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중앙마라톤 (2017.11.5)

남녘하늘 2019. 2. 26. 00:18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면서 기온을 보니 영상 3도 정도였다. 집사람이 오랫만에 잠실 운동장까지 차를 태워다 주어서 편안하게 대회장에 올 수 있었고, 이른 아침에 바쁘지 않게 여유를 부릴 수도 있었다. 잠실 운동장에 도착하니 서늘함이 온몸을 감싼다. 이런 날씨가 달리기를 하기에는 좋은 날씨고, 기록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날씨지만 나처럼 기록욕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다소 쌀쌀하다. 물품보관소로 이동하는 참가자들도 모두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웅크린 자세를 하고 지나치고 있었다. 체온 유지를 위해서 비옷이나 바람막이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몇 일전에 잠실운동장에 와서 미리 자리를 확보해 놓는 장소로 이동해서 달릴 준비를 했다. 벌써 많은 회원들이 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몇몇 회원들은 참가하는 회원에게 따뜻한 음료도 권하고, 대회를 마치고 나서 음식을 주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봉사도 한번 해 봐야 하는데 메이져 대회에 꼭 참가하다 보니 기회가 없다. 날씨가 쌀쌀해서 대회 참가 복장으로 갈아 입지 못하고 한참을 버티고 있는 중이다.  

 

 

 

 



 오늘 대회 복장은 두가지를 준비해 왔었다. 다소 춥더라도 어깨걸이 셔스와 반바지 형식의 바지와 반팔 셔스에 긴타이즈 하의를 준비했는데 후자를 선택했다. 기록 욕심이 없는데 굳이 가볍게 입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출발할때까지 너무 쌀쌀해서 목에도 버프를 착용했다. 달리가다 날씨가 따스해지면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클럽 모임장소에서 잠시 나와서 종합운동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오늘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디카를 들고 뛰지 않을 예정이어서 미리 사진 한장 남길 생각이었다. 

 

 

 

 



 다시 수원마라톤클럽 집합장소로 되돌아와서 회원들과 함께 간단히 준비운동을 했다. 날씨가 서늘해서 달리기에는 좋은 날씨지만 초반 몸이 많이 굳어 있어서 몸을 뎁히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도 있는 날씨다. 스트레칭을 함께 하면서 체온을 조금 높여 주었다. 혼자서 있으면 준비운동을 잘 하지 않게 되는데 함께 있으니 스트레칭을 하게 되어 좋다. 출발에 앞서 지난 여름 땀흘려 연습한 결과에 대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자고 하는데 난 지난 여름 열심히 연습하지 않았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회 참가 복장으로 갈아 있고 있으니 생각보다는 서늘해서 집에서 준비해간 비닐 옷을 걸쳐 입었다. 대회 출발후 몸이 데워지면 중간에 벗을 계획이다. 얇은 비닐이지만 하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보온효과가 있다. 오늘 빨리 달릴 생각도 없고, 연습이 부족해서 빨리 달릴 수도 없기 때문에 최대한 즐겁게 달릴 생각이다. 가끔씩 연습하러 나갔던 광교호수공원의 회원들 중에서 몇 몇 회원은 3시간 30분안에 들어오는 목표로 오늘 대회에 임한다고 한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드디어 출발 장소로 이동한다. 요즘 마라톤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출발장소로 이동하니 눈에 띄게 줄어 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마라톤 참가자가 많을 때에는 종합운동장역 윗쪽 대로가 양쪽 차선을 가득 메울만큼 많은 주자들로 가득했었는데, 오늘은 살펴보니 사람이 많을 때보다 절반도 되지 않는 듯하다. 마라톤 열기가 조금 식었거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이 줄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풀코스 대회에만 7천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많을 때에는 2만 5천여명이 참석하기도 했었다.     

 



 출발지점부터 15km지점까지 함께 달렸던 수원마라톤클럽의 김종근회원이다. 나랑 동갑이고 성격이 원만해서 좋아하는 친구가 많다. 초반에는 힘이 넘쳐서 매 km를 5분 10초의 속도로 달렸던 것 같다. 그래도 오랫동안 풀코스를 많이 뛰었기 때문에 몸이 그것을 기억하는 모양이다. 함께 뛰다가 15km를 통고하고 나서 내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 오느라 헤어졌고 그 이후 졀승점까지 보질 못했다. 

 



 달리는 중간에 100회마라톤클럽의 김장수선배님을 만나서 사진 몇 장을 찍어 주셨다. 오늘 달리기 복장은 붉은 티셔스를 입고 뛰어서 클럽 회원이 사진 찍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바로 찾기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워낙 많은 주자들 사이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사람을 보고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의 복장을 먼저 확인하고 나서 얼굴보고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클럽 유니폼을 입지 않으면 사진에 찍히지 못한다. 달리면서 25km 지점에서 만나 5-6km를 함께 달리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몇 장을 찍어 주었다. 

 

 

 



 역시 지나간 여름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이 35km를 지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보폭이 좁아지면서 속도가 확 떨어졌다. 주변에 단풍이 물들어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어서 빨리 결승점을 통과해서 힘든 것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생각뿐이다. 중앙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나면 제대로 연습을 해서 내년 동아마라톤 대회때는 여유있는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천천히 달리니 주로에서 나눠주는 먹거리는 모두 먹을 수 있는 여유는 있다.   

 

 



 


  

 지난 여름 절대적인 훈련량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4시간의 기록은 넘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뛰어왔는데 다행히 4시간을 넘기지는 않았다. 3시간 56분 24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연습이 조금만 더 했더라면 10분정도는 쉽게 줄일 수 있었을 터인데 최근 한달동안 거의 달리지 않았기에 4시간 넘기지 않은 기록에 만족한다. 운동장에 들어올 무렵엔 모자도 벗고 얼굴 표정도 하나도 힘들지 않은 척 하면서 들어오고 있지만 다리가 무척 뻐근하고 힘이 많이 들었다.   


 

 

  오늘은 디카를 들고 뛰지 않아서 주로에서 찍은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이 없다. 짧은 거리는 몰라도 풀코스를 뛰면서 디카를 들고 뛰려면 그것조차도 힘이 든다. 대회를 마치고 옷을 갈아 입은 뒤 후미로 들어오는 주자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다. 간단하게 먹거리까지 먹고 찍은 사진이어서 거의 5시간 가까이 되어서 운동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주자들의 모습이다. 늦게 들어오면 들어올수로 훨씬 더 힘들게 달려온 주자들이다. 

 

 



 오늘 달리 주로의 일부 구간에는 단풍이 예쁜 구간이 많이 있었다. 어느새 서울도 단풍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 모양이다. 잠실종합운동장에 있는 나무들도 단풍이 물들어 가고 있었는데 학샟체육관 뒷쪽 풋살경기장 쪽에도 단풍이 많이 물들어 있어 지나치면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가을 산행을 가지 못해서 올해도 잘못하면 단풍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단풍을 구경할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생각으로 잠실운동장의 단풍을 즐겼다.   

 

 

 



 대회를 마치고 수원마라톤클럽 모임 장소에서 회원들과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다시 100회마라톤클럽 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최근 100회마라톤클럽에 내분이 있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겨우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는 중이다. 그 대책위원회의 임원이 되어서 분위기를 살려볼 생각에 몇일 전부터 준비를 해 왔는데 다행히 많은 회원이 호응해 주어서 오늘 행사는 잘 끝났다. 달리는 사람들이 달리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사람과의 관계에 몰두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혼자 달리는 것보다 함께 달리면 더 좋다는 것만 생각하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