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드 타운의 중심인 네덜란드 광장으로 나왔다. 네들란드 광장 주변으로 해서 박물관이 집중적으로 있는데 그 중 몇 개의 박물관을 들어가 볼 생각이다.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를 바라보고 왼쪽 편에 있는 청소년 박물관(Muzium Belia Malaysia)부터 들어가 보았다. 이 박물관은 네덜란드 관리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말라카 고등학교로 활용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또 영국 정부가 1931년 일반 우체국으로 전환해서 사용하다가 현재 말레이시아 청소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입장료 2링깃을 내고 들어갔다.
말레이시아 유스 박물관에는 청년 지도자와 회원이 착용 한 유니폼, 상장과 트로피를 받은 사진, 청소년 단체 및 청소년 협동 조합의 회원이 만든 수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보이스카웃 활동에 관한 내용도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 조금 관람하다보니 괜히 들어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외부 박물관의 모습과는 딴판으로 너무 빈약한 전시물과 전시로 인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방문하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기는 했지만 관람하는 동안 우리 이외에는 한사람의 방문객이 없었다. 말레이시아 청소년 단체의 활동을 홍보하는 전시관 같은 느낌으로, 이런 곳을 박물관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미흡한 느낌이다. 말라카의 그 많고 많은 박물관 중에서 첫 스타트를 잘못 끊었다.
말라카 아트 갤러리(Melaka Art Gallery)가 2층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침 특별 전시를 하고 있어서 볼만한 작품도 몇 점 있었는데, 전시 구성이나 방법, 조명 등이 작품을 살려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슬람과 불교가 공존하고 말레이계와 중국계, 인도계 등 여러 인종이 모여 사는 곳답게 이들 작품에서는 독특한 소재와 구도 색채를 볼 수는 있었다. 구경은 잘했지만 전반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곳 역시 우리가 관람을 하는 동안 우리 이외에는 한명의 관람객도 없었다. 관람객으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를 잘 찾아서 개선해야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 싶다. 사실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냥 나오고 싶었는데 그나마 시원해서 끝까지 구경했다.
네덜란드 광장으로 나왔더니 분수대를 중심으로 관광객이 많아져서 새벽과는 달리 활기차 보인다. 올드 타운의 주요 건물은 모두 사진 속의 건물과 같이 붉은 벽돌색이다.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 옆 골목에는 시장처럼 노점상들이 많이 나와서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크라이스트 처치는 네덜란드가 말라카를 점령하고 가장 먼저 한 일 중에 하나가 교회를 세우는 것으로 약 12년에 걸쳐 완공했다고 한다. 다만 1795년에 영국이 점령했을 때 종탑을 조금 손보았다고 한다. 올드 타운의 중심인 네덜란드 광장에서 다시 여정을 이어 나간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네덜란드 건물인 스태더이스 기념관(The Stadthuys)은 총독의 관저로 300년 이상 사용되다가 지금은 말라카의 식민역사와 생활상을 볼수 있는 역사 민족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념관 건물은 네덜란드 스타일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독특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말라카의 박물관이 한 두개도 아니고 모두 방문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몇 몇개를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박물관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앞쪽 공원에는 비행기도 전시되어 있고, 카페로 사용되고 있는 열차도 전시되어 있어 지나가면서 구경을 해 본다.
더운 날씨에 계속해서 돌아다니니 땀도 많이 나고 조금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커다란 쇼핑몰을 찾아서 갔다. 박물관이 몰려 있는 곳 바로 앞에 있던 다타란 팔라완 메가몰(Dataran Pahlawan Melaka Megamall)이다. 내부로 들어오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다. 브랜드 아울랫(Brands Outle)이라고도 쓰여 있는데 말라카에 있는 대형 쇼핑몰로 명품 브랜드에서 유니클로까지 모든 것이 있는 곳이다. 어느 쪽 입구로 들어가든 양쪽으로 선큰가든이 크게 자리잡고 있고 시원한 분수가 물을 뿜어낸다. 지하에는 스타벅스 비롯해 음식점들이 모여 있었다. 해 질때까지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여기에서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한낮에 이 뜨거운 말라카의 골목길과 유적을 돌아다니다 보면 지칠 수 밖에 없는데, 에어컨이 시원한 장소에서 시원한 커피나 마시고 싶었는데 쇼핑몰에 후이라우산(許留山:허유산) 매장이 있었다. 실내 폭포 앞쪽 시원하고 편안한 자리에 않아서 망고 디저트를 시켜 놓고 하고 휴식을 취했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허유산의 망고는 실망시키지 않고 맛있다. 시원한 것을 먹으니 갑자기 힘이 솟는 느낌이다. 쇼핑몰에 쇼핑을 하러 들어온 것이 아니어서 한참을 쉬고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나왔다. 이제는 점심을 먹으로 가야 한다. 쇼핑몰에도 식당이 많이 있지만 평범한 음식들 뿐이다. 말라카에 왔으면 이곳의 특별한 음식을 맛보아야 할 것 아닌가?
다시 박물관 거리로 나왔다. 말라카에는 다양한 박물관이 많이 있어서 박물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는데 네덜란드 거리로 이어지는 곳에 국민 박물관 (People's Museum), 말라카 이슬람 박물관(Melaka Islamic Museum), 말레이시아 건축 박물관(Malaysia Architecture Museum), 우표 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이 밀집해 있었다. 의외로 다양한 박물관이 많이 있었는데 박물관만 구경하기에는 볼거리가 너무 많은 곳이라 나머지 박물관은 다음에 오면 다시 방문해 보기로 한다.
박물관 길건너에 강변에는 작지만 과거 말라카를 지키던 말라카 요새가 보여 한번 올라가 보았다. 요새라기 보다는 그냥 조그마한 포 진지 같은 느낌이다. 이곳도 15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작아도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자리잡은 진지였을 것 같다. 포가 놓여 있는 끝쪽으로 전망대가 있었는데 말라카 강이 잘 관찰 되었다. 진지에는 그 당시에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포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늘 한점 없는 진지여서 잠시 구경을 마치고 내려왔다.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굉장히 많다.
포 진지까지 구경하고 나외 시간은 점심 먹을 때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식사를 하기 위해 다리를 건너 차이나타운으로 가니 주말이라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차이나타운 초입에 있는 식당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원래 가려고 생각했던 집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금 한산해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시원한 쇼핑몰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왔던 것은 말라카의 유명 음식인 치킨 라이스볼(chicken rice ball)을 먹기 위해서였다. 닭고기 육수로 밥은 뭉쳐서 주먹밥 형식으로 만든 말라카의 요리인 치킨 라이스볼은 전에 왔을 때 먹어보고 크게 맛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을 처음 방문한 집사람을 위해서 한번 더 먹기로 했다. 말라카에서는 유명한 음식이니 한번은 먹고 가야 할 듯 해서이다.
식사를 하고 나서 존커 스트리트를 돌아 보았다. 주말 밤에는 야시장이 열리고 전통적인 건물 사이의 거리에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들이 가득한 느낌이 있는 거리다. 우리가 왔던 주말 밤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방문해 보지 못해서 낮 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돌아 보았다. 사람도 적당히 있으면 분위기가 좋지만 그 한계점이 넘어 버리면 머리가 아프다. 골목길에 카페, 게스트 하우스, 기념품점 등등 예쁜 상점들이 많이 있다. 중간에 있던 존커 갤러리(jonker gallery)를 방문에서 쇼핑 타임을 가졌다.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이며 살만한 상품들이 많다.
존커 갤러리가 한 곳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조금 더 지나치니 또 존커 갤러리가 보인다. 나중에 보니 말라카 시내의 존커 거리 하모니 거리 등에 총 5곳의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말라카 시내에서 비교적 상품의 질이 좋고 잘 정리된 매장이라서 상품을 고르기 좋았던 것 같다. 이곳 존커 스트리트에 있는 매장은 한결같이 밖에서 보이는 상점의 입구는 좁아 보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점포들이다. 중심 상업지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오후가 되면서 존커 거리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노란색 배경에 귀여운 우랑우탄이 그려있는 우랑우탄 하우스가 보인다. 벽화를 그려도 이 정도면 거의 예술 수준이 아닐까 싶다. 존커 거리를 다니면서 이 집을 자주 지나쳤는데 볼 때마다 참 잘 그렸다는 생각이다. 우랑우탄 하우스는 갤러리 겸 티셔츠를 판매하는 곳인데 안쪽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어제 밤 말라타 강변 카페를 찾아갈 때 지나쳤던 벽화거리를 다시 지나친다. 존커 스트리트에 있는 골목 중에서 폭도 넓고 화려한 색채의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관광객들이 거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곳이다. 2012년에도 이곳을 지나쳤는데 그 때는 이 골목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지 않았었다. 벽화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찾아오고 사진을 찍어서 남기는 유명한 장소로 변신하게 되었다. 벽화만 그려져 있을 뿐 따로 영업을 하는 상점은 없어서 복잡하지는 않다.
아침 산책때 잠시 지나쳤던 아담하고 소박한 이슬람 사원인 캄풍 클링 모스크(Masjid Kampung Kling)를 다시 찾았다. 수마트라 양식의 미나렛(첨탑) 하나가 버티고 있는 이 모스크는 힌두 건축양식도 반영돼 있어 말레이시아의 다른 모스크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캄풍 클링 모스크는 처음 지어질 당시 목조 건물이었지만 이후 벽돌로 재건축 되었다고 한다. 수마트라 양식에 중국 양식과 힌두 양식과 말레이 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이 모스크에도 신도들이 와서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여행객을 따로 통제하지 않아서 모스크 안쪽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말라카 구 도심에는 무슬림 주민이 많이 살지 않고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중국계가 다수 살지만 캄풍 클링 모스크는 얼마되지 않는 무슬림을 위한 장소다. 사원 안쪽에는 다른 모스크와 달리 기도하기 전에 손발을 씻는 노천탕 느낌이 나는 욕탕같은 곳도 만들어져 있다. 보통 수도꼭지를 만들어 놓는데 조금 특이하다. 모스크 안쪽 기도실은 천정이 높고 시원해 보였는데 이곳 역시 무슬림이 아니면 기도실에는 들어갈 수 없다.
(9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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