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안개가 조금 낀 것이 무척 더운 날씨가 될 것임을 예고해준다. 가족과 함께온 동료가족을 숙소에 놔두고 나 홀로 먼저 일어나 초당두부집으로 향했다. 아침을 거를수도 없고, 자고 있는 식구들을 깨워 함께 먹자고 할수도 없고 해서.
아침을 먹고 오니 강릉에 사는 학교후배가 대회장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숙소에 와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있다. 출발선이 있는 지점은 장소가 조금 협소해서 조금은 불편하다. 출발점 뒷쪽 바닷가는 그나마 백사장이라 넓기는 한데 그늘이 하나도 없다. 출발을 앞두고 더위는 점점 더 심해진다.
오늘의 목표는 1시간 35분. 너무 더운 날씨에 무리하지 말고 달리자고 생각으로 출발 대포소리와 함께 좁은 출발점을 겨우 통과. 상당히 앞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백 미터를 달려가면서 선두를 보니 벌써 보이질 않는다. 앞서간 사람이 족히 천여명은 될 것 같다. 초반 5Km는 무리해서 달리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경포호수가에 늘어서 있는 벚꽃 나무의 그늘을 찾아가면서 달렸다. 나무그늘은 그래도 버틸만한데 뙤악볕 아래는 그야말로 찜통이다. 3Km 정도를 지나면서 사람들의 간격이 서서이 벌어지기 시작해서 한두사람씩 추월하기 시작했다.
경포 호반도 좋았고, 경포의 송림도 좋았으며 더운 날씨만 아니라면 꽤 괜찮은 달리기 코스이다. 12Km를 지나면서 도로 주변에 목단꽃이 향기를 내면서 있어, 속으로 "이상하다. 목단은 향기가 없는데" 했었는데 나중에 후배에게 물어보니 해당화란다. 자세히 보니 목단꽃과는 조금 달랐는데, 은은한 향기가 참 좋았다.
Km당 평균 속도는 4분 20초. 초반 5Km를 제외하곤 거의 정속으로 달린 셈이다. 오늘은 뛰면서 한 사람에게만 추월을 당하고, 몇 백명은 족히 추월한 것 같다. 15Km 부근에 있었던 반환점에서 돌아오는 사람 숫자를 헤아려보니 100명이 안된다. 함께 뛴 이진배님. 내가 너무 속도를 낸다고 하면서도 끝까지 처지지 않고 결승점까지 왔다. 난 뛰면서 힘이 조금 남아 있어 몇 분은 더 빨리 뛸 수 있었지만, 기록을 단축하는 것보다는 함께 뛰기로 했던 갑장의 보조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금은 하드 트레이닝 시킨 진배에게 미안하다.
결승점에 들어오니 내 시계로 1시간 32분 43초. 아마 70등 안에 들어온 것 같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초당두부와 김치, 막걸리를 맛있게 먹었다. 정말로 더운 날씨에 잘 뛰었다. 응원하던 일부 사람들은 철이른 바다에서 해수욕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더운 날씨였다.
5Km : 22:04
10Km : 21.20 (43:24)
15Km : 22:47 (1:06:12)
17Km : 08:13 (1:14:25)
18Km : 04:20 (1:18:45)
19Km : 04:37 (1:23:22)
21.0975Km : 09:20 (1: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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