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부스키마라톤('18.1)

이부스키 마라톤 9-9 (후쿠오카 오호리공원 등) (2018.1)

남녘하늘 2019. 3. 27. 00:38


 후쿠오카 타워 관람을 마치고 다시 방문한 곳은 둘레 2Km의 아름다운 연못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 물의 공원인 오호리공원(大濠公園)이다. 후쿠오카성의 해자를 공원화했다는 오호리공원 수변길 산책이 시작된다. 연못 한가운데 3개의 인공 섬으로도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어 오호리공원은 후쿠오카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이곳에도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한국어 설명이 함께 되어 있다. 이제 큐슈의 어디를 가던지 한국 표지판을 정말로 많이 볼 수 있다. 





 멋진 공원과 호수를 가지고 있는 오호리공원(大濠公園). 시간만 허용했다면 둘레 2km의 아름다운 호수를 한바퀴 다 돌아보고 싶었지만 한바퀴를 다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연못 한가운데 있는 인공 섬을 가로 질러 최소한 연못의 절반은 둘러 볼 수 있었다. 우리집 근처에 있는 광교의 호수와는 또 다른 느낌의 호수공원이다.    






 오호리공원(大濠公園)은 옛 후쿠오카 성의 해자를 개조해서 조성한 공원으로 1929년에 백거이와 소동파가 조성했다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서호(西湖)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2km에 이르는 산책로와 일본 정원, 일본의 국보인 간노와노나노코쿠오(漢委奴國王)라는 옥새를 전시하고 있는 후쿠오카 시립미술관이 호수가에 자리잡고 있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서 물집이 생겨 호수가 산책을 하지 않겠다는 선배님 부부를 남겨 놓고 남은 인원은 호수를 가로 질러 인공섬 야나기시마(柳島)으로 들어가 본다.  






 야나기시마에는 우키미도(浮見堂)라는 6각형 모양의 정자가 호수 위에 떠 있다. 정자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정자에서 보는 호수와 주변 경치는 또 다르다. 오호리공원의 호수에는 4개의 섬이 있는데, 북쪽부터 순서대로 야나기시마(柳島), 마츠시마(松島), 아야메시마(菖蒲島), 카모시마(鴨島)다. 섬 이름은 각각 버드나무, 소나무, 붓꽃, 오리를 뜻하며 카모시마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산책할 수 있다.    







 섬 중간에 나무 말뚝을 박아서 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갈매기와 가마우지들이 호수 위에서 나란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섬 근처로는 고기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곳에 새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이 호수에 충분한 먹이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다가 가까워서 그런지 갈매기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다리로 연결되지 않아서 들어가지 못하는 카모시마(鴨島)의 나무에도 새들이 엄청 모여 있었다. 






 호수를 가로 질러 나와서 당초 계획은 NHK방송국을 지나 후쿠오카 성터로 가 볼까 했는데 호수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섬 지도를 살펴보니 성터 반대편으로 가야 기다리고 있는 일행을 빨리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동한다. 오호리공원은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아니라 도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여서인지 무언가를 구경하려기보다 일본인들의 자유로운 휴식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 되돌아 오는 길에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날씨가 쌀쌀한데도 이 정도이면 봄 가을 날씨가 좋을 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지 모르겠다.   






 되돌아 오는 중간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보인다. 한겨울임에도 주변의 나무들은 초록색을 뛰고 있으니 이곳이 우리나라 보다는 많이 따뜻한 나라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오호리 공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장소가 공원내의 스타벅스라고 하는데 우리가 산책하는 코스 반대편에 있었던 모양이다. 지나가다 있으면 차를 한잔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마 다음에 다시 오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공원 산책로 옆으로 자전거 도로와 달리는 주로가 분리되어 있었는데 주로에는 100m 간격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대략 눈으로 보기에는 호수 외곽도로가  제법 될 것 같은데 2km 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에 후쿠오카에 오게 되면 이 근처에 숙소를 잡고 아침 달리기를 한 번해도 좋을 듯하다.  






 공원을 나오면서 보니 오호리 공원 겨울 일루미네에션이 지난 12월 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고 안내 되어 있었다. 밝을 때 왔고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몰랐는데, 사진 뒷쪽에 있는 나무에도 일루미네이션 행사때 사용하려는 조그마한 전등이 감겨져 있었다. 밤에 왔으면 또 다른 오호리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안내판 사진을 봐도 상당히 멋있다. 나오는 출구쪽에 있는 커다란 석등이 보기 좋아서 한장 찍어 왔다.  





 오호리 공원 구경을 마치고 후쿠오카 여행의 대미를 텐진(天神)쪽의 번화가와 캐널시티 등을 돌아볼 계획이다. 근처에 지하철 역도 있지만 오늘은 후쿠오카 버스 1일권을 구매해 놓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 나오는 길목 길 건너편에 미즈노 샵이 보인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주로 이런 상가들도 눈에 잘 띈다. 한 두명이었으면 가 보았겠지만 다른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어 가급적 물건을 사는 곳은 들어가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텐진(天神)으로 이동하던 중에 한 선배님께서 후쿠오카 타워 화장실에 허리벨트를 놓고 오셨다고 한다. 일단 일행들을 텐진의 한 북카페로 안내해서 차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게 해 놓고 다시 후쿠오카 타워로 되돌아갔다. 일본에서는 물건을 분실하여도 거의 되찾을 수 있는데, 문제는 후쿠오카 타워가 관광지여서 외국인이 화장실에 들렀다가 많은 돈이 있는 조그만 가방을 먼저 보았다면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되었다. 구경하는 동안 일본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걱정과는 달리 안내 데스크에 가방이 보관되어 있었다. 간단한 내용을 적어주고 기분 좋게 잃어버렸던 가방을 찾아 나온다. 가방을 찾으러 갔다 오느라 결국 시내구경은 하지 못했다. 나머지 일행들은 모처럼 카페에서 차한잔 하면서 휴식을 잘 취했다고 한다. 나만 엄청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번 여행은 여행 기간 내내 수많은 에피소드가 생긴다.        






 비행 출발 시간이 오후 6시 40분이어서 저녁을 먹기가 어중간 할 것 같아서 오늘 점심은 조금 늦게 먹기로 계획을 잡아 놓았다. 일정상 시내 구경을 더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 다시 하카다역으로 되돌아 왔다. 이 역 앞을 수없이 많이 지나쳤는데 오늘에서야 함께 사진 한장을 남긴다. 역 안쪽에도 백화점을 비롯해서 볼거리가 많은데 우리나라 백화점과 크게 다른 것이 없어 항상 지나치기만 했다. 






 점심은 하카다 역에서 조금 떨어진 요도바시 카메라 건물 4층에 있는 회전초밥을 찾았다. 과거부터 이 집은 후쿠오카에 올 때마다 한번씩 들렀던 곳인데 온도스시라는 이름에서 이번에 오니 오우베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고, 음식을 주문하는 시스템도 최신식으로 변경되었다. 항상 사람이 많은 집이어서 일부러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나서 도착했는데도 10분을 넘게 기다린, 맛있고 저렴한 회전초밥집이다. 이제는 시스템이 바뀌었으니 회전초밥이라고 할 수 없다. 모니터를 보고 주문을 하면 좌석 앞쪽에 있는 레일로 바로 배달이 된다. 한국어로 주문할 수 있어서 한번만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일본에 와서 초밥을 한번 먹고 가지 않으면 조금 억울할 것 같아서 이 초밥집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선택했던 것 같다. 일반 식당처럼 한 좌석에 모여서 먹을 수는 없지만 종원업의 배려로 모두 근처에 모여서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다른 사람 눈치보지 말고 원없이 드시라고 했는데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많이 먹지 못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시켜 먹는 스시, 마침 게임방에서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인데 그래도 가성비가 높은 식당이다. 나도 잘 먹었다고 생각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하카다역 옆의 교통센터에 있는 100엔 숍의 대표적인 매장인 다이소에 방문했다. 우리나라에도 다이소 매장이 많지만 일본 최대의 100엔 숍 체인인 다이소의 후쿠오카 교통센터점은 800여 평이 넘는 넓은 매장을 가지고 있다. 나름 일본에서 싸게 판매하는 것이 많이서 그간 한번도 물건을 사러 가지 않았기에 귀국하기 앞서 간단한 물건을 사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서 공항까지는 20분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후쿠오카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지하철을 타지 않고 버스를 타고 와서 바로 국제선 출국장으로 올 수 있었다. 지방공항이지만 생각보다는 넓은 후쿠오카 공항이다. 이곳도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오래 되지 않아서인지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남아 있다.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바로 면세점으로 이어지는데 면세점이 그다지 큰편은 아니다. 우리가 탑승할 비행기가 조금 늦는다고 해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인사하기 바쁠 듯해서 이곳에서 이번 여행에 대한 정리와 마무리 인사를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서로 배려해서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한 일도 없는데 함께 하신 분들이 선물도 사주고 한국에 가서 집사람 맛있는 것 사주라고 용돈까지 챙겨 주어 영 어색했다. 좁은 면세점에는 병아리 모양의 만쥬 히요코(ひよ子)와 40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후쿠사야(福砂屋) 카스테라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여행 경비를 조금이라도 중여 볼 생각으로 저가 항공을 탔더니 올때도 50분 정도 지연 출발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편도 1시간 40분이나 지연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늦게 출발할 줄 알았으면 시내에서 조금 더 여유부리다가 올 것을 공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려니 짜증이 난다. 그래도 함께 여러 명이 모여 있으니 덜 지루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면세점에서 구입한 1.8리터 사케를 한병 열어서 일행들과 함께 나누어 마셨다. 이번 여행은 다른 마라톤 여행과  비교해서 술을 상당히 많이 마신 여행이다.  








 이부스키 마라톤 대회 참석은 이번으로 네번 째였다. 해외 마라톤 대회가 엄청나게 많이 있지만 앞으로 또 이부스키 마라톤 대회에 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여건만 되면 가겠다고 답할 것이다. 이번에 참석해서 다시 한번 감동을 받고 왔다. 왜 우리나라 마라톤 대회는 외국의 잘 진행하는 마라톤 대회에서 좋은 점을 배워오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금년 3월에 개최되는 동아마라톤 대회만 하더라도 내가 2001년부터 참가해서 올해가 18번째 참석하게 되는 대회지만 대회 운영하는 것을 보면 실망을 넘어서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뛴 것이 아까와서 앞으로 3번만 더 참석해서 20회를 채울 예정이다. 그 이후에 잘 하면 뛰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뛸 생각이 없다. 


 함께 이부스키 대회에 참석했던 일행들에게는 처음 참석하는 대회인지라 대회 참가 자체에 즐거움도 선사하고 싶었다. 또 해외 여행을 왔으니 조금이라도 다양한 일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다소 무리를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연령이 많은 선배님들이 있어서 여행 일정의 난이도를 조절하기에 다소 힘이 들었다. 끝까지 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달리기와 여행을 이렇게 할 수 있도록 몸관리와 자세를 배워야겠다고 많이 느꼈다. 


 짧은 3박 4일간의 일정이었지만 많은 에피소드를 남긴 여행이었다. 나름 바쁜 가운데 준비를 하느라 많이 바빴지만 내가 자청해서 한 일이었기에 그 또한 즐거움이었고,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선배님들을 만난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이부스키 마라톤 대회를 언제 참석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다음에는 집사람과 함께 마라톤을 같이 뛰어 보았으면 하는 소망이다. 함께한 일행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와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