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여수마라톤 (2018.1.7)

남녘하늘 2019. 3. 4. 00:41


 2년전 여수마라톤에 참석하고서 긴 언덕의 힘든 코스를 경험하고 작년에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올해 다시 참석하게 되었다. 겨울 내내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해서 올해부터는 제대로 달리기를 해 보겠다는 생각과 다음주 일본 이부스키 마라톤을 앞두고 장거리 훈련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첫 여수대회 참석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4시 20분에 클럽에서 준비한 단체 버스를 타고 여수로 이동했다. 오늘도 우리 클럽에서 관광버스 한대를 가득 채우는 인원이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단일 클럽에서는 가장 많은 참가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번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갔다 올 수 있었다. 차에서 잠을 자지는 못하더라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다보니 비몽사몽간에 여수에 도착했다. 날씨가 쌀쌀하기는 하지만 대회를 치르기에는 좋은 날씨라고 생각된다.    






 2년전 참가했을 때보다는 날씨가 조금 더 추운편이다. 다른 회원들은 달리기 복장으로 모다 갈아 입었지만 나는 출발하기 직전까지 파커를 입고 돌아 다녔다. 운동을 게을리 했더니 몸도 그만큼 추위에 잘 적응되지 않는 모양이다.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기에 무리하지 않고 출발하기 전까지 보온에 신경을 썼다. 2018년 무술년 새해 첫 정식 마라톤대회인지라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단순한 달림이 수준은 뛰어넘는 메니아같아 보인다. 





 오늘 대회는 풀코스에 1천명 정도가 참석했고, 하프코스와 10km, 5km 부문에 3천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한다. 풀코스가 먼저 출발해서 뒤에 어떤 사람이 뛰는지 몰랐는데 정치인인 박지원씨와 안철수씨도 대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한참 뒤에 나타났다가 일찌감치 끝내고 돌아간 모양이다. 정치인들이 마라톤 정신을 오염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클럽 회원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준비운동도 한다. 오늘 클럽에서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 자원봉사를 나온 선배가 있어 주로에서의 사진도 많이 있다.    






 출발 장소로 이동할 때가 되어서 겉옷을 벗고 짐보관을 하고 출발장소로 이동한다. 오늘도 야외 행사장에서는 여러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회원들과 함께 있느라 따로 구경을 하지 못했다. 풀코스 인원이 집합했는데 생각보다는 엄청나게 많다. 2년전에는 풀코스 참여 인원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그 두배는 되는 듯하다. 달리면서 외롭지 않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장거리 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뛸 예정이다.    







 9시가 되어서 드디어 출발, 지난번에 비교해서 코스의 변경이 없어서 조금은 익숙한 코스다. 엑스포행사장에서 오동도까지는 환상적인 코스다. 그 이후는 업다운의 연속이다. 코스도만 보면 언덕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여수 코스는 산악마라톤 코스나 다를 바 없다. 1차 반환점을 향해 가는 있는 도중에 클럽의 선배님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 멀리 여수까지 내려와서 봉사를 하는데 나라면 하지 못할 것 같다. 중간에 대회 주최측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는 하지 않는 것 같았다.   





 2년전에 왔을 때 이미 언덕이 엄청나게 많은 대회라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언덕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다만 2년전에 거리 표시가 부실해서 불만이었는데 올해는 거리 표시는 잘 해 두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장거리 연습을 하지 않아서 완주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마라톤은 고도의 정신 운동인지라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완주하기 어려운데 오늘도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30km까지는 잘 달렸는데 그 이후에 배가 아파서 뛰기가 힘들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거의 걷지 않는데 오늘은 5km 이상을 걸었다. 후반부에 주자를 추월하는 것이 하나의 재미인데 오늘은 다른 주자들에게 기쁨을 엄청 선사했다. 그나마 막판에 체력을 회복해서 다시 뛸 수 있었다.  





 4시간 35분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언덕이 많은 코스여서 처음 참가할 때부터 기록을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2년전보다 33분이나 늦은 기록이다. 중간에 배가 아파서 걸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신력을 살살 달래 주면서 완주를 한 것에 만족한다. 다음에 다시 여수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게 된다면 그때는 4시간 이내의 기록으로 완주할 것을 다짐해 본다. 힘들게 달려 왔지만 결승점을 앞두고는 힘들지 않은 듯 포커페이스를 하고 들어오는 중이다. 사실은 굉장히 힘들게 완주했다.    



 

 결승점을 앞두고 수원마라톤 클럽의 후배가 찰영한 동영상이다. 동영상을 찍어 주는줄 몰랐는데 고마운 마음이다. 이왕이면 똑바로 찰영해 주었으면 더욱 좋았을 터인데.... ㅎ   

 





 오늘도 너무 힘들게 달려 내 연습이 부족했기에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달리 주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거리가 5-600m는 더 달린 것 같다고 한다. 나중에 대회 주최측에서 거리가 길었다고 사과의 공지문이 올라 왔는데, 나는 내 연습량의 부족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거리가 길다고 느끼는 것은 패자의 변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여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들어 온것에 만족한다. 긴 언덕길을 오르내리면 지나가는 차량을 얻어 타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완주한 것에 스스로 대견스럽다. 어떻게 그동안 100번이 넘는 풀코스 대회를 뛰었는지 스스로 대단한 날이었다.    




 워낙 막판을 힘들게 달려서 들어왔더니 내 뒤로 들어온 회원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들어와서 떡국을 조금 먹었다. 뒷풀이 장소에 가면 맛있는 회가 기다리고 있지만, 달리면서 춥고 배가 고파서 뒷풀이 장소에 갈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앞에 들어온 회원들은 이미 모두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고, 끝으로 들어오는 회원을 기다려 함께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오늘도 풀코스를 뛰는 바람에 멀리 여수까지 와서 다른 곳을 돌아보지 못하고 달리기만 하고 되돌아 가게 되었다. 2년전에 뒷풀이를 했던 식당에서 오늘도 모임을 갖게 되었다. 역시 풍성하고도 맛 있는 집이었다. 대회 참석을 기획하고 멋진 뒷풀이 장소까지 섭외해준 스텝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달리기는 힘들었지만 오늘 장거리 훈련이 있어 다음주에는 편한 대회를 치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