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사랑 마라톤 대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100회 마라톤 클럽에서는 한동안 이 대회를 공식 대회로 인정해 주지 않아서 굳이 논란의 가운데 있는 공원사랑 마라톤 대회 참가를 하지 않았었다. 이 곳 말고도 뛸 수 있는 대회가 많이 있는데 논란이 되는 대회에 나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100회 마라톤클럽에서 이 대회를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는 기록 계측칩을 사용하지 않는 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출발시간도 주자가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 대회에 자주 참가하는 일부 회원들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서 공식 인정대회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문제의 내용은 고쳐지지 않았다. 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회 출발 장소가 신도림역 근처여서 집에서 대회장으로 가는 방법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수원마라톤클럽에 가입한 이후 함께 달리는 선배들께서 같이 한번 참석해 보자고 권유해서 주로가 어떤지, 대회 진행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점도 있어서 오늘 대회장에 나오게 되었다. 설날이 지난 다음날이어서 다른 곳에 대회가 개최되지 않고 있어서 대회에 참석하려면 공원사랑마라톤 대회밖에 없기도 했다. 혼자서 신도림 역 근처에 있는 대회 사무실을 처음 찾아가려니 쉽지 않았다. 부지런히 출발해서 갔는데 옷 갈아입고 나가니 함께 만나기로 했던 시간이 조금 지나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7시에 출발했는데 나는 7시 5분에 출발하게 된다. 개일별로 기록계측칩이 없으니 출발점에 있는 계측원에게 출발 시간을 말하고 출발하는 형식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출발 시간을 내 맘에 맞게 고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기록이 내게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어서 천천히 먼저 출발한 선배를 찾아서 뛰어 나간다.
2km를 조금 지나니 수원마라톤클럽 선배님들이 나를 기다리느라 천천히 달리고 있어 만나게 되었다. 모두 기록욕심으로 대회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동아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장거리 연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나왔기 때문에 천천히 함께 모여서 달리고 있다고 한다. 나 역시 빠르게 갈 이유도 없고, 주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함께 갈 수 밖에 없다. 여러번 달려본 사람들이야 주로를 잘 알겠지만 처음 온 사람은 많이 헛갈린다. 더구나 대회에 참가한 사람이 40여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에 뜨문 뜨문 주자를 만날 수 있었다.
설날 연휴에도 이렇게 나와서 달리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더구나 수원마라톤클럽 회원 선배님들은 설날 전날에도 이 대회에 나와서 뛰었다고 하니 그 열정이 대단하다. 공원사람 마라톤 대회에 처음 와서 주로를 달려 보니 주로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도림천을 달리게 되는데 구간의 대부분이 고가도로 아래를 달리게 되고, 도림천 양쪽으로 도로가 있어서 공기의 질이 좋지 않았다. 햇살이 심한 여름철이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고가도로 그늘에서 달리니 그나마 좋다고 해야 할 정도다. 도림천공원을 출발해서 도림천역과 대방역 사이의 도림천 좌우 보행자 도로를 2회전 하는 코스로 생각하기에 따라서 엄청 지루한 코스이기도 하다.
아침에 출발할 때에는 많이 추웠는데 반환점까지 열심히 뛰어 왔더니 몸이 많이 덥혀졌다. 그래도 아직은 찬바람이 남아 있어서 모자나 장갑을 벗을 정도는 아니다. 반화점에 행사 주최측에서 한사람이 나와서 따뜻한 물과 과일을 준비해서 나눠 주었다. 참가비에 비해서는 아주 최소한의 지원이었다. 중간에 봉사자가 한명 있는 급수대와 무인 급수대가 한 곳 더 있었다. 도림천은 분당의 탄천이나 중랑천 안양천처럼 너비가 넓은 하천이 아닌 지천이어서 폭도 좁고 전망도 없고, 공기도 안 좋아서 다음에 다시 와서 달리지는 않을 것 같다. 여름철 햇빛에서 달리지 않으려고 오거나 오늘처럼 다른 사람이 함께 달리자고 오지 않는다면.... 반화전 급수대가 있는 곳이 도림천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었던 것 같다.
1회전을 마치고 다시 출발 장소로 되돌아 왔다. 출발 장소로 되돌아오면 이제 그만 뛰어야 하는데 아직 한번을 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한바퀴를 달리고 들어온 시간은 2시간 5분이 걸렸다. 4시간 내외로 뛰었으면 했는데 1회전 기록을 보니 4시간이 훌쩍 넘을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기온이 조금 올랐다고는 해도 여전히 도림천은 하얗게 얼어 붙어 있었고 안양천쪽에서는 찬바람이 꾸준히 불어오고 있었다. 다시 한번 힘을 내서 1회전을 더 해야 한다. 첫 한바퀴를 돌 때는 수원마라톤 회원들 사진도 찍어 주면서 여유를 부렸지만 날씨도 춥고 똑같은 느낌의 주로에서 다시 사진을 찍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서 2회전때에는 거의 사진을 찢지 않았다.
주로의 대부분이 이런 고가도로 아래를 달리는 코스다. 햇쌀이 따가운 여름철이나 비가 내릴 때에는 유용한 코스일 것으로 생각된다. 겨울에는 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서 좋은 코스가 아니었다. 좋은 코스를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함께 달린 수원마라톤클럽 선배님들과 여유있게 달리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은 것이 즐거웠다. 내가 조금 늦게 와서 나를 기다려 주면서 달린 이후로 결승점까지 함께 달리면서 4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좋았다. 기록에 욕심이 없으면 훨씬 더 즐거운 달리기가 된다.
4시간 20분 32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에 들어왔다. 현장에서 기록증과 함께 등산 양말 한 족을 기념품이라고 나눠 준다. 등산양말이 너무나 많은데 또 등산양말을 받게 된다. 오늘 전 코스를 함께 달렸던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한장 남긴다. 명절 연휴라고 집에서 빈둥거리면 TV나 보고 있었을 터인데 함께 하자고 하는 덕분에 운동도 하고, 공원사랑마라톤 코스도 한번 보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에 또 공원사랑마라톤 대회에서 함께 뛰자고 하면 그다지 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번 한번으로 족하다. 대회를 마치고 물품을 보관해 놓았던 소위 휠링카페에 오니 떡국을 끊여서 주어 맛있게 잘 먹었다. 회원들과 다시 수원에 내려와서 식사까지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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