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크루즈 매표소는 여러곳에 있었다. 가장 큰 매표소는 관광객이 가장 많은 네덜란드광장쪽에서 해양 박물관(Maritime Museum)쪽으로 강변을 따라 가까운 곳에 있다. 여기는 관광객이 많아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서 일부러 강변을 산책해서 The Shore Jetty 라는 탑승장을 이용했는데 이곳은 기다리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운행 간격이 그다지 않지 않았다. 결국 기다리는 시간은 어디에 있던 비슷한 모양이다. 리버크루즈는 평일과 주말 이용 금액이 다르고, 내국인, 외국인 금액이 차등이 있다.
쿠르즈를 타고 석양을 볼 생각이었는데 배를 기다리는 동안 해가 져버렸다. 이곳에서도 운항하는 배편이 많았으면 생각했던 것처럼 일몰을 보며 크루즈를 탈 수 있었을 터인데 조금 아쉽다. 해가 진뒤 어둠이 내려 앉은 말라카 강도 좋기는 하지만 한번 더 탈 기회가 된다면 일몰 시간에 맞춰서 타보고 싶다. 석양의 크루즈 탑승도 좋지만 밤은 불빛 덕분에 더욱 낭만적인 크루즈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배 탑승시간까지 여유는 있어서 강변 데크 길을 따라서 상류쪽으로 더 가보기로 했다. 집사람은 아침부터 계속 걸어 다녀서 힘이 들어, 더 걷기 힘들다고 어짜피 쿠르즈를 타면 전부 볼 수 있지 않겠냐고 하면서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한다. 배에서 보는 것과 강변을 걸어가면서 보는 것이 다른데 힘이 든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다. 쿠르즈 출발 시간까지 반으로 나눠서 그 시간까지 상류로 걸어 갔다 올 생각이다. 이제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이 때가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때인데 배타는 시간이 조금 일찍이었을면 좋았을 것이다.
강 폭이 좁아져서 강변 도로가 없어지고 대신 나무데크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데크 길을 따라서 걷다 보니 말라카 전통가옥인 빌라 센토사(Villa Sentosa)가 보인다. 뾰족한 붉은 지붕과 고온 다습한 기후에 적합하게 지은 전통 가옥촌인 캄풍 모텐 (Kamping Morten)이다. 말레이시아는 후텁지근한 지역으로 벌레 등이 많이 서식하고 홍수의 위험이 있는 곳인 만큼 지상에서 1-2m 높게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1922년 지은 빌라 센토사는 아직도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동안 숲속에 데크 길로만 이어져 볼거리도 없었고 쿠르즈 탑승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크루즈 종점까지 가보지 못하고 The Shore로 되돌아 가야 한다. 말라카 강이 S자 형으로 굽이치다 보니 보는 각도에 따라 전통가옥이 다르게 보인다. 높은 현대식 빌딩과 오밀조밀 모여있는 전통가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저녁에 되어도 아직 날씨가 더워서 걷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고 있지만 굳굳하게 산책을 이어갔다.
시간에 맞춰서 선착장으로 되돌아 와서 드디어 리버 쿠르즈를 타게 된다. 낮에 많이 걸어서 힘들었는지 집사람에게 혼자서 기다리느라 심심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아주 좋았다고 한다.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가 놓인 배 가득히 사람들이 탑승하자 배는 천천히 시동을 걸고 밤의 강을 누비기 시작한다. 말라카의 리버 크루즈는 약 40여 분간 10km 조금 못 미치는 강을 오르 내리며 탑승한 장소로 되돌아 온다. 배의 탑승구가 두곳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어느쪽이 앞쪽 탑승인지 모르고 있어 한곳에서 기다렸더니 우리가 기다린 곳은 후미쪽 탑승구였다. 때문에 배 뒷편에 앉게 되었다.
옛 도심의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강 물살을 헤치고 유람선이 하류쪽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밤이 되니 아직 덥지만 낮보다는 기온이 내려가고, 강바람까지 조금 있어서 열대의 나라임을 40분동안 잊게 된다. 역시 기대했던 만큼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는 쿠르즈 여행은 좋았다. 흔들리는 배위에서 사진을 찍으니 촛점이 맞지 않아서 사진보다는 가슴에 담아 왔다. 크르즈 여행 메인 출발지가 있는 네덜란드 광장쪽으로 오니 야간 조명이 화려해진다. 배안에 있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어제 저녁 집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카페를 이제는 리버 쿠르즈를 타고 지나치며 보게 된다. 우리가 앉아 있었던 향기가 좋았던 나무 아래 좌석에는 서양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강변에서 가을 바라 보았을 때에는 운치가 있었는데 배에서 바라보는 카페는 그냥 평범해 보인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같은 장소도 이렇게 달라 보인다.
구불구불한 강을 따라 가다 보면 강변으로 파스텔톤의 건물들도 보이고 벽화들이 계속 이어진다. 은은한 조명 불빛과 벽화가 어우려져 낮에 걸으면서 보았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별로 위치도 좋지 않은 곳에 앉아 있어서 사진을 찍기도 힘들었고, 낮에 산책하면서 이미 사진을 많이 찍어서 굳이 더 담을 이유도 없었다.
아까 배를 타기 전에 혼자서 산책하며 보았던 전통가옥촌인 빌라 센토사(Villa Sentosa)를 배를 타고 다시 본다. 유람선에서 바라다 보니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어 멀리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조명이 들어와서 캄풍 모텐 (Kamping Morten)도 분위기 있어 보인다.
상류쪽에 있는 쿠르즈 선착장이 두번째 반환 지점이었다. 운항을 마친 배는 이곳에 계류시키는 모항으로 운항을 하지 않는 쿠르즈 선박들이 많이 세워져 있었다. 구간이 길다 보니 약간 지루한 구간들도 있었지만, 밤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크루즈를 즐기기에 좋았던 것 같다. 만약 한낮에 쿠르즈를 이용한다면 엄청 더울 듯하다. 쿠르즈는 말라카에서 1박을 하면서 야간을 이용해야 할 듯하다. 앞 좌석에 자리 잡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앞좌석은 물이 많이 튀어서 나름 불편함도 있었던 것 같다.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처음 탑승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40여분간의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쳐 버렸다. 말라카에 와서 하룻밤 이상 자면서 해 보고 싶었던 일 한가지를 더 끝냈다. 싱가폴에서 탄 유람선 보다도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다시 낮에 걸었던 반대편 강변 산책로를 따라서 숙소로 돌아왔다. 택시를 타고 되돌아 올 수도 있었지만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말레카 강변을 걷고 싶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힘은 들었지만 숙소까지 대략 3km 정도 걸어가면 된다. 낮에 볼 때는 말라카 강물도 깨끗하지 않지만 밤에 보는 강물은 조명에 그런대로 봐 줄만 하다. 되돌아 오는 길에 음악분수도 있어서 조금 쉬어 가면서 되돌아 왔다. 말라카 리버 쿠르즈는 탑승객이 있으면 거의 밤 12시까지도 운항을 하는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말라카 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지도. 지도를 살펴보니 이해가 빠르게 된다. 관광안내소에 가서 말라카 관광지도라도 하나 받아 두었으면 주변 여행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을텐데 머리 속에 있는 곳만 찾아가다 보니 늦게서야 관광지도가 생각난다. 주변에 1728년 수마트라 양식으로 세워진 모스크로 말라카에서 가장 오래된 캄풍 훌루 모스크 (Masjid Kampung Hulu)도 있었는데 가 보지 못했다. 지도가 있는 곳에서 몇 백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옥상에 올라 휴게실이 있는 공간에서 숙소 주변을 돌아 보면서 맥주 한캔을 마셨다. 술을 좋아했으면 오늘도 바나 카페에 가서 한잔 했겠지만 아침부터 엄청 부지런히 움직인터라 숙소에서 편하게 있다가 졸리면 바로 방으로 가는 편이 낳을 듯 했다. 나 혼자였다면 강변에 나갔을지도 모르지만, 힘들어 하는 집사람을 혼자 놔두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숙소 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말라카 강변의 모습도 리버 쿠르즈를 타고 본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행기간이 더 충분했다면 말라카에서 몇 일을 더 있으면서 충분히 이곳을 돌아 볼 수 있겠지만 정해진 일정에 맞추다보니 말라카에서 이틀밖에 머물지 못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 여행와서 말라카를 당일로 구경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충분히 보았다고 생각한다. 강변 카페에서 하루 저녁을 보내고, 또 하루는 쿠르즈를 타고 말라카 야경을 즐겼으니 아쉬운대로 생각했던 것은 모두 겅험해 보았다. 좀더 열심히 생활해서 다음에 다시 말라카 여행을 와야겠다고 생각해본다.
(11편에서 계속)
'외국 여행 > 말레이시아 ('16.6)'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레이시아여행 20-12 (쿠알라룸푸르 부킷 빈탕 ), (2016.6) (0) | 2018.01.17 |
---|---|
말레이시아여행 20-11 (말라카- 삼포콩사원, 바바뇨냐 박물관, 자비에르 성당), (2016.6) (0) | 2018.01.12 |
말레이시아여행 20-9 (말라카- 쳉훈텡사원, 차이나 타운, 말라카 강 산책 ), (2016.6) (0) | 2018.01.05 |
말레이시아여행 20-8 (말라카- 청소년박물관, 존커 스트리트, 캄풍 클링 모스크), (2016.6) (0) | 2018.01.03 |
말레이시아여행 20-7 (말라카 아침 산책), (2016.6) (0) | 2017.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