 오사카성은 500년의 역사를 지닌 오사카의 상징으로, 나고야성(名古屋城) , 구마모토성(熊本城)과 함께 일본의 3대성으로 불린다. 오사카성은 우리에게는 임진왜란의 주범으로 미움받는 인물이지만, 오사카에서는 거의 신으로 추앙받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이 세운 성이다. 쓰덴가꾸(通天閣)에서 이곳으로 오느라 정문쪽이 아닌 모리노미야(森ノ宮)역에서 내려 오사카성 공원쪽에서 입장하게 된다. 덴슈카쿠(天守閣)로 가는 숲길이 참 정겹다. 

 

 

 

 



 오사카성 공원은 휴일엔 시민들의 휴식처라고 하더니 날씨가 쌀쌀한 평일에도 산책과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일본성은 성곽을 둘 또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 혼마루(本丸)를 중심으로 하여 그 외곽에 니노마루(二の丸), 산노마루(三の丸) 등을 배치하고, 대개의 성에는 깊은 해자가 만들어져 있다. 성의 중심부에는 덴슈카쿠(天守閣)라 불리는 높은 누각이 만들어져 있는 형태이다. 멀리 덴슈카쿠(天守閣)가 보이고, 거대한 외성과 해자(垓字)가 눈앞에 다가온다. 남외호라 불리는 이 호수는 적의 침입에 대비하고 화재에도 사용되었던 호수다.  

 

 

 


 

 오사카성은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본을 통일한 후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성이다. 1585년 완성 당시엔 5층 8단의 검은 옷칠을 한 판자와 금박기와, 금 장식으로 이루어진 호화로운 건축물이었지만, 이후 각종 전쟁과 재해로 인해 소실과 재건이 반복되었다. 현재의 오사카성의 모습은 1931년 병풍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콘크리트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 오사카성을 봤을 때 과거에 훌륭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었다고 대단하다 생각하며 감탄했는데, 알고보니 콘크리트로 올린 건물이라 그 감동이 줄었다. 오사카성은 지상 8층으로 천수각까지 높이가 55미터이다.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있어 전망대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에 조금만 움직이면 더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두발로 걸어서 오른다.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오르내리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텐슈가쿠(天守閣)의 내부는 1층에서 7층까지가 당시의 무기와 갑옷, 민속자료를 전시한 역사 자료관이며, 8층은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들어가자 왼쪽에 오사카성에 관한 영상자료실, 오른쪽으로  돌아간 곳에 영상실이 있었다. 안내소와 기념품점도 자리 잡았다. 2층은 성(城)에 대한 정보 코너로 성의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패널과 용마루에 다는 금빛 동물상의 모형, 오사카성의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텐슈가쿠(天守閣)의 각 면에는 황금 물고기 모양의 동물이 있는데, 몸통은 물고기이고 머리는 호랑이인 이 동물은 샤치호코(しゃちほこ)라고 부른다. 호랑이와 물고기의 합성인 상상속의 동물로서 보통 건물의 지붕 장식에 쓰인다고 하는데, 불이 나면 물을 뿜어 불을 꺼준다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 원래 샤치호코(しゃちほこ)는 이곳 오사카 성보다는 나고야(名古屋)성에 있는 것이 훨씬 더 유명하다. 전망대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있었고 아직 찬 바람이다.   

 

 

 



 전망대에서 내려 오면서 다시 각층에 있는 전시물을 구경했다.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을 달리 해 놓아서 혼잡하지 않게 만들어 놓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3층과 4층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 찰영이 금지 되어 있었다. 

 

 



 오사카 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사카 성을 여러 번 왔어도 겨울철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여름에 왔던 것 같다. 벚나무가 많아서 벚꽃이 피거나 단풍이 들었을 때 왔으면 조금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얼마 전 공사를 오랫동안 하는 것 같더니 고풍스러운 성의 한켠에 엘리베이터가 자리 잡고 있어서 분위기를 조금 망치는 듯한 느낌이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라고 생각은 되는데 조금 신경을 더 썼으면 보이지 않고 다르게 공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웅장하고 멋진 성임에 틀림없다.  

 

 



 오사카 성은 일본의 성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주위를 한바퀴 도는 것만 해도 쉽지 않다고 한다. 큰 돌을 이용해서 성벽을 만들고 둘레에는 강이나 호수라고 여길만한 대규모의 해자를 만들어 거의 요새 수준의 성곽을 완성했다. 천수각에서 나오는 길에 엄청나게 큰 성벽바위가 있었다. 이렇게 엄청나게 큰 돌을 인위적으로 옮기려면 고생은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오사카의 축성 과정에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백성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을 것 같다. 그 고생 덕분에 후세는 편하게 멋진 구조물을 구경하고 있고....    

 

 

 



 오사카 성을 나와서 다시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로 이동했다. 타니마치(谷町)선을 이용해서 미나미 모리마치(南森町)역에 내려 근처에 있는 텐만구로 갔다.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는 수험생들의 입시철 합격을 기원하는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로 유명한 곳이다. 이미 집에 수험생은 없지만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서 찾은 것은 아니고 한번 방문해볼 곳이라서 갔다 오기로 했다. 일본에서도 지금이 입시나 입사철이 아닌지 생각보다는 방문한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여유 있는 관람이 되었다.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 안쪽으로 들어가니 경내에 매화가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많이 피어 있었다. 한쪽에서는 매화 분재 전시도 하고 있었는데, 분재 전시장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했다. 마당에 피어 있는 매화를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굳이 분재를 보기 위해 입장하지는 않았다. 마당 곳곳에 막 피기 시작한 매화가 생각보다는 예쁘다. 예상하지 않았던 매화 구경에 신이 났고, 이제 봄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일본 여행을 와서 매화꽃을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는 시인이자 학자이며, 철학자였던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 845~903)를 학문의 신으로 모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이유는 스가와라 미치자네의 진혼제를 기원으로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사카의 가장 멋진 축제인 텐진 마츠리(天神祭り)때문이기도 하다. 텐진 마츠리(天神祭り)는 교토의 기온마쯔리(祇園祭り), 도쿄의 칸다마쯔리(神田祭り)와 함께 일본의 3대 축제로 불린다. 매년 7월 24-25일에 열리는 텐진마츠리(天神祭り) 이름 그대로 하늘에 제를 지내는 천신제(天神祭)로 화려한 불꽃놀이와 뱃놀이 행사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오늘은 이곳에 와서 멋진 매화를 보고 가게 되어서 더 좋았다. 



 

 



 오사카 텐만구 정문에서 나오면 바로 텐진바시스지(天神橋筋)가 이어진다. 텐진바시스지는 400여년 전부터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오사카의 수많은 시장 중에서도 이곳이 주목 받는 이유는 시장의 길이 때문이라고 한다. 무려 2.6km에 달하는 죽 뻗은 길을 따라 텐진바시1쵸메부터 7쵸메까지 계속된다. 텐진바시 1쵸메가 끝나고 2쵸메의 시작점 입구 윗쪽에 상징물이 있다. 각 구역마다 상징 장식물이 다르다고 하는데, 2쵸메는 전통의상을 입은 인물이 매달려 있다. 사람이 보는 눈이 비슷해서 이 장식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은 시장 구경보다 할 일이 많아서 시장 구경은 생략했다. 

 

 



 오사카 텐만구에서 출발해서 다시 도톤보리(道頓堀)로 이동했다. 아침에 왔을 때와는 엄청 분위기가 바뀌어 있다. 청계천보다 좁은 폭을 가진 조그만 하천같아 보였는 도톤보리 강이지만 이곳에 리버크루즈가 운항되고 있다. 폭은 좁아도 깊이는 상당한 모양이다. 도톤보리 강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돈보리 리버 크루즈 (とんぼりリバークルーズ) 를 이용하기로 했다. 주유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무료로 탑승이 가능하다.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승무원들의 자세가 참으로 마음에 든다.  

 

 

 



 리버 크루즈 승무원들은 한국어, 일어, 영어를 모두 구사하면서 승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 단순하게 외국어 몇마디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유창하게 외국어를 사용해서 탑승객을 놀라게 만든다. 배를 타고 가면서 지나치는 다리에 대한 설명도 있었고, 오사카에 대한 설명을 함께 해 주면서 간단한 게임도 시키는등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함께 하고 있어 기분이 좋다. 배위에서 다시 오사카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리코 회사의 광고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더 남긴다. 

 

 

 



  배에서 내려 다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신사이바시 스시(心齋橋筋) 골목을 돌아 다녔다. 이번 여행에는 오사카에 관광객이 다시 많이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여행업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본의 불황은 이제 끝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서비스 업계는 일본의 서비스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시안적으로 바로 눈앞에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이익인지 고민해야 하고, 친절해야 하는데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어서 아쉽다.   

 

 



 오사카에 들리면 자주 방문하는 회전 초밥집에 다시 찾아왔다. 고급스러운 곳은 아니지만 일본 회전 초밥집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이곳도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빨리 배달해 주는 등 이곳의 시스템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어짜피 집사람과 나는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니어서 원하는만큼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이런 집에 취향에 맞기도 하다. 집사람이 일본에 와서 처음 먹는 회전 초밥집에 만족감을 나타낸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문한 곳은 오사카의 북쪽 중심지인 우메다(梅田) 지역에 있는 신우메다 시티빌딩에 있는 공중정원 전망대다. 오사카 여행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빠지지 않고 가보는 곳이 오사카성과 지금 방문한 신우메다빌딩의 공중전망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공중전망대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도심을 바라볼 수 있으며, 야경을 볼 수 있어서 찾게 되었다. 오사카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혼자 이곳을 방문햇을 때 너무 쓸쓸해서 다음에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도시의 풍경이 멋있다.   

 

 

 


 

 신우메다 시티빌딩은 1993년에 완성된 40층 빌딩으로 높이 173m이고, 두 개의 초고층 빌딩을 최상층에서 이어놓은 특이한 형태의 빌딩이다. 그 빌딩 최상층에 공중정원이 있다. 전에 왔을 때 비해서 공중정원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를 여러 곳 만들어 놓았다. 이곳도 자꾸 관광객을 위해서 고민하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는 모양이다. 역시 커플들이 엄청 많이 방문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고 다시 내부로 돌아와서 밖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커플석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전에 방문해서 꼭 한번 하고 싶었던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