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예산마라톤 (2018.4.8)

남녘하늘 2019. 5. 23. 15:16


 모처럼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예산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예산 마라톤 대회는 13년전인 1회 대회때 우리 온 가족이 참가해서 뛰었던 기억이 있는 대회다. 최근까지 풀코스 대회가 열리지 않았는데 이제는 풀코스 부문도 신설되어서 개최되는 모양이다. 100회마라톤클럽 회원들은 풀코스 대회가 아니면 함께 뛰러 가지 않는다. 가끔은 하프코스도 뛰고, 또 실력증진을 위해서는 10km부문에 참석하는 것도 괜찮은데 항상 풀코스만 고집하는 것도 다소 고집스러운 부분이다. 마라톤 대회 이름도 윤봉길의사의 이름을 붙여서 예산 윤봉길 전국마라톤 대회로 정해 놓았다.


 회원들이 압구정동에 모여서 출발했는데 나는 고속도로 신갈정류장에서 탑승해서 함께 내려 왔다. 공식 지정대회여서 관광버스 한대에 회원들이 모여서 내려 오게 되었는데 그간 지방대회는 개별적으로 참석하곤 했었는데, 정말로 오랜만에 클럽에서 버스를 임차해서 오게 되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열리는 대회여서 기분좋은 달리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대회 주최측에서 많은 준비를 해 놓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대회는 어디든지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오랫만에 찾은 예산마라톤 대회인데 집결지인 운동장도 잘 만들어져 있었다.






 회원들이 함께 타고간 차량에서 옷을 갈아 입고 짐을 물품보관소에 맡기러 가는 도중에 소형 디카를 잃어버렸다. 대회 현장 분위기를 찍으려고 가방에 넣지 않고 이동하다가 떨어뜨린 듯한데, 결국 찾지 못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주웠으면 사진 내용을 확인해보고 돌려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대회장에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보니 물욕이 생겼던 모양이다. 대회 출발 전에도 주최측에 확인을 해 보았고, 대회를 마치고 와서 확인을 해도 분실물이 돌아오지 않았다. 잃어버려 아쉽지만 그동안 잘 사용했었다고 스스로 자위해 본다. 그래도 물건을 잃어 버리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    






 디카를 잃어 버려서 내가 회원들 사진을 찍어 주려던 계획은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대신 스마트폰이나 디카를 가지고 온 회원들에게 부탁해서 몇 장의 사진을 남긴다. 보라색은 100회마라톤클럽의 유니폼도 오랫만에 입어 본다. 내려 오는 길에 대회장 주변에 화사한 벚꽃이 많이 피어 있었지만, 오늘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때문에 어떤 옷을 입고 달려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분명 달리기 시작하면 더워질 것은 알지만 당장 대회장에서 바람까지 많이 불어서 긴팔 상의를 입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반팔 셔스에 토씨를 하고 장갑까지 끼고 대회장에서 준비를 했다.






 예산마라톤 대회는 비교적 시상금이 많은 대회였는지 달리기 고수들이 꽤 많이 참석한 모양이다. 나는 기록 단축이나 시상을 목표로 참석한 대회가 아니어서 오늘도 즐겁게 달릴 계획이다. 예산 마라톤 대회도 10km나 하프대회에 참석한 사람이 많고, 풀코스 부문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가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스타트 라인으로 이동해서 보니 풀코스 참가자는 단촐하다. 올해부터 신설된 릴레이 선수를 들이 출발하고 9시10분경에 풀코스 참가자들이 출발했다.  





 예산마라톤 대회의 풀코스 부문은 운동장에서 신례원 검문소까지 코스를 반복해서 2회를 달려야 한다. 똑같은 코스를 두번 달리는 대회는 지루하고 운동장까지 왔다가 다시 되돌아 가는 반복코스가 그다지 좋지 않은데 코스를 체크해 보지 않고 100회 회원들과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신청했었다. 가파른 예산터널을 두번을 올라야 하고, 이런 길을 2번이나 뛰어야 해서 코스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대신에  때맞춰 핀 벗꽃길을 오랫동안 뛸 수 있다는 점과 완벽하게 통제된 도로를 달리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뛴다고 하면 고려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하프만 뛴다면 모르지만...   






 출발 후에도 한참 동안 바람이 제법 많이 불어서 체온이 올라가지 않는다. 토씨와 장갑을 준비한 것이 다행이었다. 벚꽃이 만발해 있지만 아직 봄이 오지 않고 겨울이 다시 찾아온듯한 느낌이다. 예산대회의 좋은 점중에 하나는 예담사진작가분들의 주로에서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서 카페에 올려 주는 것이다. 아마추어 작가지만 카메라 장비도 좋고 사진기술이 좋아 멋진 사진을 많이 찍어 주어서 다른 대회때와는 달리 주로에서 사진을 많이 챙길 수 있었다. 굳이 디카를 들고 뛰지 않아도 된다.    






 하프코스에 1500명이 참가했고 풀코스에 600명이 참가했는데 1회전을 하고 나서 하프 주자가 빠져버리고 나니 주로가 너무 한산해졌다. 옛날 1회 대회때에는 주로에 벗나무가 많이 않았던 기억인데 그 사이에 나무가 많이 자란 것인지 아니면 주로를 바뀐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평소에는 차량이 많이 다닐 관작로라는 4차선 도로를 완벽하게 차단해서 주자들에게 내어 주어서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다. 도로를 따라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었고, 즐겁게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자원봉사자와 주민 덕분에 끝까지 힘차게 달릴 수 있었다. 후반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버프를 하고 뛰었다. 버프가 없었으면 감기 걸렸을 것 같다.   





 코스가 오름내림이 심하다 보니 좋은 기록을 기대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바람까지 많이 불어서 처음부터 기록 욕심은 내지 않았다. 그냥  달리면서 벚꽃 구경을 하면서 힘들지 않다고 자기체면을 걸면서 달리다 보니 지루했던 2회전 왕복 구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풀코스 참가자 숫자가 많지 않아서 그 넓은 도로에 주자가 앞에도 뒤에도 까마득히 보이니 자연히 기록보다는 마라닉이 되어 버렸다. 4시간 안에는 들어오겠지 생각했었는데 4시간 4분 45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했던 예산 마라톤 대회였다. 특히 예산군청에서 준비한 국밥과 두부김치, 전, 막걸리가 좋았는데 뒷풀이 식당을 예약해 놓아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아침에 잃어버린 디카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고  기념티를 대신해 받은 1만원 상품권으로 대회장에서 예산 사과와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사과 쥬스를 사가지고 왔더니 짐이 한가득이다. 예산군청에서 물품과 함께 보내준 온천과 수덕사 입장권을 사용하려면 풀코스를 뛰어서는 안될 것 같다. 결국 입장권을 모아서 뒷풀이 했던 식당 주인 아주머니께 모두 모아서 드리고 왔다.  회원들과 함께 뒷풀이 식당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대회를 마친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전국마라톤 동호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예산벚꽃 전국마라톤대회가 주민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부터 대회 명칭을 예산윤봉길 전국마라톤대회로 변경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