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16.2)

교토마라톤 14-9 (교토시내관광- 아라시야마) (2016.2)

남녘하늘 2017. 11. 8. 00:08

 

 오늘은 숙부님과 숙모님께서 함께 교토의 여러 곳을 안내해 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여러 곳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교토 북서쪽에 위치해 아라시야마(嵐山)로 ,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귀족 문화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헤이안 시대에는 풍류를 즐겼던 귀족들이 앞다퉈 별장을 세웠다는 곳이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드문드문 유서 깊은 사찰이 보이고, 봄에는 화사하게 피는 벚꽃, 가을에는 곱게 물든 단풍이 고풍스러운 건물과 멋진 조화를 이뤄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 곳이라고 한다. 차를 가지고 이동하느라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대형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라시야마(嵐山)의 곳곳을 둘러 본다.  

 

 




 아라시야마의 명물 토게츠교(度月橋). 이곳에슨 다리(橋)를 바시라고 읽지 않고 교라고 읽어 있어 특이했다. 계곡을 굽이굽이 타고 내려와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쓰라가와(桂川)도 매력적이고, 강 주변의 잘 가꾸어진 일본식 가옥과 멀리 보이는 첩첩 산봉우리도 아름답다. 길이 155m, 넓이 11m로 왕복 2차선의 다리로, 난간과 다리 겉부분은 나무로 되어있다. 도게츠교 주변의 강은 수심이 그리 깊어 보이지는 않지만 물살은 꽤 빠른 듯하다. 가로수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휘어 자랐다.     

 

 



 텐류지(天龍寺)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토게츠교(度月橋) 앞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서 이동한다. 시골길 치고는 참 멋스러운 길이다. 도로를 따라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이어져 있었는데 일반 주택보다는 너무 좋아 보이고, 가게라고 하기엔 너무 청결해 보이는 그런 집들이 많았다. 아기자기 한 기념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분위기다. 이 길을 따라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조금 더 가니 케이후쿠(京福) 전철 아라시야마 역이 나왔다. 아리시야마로 오는 교통편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철도를 이용해서 오는 편이 가장 간편하게 올 수 있다고 한다. 케이후쿠(京福)선 뿐만 아니라 한큐(阪急) 선이나 JR선도 아라시야마 역이 있지만 모두 텐류지(天龍寺)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 텐류지에 가기에는 케이후쿠(京福)선이 가장 가까운 모양이다. 

 



 케이후쿠(京福) 전절 아라시야마 역을 조금 더 지나치면 텐류지(天龍寺) 입구가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1255년에 조성된 왕실 별궁을 1339년에 선종 사원으로 개축했다고 한다. 창건 당시에는 150여 개의 사찰이 빽빽이 들어선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으나 1467년에 오닌의 난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경내의 연못 소겐치(曹源池)를 중심으로 카레산스이(枯山水) 정원 등 나무와 정원이 아름다운 텐류지라고 한다. 

 

 

 



 길가 입구에서 바로 텐류지(天龍寺)가 시작되는줄 알았더니 텐류지는 제일 안쪽에 있고 들어가는 동안 여러 절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산슈인(三秀院), 고겐지(弘源寺), 지사이인(慈院) 등이 이어졌다. 과거 150여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하더니 아직도 많은 사찰이 모여 있는 듯하다. 제일 입구에는 난호인(南芳院)이 있었고 이어서 산슈인(三秀院)이 보였다. 모두 텐류지의 말사인 모양이다. 모든 사찰이 아기자기하고 정원이 훌륭하다.  






 이어지는 사찰의 모습도 정겹다. 절 안쪽까지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오늘 여행의 목적이 절 구경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모든 곳을 둘러볼 시간은 없다. 스쳐 지나가면서 감상하고 멋진 풍광이 나오면 사진 한장 남기는 것으로 오늘 순례를 마친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꽤 긴 거리를 걸어가야 했다. 지사이인(慈院)을 지나 이 관음상을 지나가면 드디어 텐류지(天龍寺)가 나온다.     






 2월. 서울이라면 아직 겨울이지만 텐류지(天龍寺)에는 매화꽃을 볼 수 있었다. 몇일전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에서도 활짝핀 매화를 보았는데 텐류지가 개울 근처여서 기온이 더 낮아서인지 아직 꽃이 활짝 핀 상태는 아니었다. 주변에 매화 나무보다는 벚꽃이 많아서 봄이 되면 벚꽃이 훨씬 더 멋있을 듯 싶다. 매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본다.   

 




 아라시야마 텐류지에도 관람객이 많았은데 요즘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오늘 이곳에도 조금 시끄럽고 예의가 부족한 중국 관광객이 너무 많이 있었다. 나만큼이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이 다른 사람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해서 조금 불편했다. 다른 사람들도 배려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매표소 앞쪽 건물에는 류지 사계절의 풍경을 담은 사진도 전시되어 있었고, 매표소 바로 앞쪽에는 카레산스이(枯山水) 정원 양식의 일부분을 만들어 놓았다.   

 

 

 



 많은 여행자들이 텐류지의 정원만이라도 꼭 보고 와야 한다고 해 놓았지만 숙부께서는 굳이 이곳의 정원을 볼 필요가 없다고 하신다. 오늘 돌아 다니다 보면 텐류지의 정원보다 더 좋은 것이 볼 수 있다고 하신다. 일일 관광 가이드를 하는 숙부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입장권을 파는 곳에서, 텐류지 정원이 있는 안쪽을 한번 돌아보고 나왔다. 궁금하면 다음에 내가 다시 한번 더 오면 될 것이다. 

 



 다시 큰길로 나와 치쿠린노미치(竹林の道)로 가는 길에 보았던 귀여운 동자승의 조각품의 모습. 곳곳에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텐류지(天龍寺)에서 나와 치쿠린(竹林)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으로 이동했다. 텐류지에서 나온 사람들을 따라가면 거의가 이 골목으로 들아가고, 구경을 마친 사람들이 나오는 골목으로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으로 가기 위한 진입로다. 골목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길목에 인연을 맺어주는 신을 모셨다는 노노미야 진자(野宮神社)가 나온다. 노노미야 진자는 크기는 적지만 순산과 재물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오늘 봐야 할 곳이 많아서 입구 사진만 한 장 찍고 지나친다. 이 신사도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지 한국어로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조금 전에 들어가지 못했던 텐류지(天龍寺)의 북쪽 문이 나왔다. 아마도 정문으로 들어와서 정원을 지나쳐 오면 이곳으로 연결되는 모양이다. 북문을 조금 지나면 바로 치쿠린(竹林)으로 이어진다. 북문으로 들어가 텐류지(天龍寺) 안쪽을 살펴보니 깨끗한 산책로와 대나무 숲이 보인다. 다음에 다시 아라시야마에 오게 된다면 시간을 내서 텐류지 정원을 한번 보아야겠다.   


 



 아라시야마의 대나무 숲은 20∼30m 높이의 대나무가 빽빽한 곳이였다.  200여m 정도의 산책로를 따라서 숲이 이어지는데 대나무와 댓잎이 하늘을 완전히 가리고 있어 대낮에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 든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사람이 없는 대나무 숲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곳이다. 도착한 시간이 그리 늦지도 않았는데 조금 더 늦게 도착하면 관광객으로 좁은 도로가 가득 찰 것 같다. 겨울철 싱그러운 푸른 숲과 대나무 잎이 바람에 부딪혀내는 소리가 경쾌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대나무 숲길이 너무 짧다. 제법 오래 산책을 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짧아서 약간은 실망이다. 아라시야마의 치쿠린(竹林)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서 규모도 있는 줄 알았다. 이 정도의 대나무 숲이라면 담양의 죽녹원이 훨씬 더 볼 것이 많고, 고창이나 울산에 가도 이곳보다 볼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실망했다고 해서 이곳에 온 것을 후회 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말했던 그 정도의 감동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라시야마(嵐山) 치쿠린(竹林)의 끝쪽에 이르면 우측으로는 도록코열차를 타러 가는 길과 왼쪽 위쪽로는 오코치산소(大河内山荘)로 가는 길이 나온다. 오코치산소 정원은 무성영화시절 일본의 유명한 영화배우였던 오코치 덴지로(大河內 傳次郞) 소유의 개인 정원인데. 아라시야마의 전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말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봐야 할 곳이 많아서 산장은 가지 못하고 통과한다. 삼거리에서 왼쪽 아라시야마공원 가메야마(亀山) 공원쪽으로 이동한다.   

 

 

 

 


 가메야마(亀山) 공원 중간 쯤에 스미노쿠라 료이(角倉了以) 동상이 언덕 위에 있었다. 스미노쿠라 료이는 쿄토 시내를 통과하는 운하인 다카세가와(高瀨川)도 만들었고, 오사카와 교토를 연결하는 물길을 개척한 에도시대 사람이라고 한다. 교토의 거상으로 베트남과의 해외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했다고 한다. 안내판에 스미노쿠라 료이의 업적과 함께 쓰여 있는 내용이다. 주변에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들르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간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오니 오이가와(大堰川)가 나타나고 가메야마(亀山) 공원 안내도가 나타난다. 치쿠린(竹林)까지는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는데 모두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 버렸고, 가메야마 공원쪽으로는 거의 오지 않았다. 치쿠린보다 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는데 산길을 조금 걷기 싫어서 이쪽 길을 택하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도 숙부님이 안내해 주지 않았다면 우리도 통상의 여행객과 마찬가지로 다시 되돌아 갔을 것이다.     

 

 



 공원에서 내려오니 조용히 흐르는 호즈가와(保津川)의 물줄기와 완만한 경사를 이룬 주변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이쪽으로 산책을 오지 않았다면 보기가 힘든 경치라고 생각된다. 강변으로는 산책로가 정비돼 있어 분위기가 너무나 좋다. 어제 달리면서 보았던 가쓰라가와(桂川)는 아라시야마 위쪽 산 계속 사이로 흐르는 호즈가와(保津川)와 도게츠 다리 주변에 흐르는 넓은 오이가와(大堰川)를 합쳐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도게츠 다리에는 흐르는 강의 이름이 오이가와(大堰川)로 적혀 있지만 공식 행정명칭은 가쓰라가와라고 한다. 강이름이 어떻든지 간에 주변의 풍광이 정말 멋있다. 

 

 

 


 

 호즈가와(保津川) 유람선 배 타는 곳이 있었다. 보트를 타고 가메오카(亀岡)에서 아리시야마(嵐山)까지 16㎞ 구간을 배를 타고 내려오는 것도 있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유람선도 있는 모양이다. 30분에 3,500엔을 받는데 역시 일본에서의 교통요금은 엄청 비싸다는 것을 이곳에서도 다시 느낀다.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서 시기적으로 유람선을 타기에는 적당하지 않은지 유람선을 타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단풍 때나 벚꽃이 만발할 때는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유람선 선창장 앞에서 토게츠교(度月橋)까지 거리도 예쁘게 꾸며진 구간이었는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식점이 이어져 있었다. 주변의 풍광이 멋있기 때문에 이곳에도 카페와 음식점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듯하다. 아직은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이곳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이곳을 다시 올 때에는 오이가와(大堰川)를 바라보면서 여유 있는 식사도 한번 해 보고 싶다. 

 

 




 아라시야마의 유명한 인력거. 아라시야마는 그리 넓은 지역이 아니라 관광을 하는 별도의 교통편이 없다. 단 짧은 시간 안에 거리가 먼 외곽의 명소까지 모두 돌아볼 생각이라면 자전거를 빌려서 보면 된다. 가까운 곳은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인력거 체험을 해도 된다. 인력거는 운임은 조금 비씬 편인데, 생각보다 인력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두발로 걸어다니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터인데... 인력거의 일본식 발음은 진리키샤(じんりきしゃ). 진샤(人車), 완샤(腕車), 리키샤(力車)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력거꾼은 샤후(しゃふ, 車夫)라 불린다. 영단어 릭샤(Rickshaw)도 일본어에서 유래된 단어라고 한다.   

 

 



 아라시야마를 일주하고 다시 아침에 출발장소였던 가쓰라가와(桂川) 토게츠교(度月橋) 앞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되면 토게츠교를 건너 반대편에도 가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부지런히 다녀야 할 곳이 많아 아리시야마를 떠나야 한다. 다음에는 봄이나 가을에 여유를 가지고 한번 더 오면 좋은 듯하다. 아라시야마에는 풍광이 좋은 곳이 많고 찾는 사람이 많으니 다른 관광지에 비해 기념품 가게와 식당의 비율이 많아 보았다. 그런 곳도 보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1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