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은 여러번 와 보았지만 집사람과는 함께 와보지 못했기에 오늘 대구에 오면서 다시 방문했다. 매번 올 때마다 벽화의 내용도 바뀌고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어서 또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 세대는 김광석 노래 몇 곡 정도는 세월이 흘러도 콧노래로 흥얼 걸릴 정도로 귀에 익숙하고, 가수 김광석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알고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초입에 있는 조형물은 거리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자 포토존으로 이용되고 있는 작품이다. 김광석으로 상징되는 청년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아직 미완성의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이 모습을 그대로 담아 매끈하지 않은 거친 질감으로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생전에 그가 기타치며 노래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원래 김광석길은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썰렁한 옹벽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김광석길은 고 김광석씨의 출생지가 인근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0년부터 4년에 걸쳐 중구청, 시장 상인, 예술가 등이 힘을 모아 방천둑 아래 골목에 조성한 것이다. 이후 김광석 길이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져 관광객이 급증하자, 인근 방천시장도 먹거리타운으로 변하는 등 처음 계획했던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의 성공사례가 되었다. 이후로도 계속 업그리드를 해 오고 있어 올 때마다 새롭다는 느낌이다.
북쪽 출입구를 들어서면 왼쪽으로 관광안내소와 함께 골목방송스튜디오가 있다. 이 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대구MBC의 라디오프로그램인 '정오의 희망곡' 라디오 방송을 생방송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벽화만 있던 골목이 2년만에 왔더니 엄청나게 많이 변했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이 생겨 난 듯하다. 주로 방천시장 상인과 김광석 길을 찾는 관광객, 거리 음악가가 방송에 참여해 그들의 삶과 노래를 들려준다고 한다. 김광석 거리가 끊임없이 변신중이다.
원래 이 길목은 한때 우범지대를 연상할 정도로 지저분하고 어두웠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시장 구석구석에 예쁜 색깔의 벽화가 그려지고 작은 갤러리와 카페들이 생겨 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감성 여행의 명소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좁은 골목을 따라 벽화가 많이 그려져 있고 중간 중간 포토죤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광석 거리에는 김광석을 주제로 한 벽화들이 가득하다. 곳곳에 사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많다. 300여m의 길지도 짧지도 않는 골목의 초입부분 벽화가 있다. 벽화와 함께 중간 중간에 김광석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가슴을 찌르는 노래가 흘러 나온다. 벽화가 거리를 바꾸고, 그 벽화를 보러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다. 한사람의 노래와 가사, 삶을 주제로 한 벽화여서 단순한 풍경사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김광석은 1964년 대구시 대봉동에서 전직교사 아버지의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나 5살때에 서울 창신동으로 이사했다. 서울 대광고등학교시절에는 합창부로 활동, 명지대학에서는 연합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민중가요를 부르는 등 가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솔로로 데뷔하여 첫 음반을 내었고 1991년부터 1994년 까지 4집의 음반을 발표하는 등 애잔하면서 서정적인 가사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1996년에 생을 마감했다. 좋아하는 가수중에 한명이었는데 어느 날 스스로 삶을 마감해서, 그의 짧은 생이 아쉽다.
김광석길 쌈지공원에 다다르면 벽쪽으로 야외공연장이 만들어져 있어, 김광석 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이 역시 앞서 왔을 때에는 없었던 공간인데 자치단체에서 이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새로 만들어 놓은 듯하다. 아직 날씨가 춥고 야외공연을 하기 때가 아닌지 조금 썰렁한 분위기다. 모든 여행은 날씨가 따스한 날에 이루어져야 볼거리가 많은 법인데 초겨울에 야외공연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듯하다. 잠시 앉아서 무대 구경을 하다가 다시 이동한다.
굽은 어깨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벽화그림. 혼자가 아닌 둘이서 함께 걸어온 길이기에 외롭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런 벽화와 가사가 가슴에 와 닫는 것을 보면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몸과 정신이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집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에 비해서는 확실히 카페나 여러 상점이 많이 생겨나고 고급스러워졌다는 느낌이다. 이곳이 개발되기 전에 있었던 세입자들은 개발이 되면서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고 이야기 들었다. 조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도 카페가 많이 생겨나서 한 카페에서 따스한 차 한잔을 마셨다. 골목길 뒤로 이어지는 방천시장은 아직 오전 시간이어서 손님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하다. 언제 또 다시 김광석거리를 다시 찾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최근 故 김광석과 그의 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져서 마음이 무겁다. 부인이었던 서해순씨가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받고 있는데
그런 의혹을 떠나서 좋아하던 가수에 대한 논쟁이 아쉽기만 하다. 이 논쟁은 故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감독의 영화 ‘김광석’을 통해서다.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자기가 낳은 딸을 남의 자식 이야기하듯 말하는 서해순씨가 이해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돈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빨리 의혹이 해소되고 좋아하는 가수의 이미지에 훼손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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