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사진/가족 여행

포항 여행 (2016.8.23)

남녘하늘 2018. 3. 24. 00:20

 

 친구의 모친이 별세하셔서 문상차 포항에 내려가게 되었다. 부부가 함께 모이는 모임이어서 집사람과 함께 차를 가지고 출발하게 되었다. 혼자서 갔으면 그냥 빈소만 들러 문상만 하고 바로 올라왔겠지만 집사람과 함께 내려가게 되어서 빈소에 들리기 앞서 시간을 조금 내어서 포항주변을 둘러 보았다. 서울에서 멀리 포항까지 내려 왔는데, 집사람은 포항 방문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포항으로 바로 이동하지 않고 호미곶을 찾아 가면서 중간에 있던 구룡포항을 들러 보았다.구룡포항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 부두를 만들고 방파제를 쌓으면서 항구로 발전한 곳이다.    

 

 

 



 구룡포항 바로 근처에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가 있어 일본의 전통 가옥을 볼 수 있고, 구룡포 시장도 가까워 지역 시장의 정겨운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날이 저물어 가는 구룡포항의 모습이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하고 아담한 느낌이다. 이곳은 과메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대게의 최대 집산지로 영덕이나 울진보다 더 많이 난다고 한다. 주변에 음식점이 많이 보였는데 오늘은 문상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그냥 지나쳐야 하는 점이 이쉽다. 부둣가에는 항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정망 공간도 만들어 놓아서 석양에 물둘어 가는 구룡포항구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예전 구룡포 앞바다는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그 당시 수많은 어선들로 붐비고 불야성을 이루어 동해 최대의 어항으로 꼽힐 정도였으나 지금은 오징어와 대게잡이 배가 드나드는 작은 어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항구에는 배가 엄청 많이 정박해 있었다. 구룡포항 뒤편 대게 직판장 옆으로 대게 식당이 즐비하다. 고래고기를 하는 집도 꽤 남아있고 물가자미회등 평소 맛보지 못한 회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의 특산물인 과메기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고 하는데 지금은 철이 아니어서 대게를 파는 음식점이 주로 보인다. 

 

 

 



 구룡포 항구를 출발해서 푸른 바다 위로 솟구쳐 오른 조형물 상생의 손으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으로 이동했다. 포항에 문상을 오면서 일부러 포항시내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이곳을 집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방문하게 되었다. 이동하는 동안에 벌써 날이 저물어가고 있다. 십여년 전에 이곳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려서 결승점이었던 호미곶 해맞이 광장이다. 곶(串)은 바다 쪽으로 뾰족하게 뻗은 부리 모양의 육지를 뜻하는데, 상생의 손은 호미곶면의 동북단 바닷가에 있다.  

 

 

 



 해안가에는 차를 세울만한 공간이 없어서 국립등대박물관에 주차하고 호미곶해맞이광장을 통해 바닷가로 걸어갔다. 광장 한쪽 끝에는 새천년기념관이 있다. 바닷가 상생의 손 옆으로는 전에 왔을 땐 못 봤던 해안가 데크가 있었고, 전망데크 초입에는 문어 동상이 있다. 문어 동상을 지나 전망데크 끝에는 동쪽을 가리키는 소년의 동상과 스카이워크 유리바닥이 있다. 집에서 출발 시간을 조금만 빨리 했다면 어둡기 전에 호미곶의 풍광을 보았을 터인데 날이 저물어서 주변 경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조금 아쉽다.그럼에도 주변 경치가 대단하다.    

 

 

 

 



 상생의 손이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호미곶 해맞이광장에도 있다. 상생의 손 왼손은 육지에, 오른손은 바다에 설치되어 있고, 국민 모두가 서로 도우며 살아가자는 뜻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호미곶을 대표하는 조형물로 1999년 12월에 만들어졌다. 해맞이 광장의 손은 5.5m이고 바다의 손은 8.5m라고 한다. 같은 크기라고 무심코 생각했는데 내용을 알고 보니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저녁이 되면서 바람이 엄청 불어서 시원하기는 하지만 불편할 정도다. 날이 저물지 않았으면 주변을 많이 둘러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한번 다녀 왔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이 곳이 호미곶(虎尾串)이라고 불리는지 궁금했는데 한자 이름을 보니 대충 짐작이 간다. 농사 지을 때 시용하는 호미를 닮아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한반도를 백두산 호랑이의 형상으로 보았을 때 포항이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虎尾)였다고 붙인 이름이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에는 다양한 조형물과 함께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등대도 보이는데 시간때문에 가 보지는 못했다. 광장에 세워져 있는 호랑이 조형물부터 여러가지를 구경하고 문상 시간이 너무 늦지 않으려 바로 포항시내로 출발한다. 

 

 



 호미곳 구경을 마치고 되돌아 나오는 길에 잠시 구룡포항 일본인 가옥거리를 방문해 보았다. 호미곳으로 가기 전에 들러 볼까 하다가 호미곳에 너무 늦게 가면 바다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아 그냥 통과했다가 포항 시내로 이동하면서 잠시 들러 보았다. 동해 최대의 어업 전진기지였던 구룡포는 일제 강점기인 1923년 일제가 구룡포항을 조성하면서 이 지역이 활성화 되면서 일본인 유입이 늘어났다고 한다. 현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가 위치한 거리에는 병원과, 상점, 요리집, 여관 등이 늘어서고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지역상권의 중심역할을 했던 곳이였다. 포항시가 일제 강점기 때의 우리 민족에게 아팠던 역사의 산 증거물을 보존하여 산 교육장으로 삼고자 만든 거리를 조성했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관광지는 아니였는지 아니면 시간이 너무 늦어서 관광객이 끊어진 것인지 모르지만 거리가 한산해서 그냥 돌아다니기에는 좋았던 것 같다. 비교적 일본 여행을 많이 다녀 보았고, 또 일본에서 자기 나라 전통가옥을 잘 보존해 놓은 곳을 많이 다녀 보아서 일본의 느낌은 나지만 그리 감흥이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영업을 하는 집은 저녁이 되어서 불이 꺼지고 문을 닫았지만 일반 주택에는 아직 이곳에 현지 주민들이 직접 살고 있다고 한다. 

 

 

 

 



 90여년전(1924년)에 지어진 일본가옥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후루사또야 모습이다. 유카타와 기모노 한복체험을 할 수도 있고 말차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인데, 이곳 역시 시간이 늦어서 문을 닫았다. 안쪽에도 아기자기한 일본 소품들이 가득한 카페같은 곳이라고 한다. 이 골목에서 1990년도 초반에 방영되었던 여명의 눈동자를 비롯한 다수의 드라마를 찰영했었다고 한다. 골목의 벽면에 당시 드라마 사진을 많이 붙여 놓았다. 낮에 와서 돌아 보았으면 조금 더 골목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을 터인데 너무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그 느낌이 덜하다.   

 

 

 



 문상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죽도 시장을 들러 보았다. 평소에는 수산물을 사러온 사람들과 구경을 온 관관객으로 시장이 시끌벅적할 터인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조금은 한산하다. 일부 가게는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문을 닫는 곳도 있었고, 전반적으로 파장 분위기여서 썰렁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시장 한켠에는 역시 회에 술 한잔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 있다. 문상을 하면서 차려주는 식사를 먹지 않을 수가 없어서 조금 먹었더니 식사를 더 할 수는 없고, 무엇을 사 먹어야 좋으지 돌아 다녀보기로 했다.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의 어시장이라는 명성에 맞게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먹자 골목이 따로 있는듯 한데 한곳에 들어가서 유명한 물회를 하나 시켜서 두사람이 나눠 먹었다. 싱싱한 회에 소주 한잔이 생각나기는 했지만 차를 가지고 서울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물회를 먹는 것으로 타협했다. 죽도시장에는 맛있는 물회집도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오고 가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포항 구경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시간 활용을 잘해서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둘러 보았다. 다음에는 포항쪽으로 와서 하룻밤 자면서 주변을 둘러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