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16.2)

교토마라톤 14-11 (교토시내관광- 기요미즈테라) (2016.2)

남녘하늘 2017. 11. 10. 00:27

 

 비와코(琵琶湖) 구경을 마치고 다시 교토로 넘어 왔다. 오늘 일정 중에 가장 늦게 방문하는 곳은 기요미즈테라(淸水寺)다.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교토의 관광 명소다. 지리를 잘 아시는 숙부님이 기요미즈테라 근처까지 차를 가지고 가지 않고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사찰이 조금 멀리 있어서인지 기요미즈테라에 오르는 길가에 관광객이 많지 않고 한적하게 지날 수 있었다. 골목 어귀에 깨끗하게 꽃밭을 만들어 놓은 집이 있어서 찍어 보았다. 일본여행을 다녀보면 이런 집들이 상당히 많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기요미즈테라(淸水寺)로 이동하는 길에 로쿠하라미츠지(六波羅蜜寺)라는 사찰이 있었다. 키요미즈 고조(淸水 五条)역에서 내려 그냥 큰 길을 따라서 기요미즈테라를 찾아 간다면 그냥 지나쳐버리게 되는 사찰이다. 하지만 숙부님이 안내를 해 주어서 방문하게 되었다. 로쿠하라미쓰지는 주택가 사이에 자리 잡은 아주 작은 절이다. 이 절은 무사의 절이라고도 하는데, 가마쿠라(鎌倉) 막부시절 막부는 교토에 상황을 감시하기 위한 기관을 세웠는데 그것이 로쿠하라미츠인(六波羅蜜院)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세운 절이 로쿠하라미츠지이다.    

 

 

 



 조그만 로쿠하라미츠지(六波羅蜜寺)이지만 이 절에는 중요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유물이 많다고 한다. 일본 국보인 십일면관음상(十一面観音像)도 있는데 그 모형이 절 마당에 세워져 있었다. 본당 뒷편에 보물전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데, 국보는 비불이라 보여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과거에는 제법 큰 절이었다는데 지금은 본당과 몇개의 건물과 건물에 딸린 무덤에 남아 있다. 역사에 관심은 있지만 모든 것을 다 알고 싶지 않아서 그냥 절 마당에 있는 국보 십일면관음상의 모형을 배경을 사진을 찍는다.   

 

 

 

 



 헤이안(平安), 가마쿠라(鎌倉)시대의 중요문화재가 다수 보관되어 있지만 사찰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보는 것보다 기요미즈데라에 가는 것이 더 급해서 법당 안쪽에서 간단하게 구경을 하고 나왔다. 국보급 유물과 중요문화재가 다수 보관되어 있는 사찰인지라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고, 박물관을 찾는 현지인들이 많이 있었다. 이 사찰 역시 숙부님이 안내해주지 않았다면 기요미즈데라만 보고 오느라 그냥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로쿠하라미츠지(六波羅蜜寺)를 나와서 다시 마츠바라 거리를 따라서 기요미즈테라로 이동한다. 조금 더 올라가니 기요미즈자카(淸水坂)가 나온다. 기요미즈자카는 기요미즈테라까지 가는 언덕길인데, 양쪽으로 기념품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상가를 제대로 구경하면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길이 넓지 않은데 관광객은 많다 보니 정말 사람 구경을 제대로 하는 듯하다. 주변 경관이 멋있어서 오르막 길도 그리 힘들지 않다. 지나는 관광객에게 떡과 차를 권하는 상인들 덕에 몇 개씩 받아 먹고 차도 마셔본다. 절이 가까와질수록 상가가 더 많아진다. 

 

 



 고풍스러운 교토에 와서 기모노를 대여해서 입는 여행객들이 많은 모양이다. 올라가는 동안 기모노 대여하는 상점이 많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기모노를 입은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이 보인다. 처음에는 일본 사람인 줄 알았더니 우리나라 말을 사용하거나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와서 한복 체험을 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 언덕에 있는 건물을 현대식으로 바꾸지 않아서 더 더욱 고풍스러운데, 기모노 복장과 거리가 어울리는 느낌이다. 



 




 10여분을 걸어서 드디어 기요미즈테라(淸水寺)로 들어가는 입구인 니오몬(仁王門) 앞에 도착했다. 선명한 붉은 칠을 한 문이라고 해서 아카몬(赤門)이라고도 불린다. 780년에 창건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기요미즈테라는 과거 헤이안(平安)시대부터 이미 일본 각종 고전문학의 소재나 배경으로 사용될만큼 수려하고 훌륭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가야할 곳 많고 볼 것 많은 교토에서도 꼭 봐야할 영순위를 꼽는다면 이곳 기요미즈테라(淸水寺)라고 한다. 니오몬(仁王門) 앞 좌우 양쪽에 사자 석상이 있는데, 둘다 입을 벌리고 있다. 이렇게 입을 벌리고 있는 석상은 드문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니오몬(仁王門) 앞에서 내려다본 절 입구와 기요미즈자카(淸水坂)의 모습. 

 



 니오몬仁王門)을 통해 들어가면 절의 본당인 혼도(本堂)까지는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게 된다. 니오몬의 오른쪽으로 보이는 니시몬(西門)과 그 뒤로 보이는 산쥬노토(三重塔)가 보인다니시몬은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단청이 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산쥬노토는 기요미즈테라의 대표적인 건축물 중에 하나로 기요미즈테라의 입장권에 사진이 있다. 이 목재 삼층탑은 일본 최대 규모로 1632년 재건되었으면 높이는 무려 30여m 라고 한다. 여행 책자나 홍보물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에 친숙한 느낌이 든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혼도(本堂)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 겨울 티켓은 눈이 내린 기요미즈테라의 모습이었는데 계절마다 입장권의 그림이 바뀐다고 한다. 혼도로 연결되는 통로는 특이한 모양의 등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안쪽에 들어가니 전통 사찰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불상이 있었다. 혼도(本堂)는 도쿠가와 이에미츠(徳川家光)의 기부에 의해 1633년에 재건된 것으로 기요미즈노부타이(清水の舞台)로 알려져 있는 건물이다. 건물의 앞부분은 산의 경사면에 세워져 있는데, 무려 139개의 기둥으로 지탱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오니 관관객이 훨씬 더 많아졌다.  

 

 

 

 



 기요미즈테라가 위치한 곳이 오토와야마(音羽山) 중턱 부근이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보는 전망이 좋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앞이 탁 트여서 멀리 교토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교토타워까지 내려다 보인다. 이 정도면 교토의 야경을 보아도 괜찮을 듯하다. 본당 앞쪽은 겨울이라 나무잎이 모두 떨여져 있었지만 봄부터 가을까지의 풍광은 또 다른 모습일 듯하다. 혼도(本堂)와 3층탑인 산쥬노토(三重塔) 사이에 있는 나무 숲은 구름처럼 보인다고 해서 긴운케이(錦雲溪)라는 부른다고 한다. 벚나무와 단풍나무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봄이나 가을에 한번 더 오면 좋을텐데... 

 

 

 

 



 기요미즈테라의 혼도(本堂)의 왼쪽편에 있는 오쿠노인(奧の院). 오쿠노인 건물 앞이 기요미즈테라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고 하는데 그곳에 가면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혼도(本堂)과 교토 시내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건물을 보수하고 있는 중이어서 사람도 많지 않았고, 공사하고 있는 곳을 굳이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냥 내려갔다. 혼도(本堂) 앞에서 내려다본 교토 모습으로도 이미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혼도(本堂) 아래로 보이는 것이 오토와노 타키(音羽の 瀧)라고 부르는 곳인데, 폭포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좀 심하다는 느낌이다.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3개인데 각각의 물줄기는 지혜, 연애, 장수를 뜻한다고 한다. 욕심을 내어 세 물줄기를 모두 마시면 오히려 불운이 따른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물을 마시려고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줄기가 멀다 보니, 손잡이가 긴 국자로 이용해서 물을 받아야 한다. 여행을 와서 나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인데,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그냥 지나친다.   



 



 산 경사면에 172개의 느티나무 기둥을 이용하여 가케즈쿠리(懸造り) 방식으로 만든 혼도(本堂)의 모습. 높이가 12m, 4층 건물 높이라는데 못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하부구조를 만든 다음, 410개 이상의 노송나무 판자를 깔아 만들었다고 한다. 마치 철구조물인 H빔을 세워 놓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벚꽃이나 단풍에 둘러 쌓인 모습은 가히 절경일 것 같다. 이곳에서 노래와 춤 외에도 희극, 가부키, 스모 등 공연을 하던 무대였다고 하는데 지금도 가끔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대략적으로 사찰 내부를 돌아보고 숲속의 길을 걸어 기요미즈자카로 이동한다. 



 

 

 



 다시 차를 주차해 놓은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 했다. 저녁시간이 되고 상점문을 닫을 때가 되었음에도 좁은 골목길에 관광객이 가득하다 올라올 때보다는 사람이 줄어서 한결 여유있게 주변 상가를 둘러 볼수 있었다. 외국에서 온 여행자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인지라 겨울임에도 사람이 많은 듯하다. 화려한 부채를 파는 가게도 보이고, 예쁜 기념품이 많이 보이는데 선뜻 손이 가지는 않는다. 기념품을 사러 온 여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토 가면 선물로 꼭 챙긴다는 교토의 명물 야츠하시(八ッ橋). 원래의 야츠하시는 쌀가루와 계피를 넣고 반죽해 앙꼬를 넣은 교토의 전통떡이다. 맛은 우리나라 단팥 모찌를 연상하면 된다. 요즘은 종류가 다양해져서 떡 같은 야츠하시뿐만 아니라, 속에 딸기맛 녹차맛 등을 넣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한다. 숙모님께서 여행을 온 우리를 위해서 내려 오는 길목에 있었던 혼케 니시오 야츠하시 (本家西尾八ッ橋) 가서 야츠하시를 선물로 사 주셨다. 올해로 창업 328년째인 야츠하시 전문점 니시오라고 한다. 매장이 꽤 넓은데 시식코너도 많아서 먹어보고 맘에 드는 걸로 구매하면 된다. 계산하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 







 기요미즈자카(淸水坂)에서 조금 내려와 오른쪽 계단길을 내려가면서부터 산넨자카(三年坂)가 시작되고, 다시 니넨자카(二年坂) 가 이어진다.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는 키요미즈데라에서 기온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골목길로 가파른 언덕이 많다. 산넨자카 역시 전통 가옥 보존지구로 여러 가지 전통 공예품들과 전통 과자들을 파는 가게들이 많고 찻집도 많이 보인다. 굉장히 보기 좋은 골목으로 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특히 기모노를 입고 돌아다니는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았다.  

 

 

 



 산넨자카의 원래 이름은 산네이자카(産寧坂)로 산모의 안녕과 순산을 기원하는 고개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여기서 넘어지면 3년 안에 죽는다는 산넨자카(三年坂, 3년 고개)라 불려졌다고... 산넨자카의 계단은 길고, 가파른데다가 돌로 되어 있어 미끄럽고 위험해서 그렇게 변형된 모양이다. 그래서 주의하라는 뜻이 아닐까싶다. 이어지는 니넨자카(二年坂)까지 조금 더 걸어가 보고 싶었지만 저녁 일정이 있어서 끝가지 걸어가 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교토에 오게 되면 이 거리를 다시 꼭 걸어보겠다고 다짐을 한다. 

 

 

 



 가와라마치 근처 기야마치(木屋町)에서 한번 보았던 교토 가츠규(京都 勝牛) 한 점포가 기요미즈테라(淸水寺) 앞에도 있었다. 교토 시내에도 몇 곳에 지점이 있다고 하더니 그 중에 한 곳이었던 모양이다. 이곳 역시 식당이 그다지 넓지는 않았는데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생 매장에 손님이 많이 있으니 기분이 좋다. 숙부님께서 저녁 식사를 이곳이 아닌 특별한 곳에 예약해 놓았다고 조금 서둘러 가자고 하신다.    

 

 

 

 

 

 

 

 

(1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