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검단산 산행 - ITC 산악회 (2016.2.27)

남녘하늘 2017. 11. 16. 00:20


 ITC 산악회의 2월 산행은 검단산으로 정했다. 원래 2월 산행은 홍천에 있는 ITC 선배의 산장에서 숙박을 하면서 홍천에 있는 산으로 산행을 갈 계획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검단산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검단산은 산세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 한강을 끼고 있어 경치가 일품이다. 아직 주변에 지하철이 없어서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검단산 입구에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 할 시인과 농부라는 식당에서 모이기로 했다. 주인한테 미리 양해를 구해서 이곳에 주차해 놓고 산행을 다녀 오기로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많은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게 되었다. 


 식당으로 오는 회원은 직접 오고 나머지 회원들은 천호역에 모여서 카폴로 검단산 입구로 이동하기로 했다. 식당에 모여서 산행에 앞서 준비운동도 하고 인사도 나누고 출발하게 된다. 따로 우리끼리 모여서 준비를 하게 되니 다른 산행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좋다.  






 오늘 산행은 유길준 묘역이 있는 쪽으로 오르기로 한다. 유길준묘가 있는 쪽으로 오르는 길은 정상까지 약 3.5km정도 된다. 이 코스가 산행 거리는 가장 길지만 도중에 바위도 타고  전망을 즐길 수 있으며, 아기자기한 산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코스이다. 산행 초입은 야산과 같은 느낌을 주지만 산 중간쯤 오르면 어느 산 못지 않게 뛰어난 숲과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유길준 묘역 앞까지는 도로가 잘 되어 있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올 겨울 서울과 수도권에 별다른 눈이 내리지 않다가 어제밤 함박눈이 조금 내려 겨우 눈구경을 할 수 있었다. 오늘 산에 오면 눈이 많이 남아 있으리가 생각했는데 하남쪽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무에는 눈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도로는 바람에 다 날려 버렸는지 이미 눈이 없다. 눈내린 산을 볼까 했는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산을 오르니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지만 예상했던 수준이 아니다. 서울에서는 겨울에 눈구경 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느껴진다. 곧 3월인데 올해도 눈다운 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는 듯하다.    





 검단산 중턱에 조성되어 있는 유길준 묘역에 도착했다. 산소 위치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올 때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는지 궁금하다. 유길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구미 유학생으로 1895년 을미개혁 때 단발령을 주도한 개혁 정치가다. 외국 여행 기록을 토대로 최초의 국한문 혼용체 저서인 서유견문을 저술하기도 했다. 흥사단 창립에 참여했으며, 실천력을 갖춘 개혁 정치가였다. 학창 시절 읽었던 서유견문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선각이기도 하다. 일부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지만, 좋아하는 점만 생각하기로 한다. 이곳까지 오르느라 몸이 더워져서 일부 회원들은 옷을 벗어서 정리하고 정상에 가서 입기로 한다.    





 유길준 묘역를 지나서 언덕을 치고 올라 해발 285m의 고개 쉼터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팔당댐과 예봉산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의 영향과 옅은 구름 때문에 조망이 좋지 않다. 눈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는데, 조망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더욱 아쉽다. 산행을 하면 나와 같이 사진을 많이 찍는 동기 완성이가 흑백사진으로 사진을 몇 장 찍어 주었다.    






 

 정상으로 향할 수록 눈이 조금씩 더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젠을 준비해 왔지만 오르는 길에서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해발 585m의 데크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도 팔당댐을 비롯해서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 지점인 양수리 일대를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고, 예봉산, 운길산, 북한산 등을 조망할 수 있도록 데크까지 설치해 놓았는데 구름이 가득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700여m 떨어진 검단산 정상은 보인다.   





 중간에 두어번 쉬면서 왔더니 출발한지 2시간이 다 되어서 해발 657m의 검단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많이 있고, 남향이라 눈이 녹아서 질퍽거린다. 정상에는 찬바람이 조금 불지만 한기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이곳에서 간식을 해야 하는데 사람은 많고 마른 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결국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의자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간단하게 먹었다. 눈이 녹지 않았으면 어디에서 했어도 가능한데... 이제 봄이 되면 한동안은 이런 질퍽함으로 산행이 힘들 것이다.   





 오늘 산행에는 전임 ITC회장이셨던 차현배 선배가 참석했는데 드론을 가지고 와서 항공찰영 시범을 보여 주었다. 드론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 보다는 일찍 드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가끔 이렇게 항공 찰영도 하는 모양이다. 드론을 구입한 사람이 주변에 하나 둘 늘어가고 있지만 실제 드론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오늘 처음 보게 되었다. 그동안 여러번 찰영을 해서인지 능숙하게 다루었다. 처음 경험한 드론 비행. 나도 머지 않아 하나 구입해야 할 것 같다.        








드론으로 찍은 검단산 정상의 영상인데 다운 받아 오는 방법을 몰라서 유투브 주소만 가져왔다. 다음에 영상을 가지고 와서 편집해서 붙이는 방법을 공부해서 올릴 예정이다.  


https://youtu.be/bSl9WnrsjIk




 드론 비행하는 것도 구경하고 간단히 간식을 먹고 나서 하산을 하기로 했다. 하산 코스는 호국사, 현충탑 능선으로 내려와 역시 에니매이션 고등학교를 목표로 내려가기로 했다. 호국사쪽은 오전에 햇살이 들지 않은 곳이여서 눈이 녹지 않은 채 쌓여 있었다. 내리막길에 눈이 녹지 않아서 안전을 위해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산을 올라올 때도 이런 길이었으면 좋았을터인데...  강원도에 내린 눈처럼 많은 눈은 아니었어도 눈을 밟으면 갈 수 있는 눈길 산행의 맛은 보게 되었다.   






 곱돌약수터 방향으로 내려 오다가 정자 있는 곳에 왔더니 이곳에도 눈이 다 녹아 버렸다. 다시 아이젠을 벗어 놓고 내려가야 한다. 눈이 녹아버릴만큼 햇살이 드는 곳은 따스해져서 겉옷도 다시 벗어 버렸다.  정자가 있는 곳부터는 하산길이 편해진다. 





 약수터를 지나서 현충탑이 있는 곳까지는 쭉쭉 뻗은 낙엽송의 군락 사이로 걸어 내려 온다. 겨울이어서 숲 길의 묘미를 느낄 수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이 길은 효용성이 높을 것 같다. 올라갈 때에 비해서 내려 올 때는 전망을 볼 것이 없고 길이 훨씬 좋아서 빨리 내려 왔다. 철탑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오늘 산행이 끝난다. 몇 년전에 왔을 때에 비해서 데크길을 엄첨 많이 만들어 놓았다. 경사가 심한 곳에만 데크길을 만드는 줄 알았더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도 경사와 상관없이 데크길을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화장실 바로 앞쪽까지도 데크길이 이어졌다.  





 다시 아침에 모였던 뒷풀이 식당으로 되돌아왔다. 산악회 회장인 노영호선배가 회원들에게 후드 셔스를 하나씩 선물했다. 매번 챙겨 주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회원들에게 해 주는 것에 비해서는 회원들이 호응이 조금 떨어져서 걱정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데 그 사람에 대해서 진정으로 알기가 쉽지 않는 탓이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하면서 나눠준 셔스를 모두 입어 보았다. 회원들이 모두 함께 입기에 나도 입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이 아니어서 다시 입을 일은 없을 듯하다. 열심히 산행을 하고 왔기에 즐거운 뒷풀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