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후기

분당하프마라톤 참가후기 (2005.4.10)

남녘하늘 2008. 3. 9. 18:25
  (1:45:02 ) 

 

밤새 비가 내려 대회가 제대로 치뤄질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아침이 되면서 비가 그쳤다. 달리는 도중에 비가 내리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질 않지만, 달리기 전부터 비가 내리면 불편한 점도 이루 말할수 없고, 몸이 데워지기 전에 내리는 비로 인하여 체온저하도 문제가 된다. 어째든 비가 그쳐 다행이다.

 

분당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최대한 살려 참가할수 있다. 남들이 도착해야 할 시간에 집에서 출발할수 있는 여유로움. 차타고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어 너무 편하다. 7시 50분에 출발장소에 도착했다.

 

출발점에서 영종도에서 넘어온 정광춘도 만나고, 권영동님, 김상근형, 김순관님등 여러명 만났다. 비가 내렸어도 날씨가 그다지 서늘하지 않았고, 작년처럼 벚꽃은 만발하지 않았지만 개나리와 진달래는 많이 피어 있어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붐붐아우와 함께 출발선으로 이동. 오늘은 매 Km를 5분 속도로 뛰면서 정광춘아우의 페이스메이커를 하기로 했다. 밀려드는 업무때문에 연습을 하지 못해 5분주도 힘들것 같다는 동생을 독려해 계속 가보기로 했다.

 

해가 나오지 않은 선선한 날씨가 오늘의 달리기를 편하게 만들어 준다. 좁은 탄천 주로에 5Km에 도달할 때까지는 추월해 나가는 것이 어렵다. 작년보다 뛰기에 편한 이유는 날씨가 선선한 것과 같은 날 많은 대회의 개최로 인하여 분당마라톤에도 참가 인원이 작년보다는 적어보인다는 것. 주최측에서는 속상하겠지만 참가 인원이 적으니 주로가 덜 혼잡하다.

 

5Km의 통과 시간은 25분. 매Km를 5분 속도로 달리고 있다. 5Km를 지나고 나니 주자들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추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시작한다. 앞으로도 속도는 떨어뜨리지 말고 100m 에 한사람씩 추월하면서 나가자고 얘기했다. 탄천을 가로질러 반대편 방향으로 달리니 후미가 보이는데 확실히 작년보다는 참가자가 적다.

 

비내린 뒤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코스를 무리해서 달리지 않으니 좋고, 더구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달리니 더욱 좋다.

분당대회의 탄천코스는 한쪽 방향은 우레탄으로 포장이 되어 있으나, 다른 한쪽편은 아직 콘크리트 포장 도로여서 달리기에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나마 작년에 비해 한쪽이라도 우레탄을 깔아놓아 좋아지기는 했는데 내년대회때나 양쪽이 모두 우레탄 포장도로에서 뛸 수 있을 것 같다.

 

10Km의 통과 시가도 역시 50분. 계속 매 Km를 5분주로 달리고 있다. 앞쪽 300m 전방에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가 달려가고 있는데 간격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아마 내 판단에 1시간 43분 이내에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다. 페이스메이커를 따르던 무리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 동생도 아직까지는 별로 힘들어 하지 않는 것 같다. 호홉도 좋고 자세도 무척 좋다.

 

13Km 지점은 우리집 바로 앞쪽이다. 아들들이 혹시 응원을 나왔을까 잠시 기대를 했으나 역시 안나왔다. 사내아이들. 일요일 아침 아빠가 간섭하지 않으면 늦잠을 자고 있거나 컴퓨터를 틀어 게임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15Km 역시 5분주를 계속한 관계로 1시간 15분이다. 다시 탄천의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주로로 들어섰다. 콘크리트 주로가 아닌 우레탄 주로여서 발바닥에 느껴지는 편안함이 확실히 구분이 된다. 탄천변의 개나리가 아주 많이 피어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10Km까지 달려보다 힘들면 천천히 달리겠다던 동생이 속도를 줄이질 않는다.

 

돌아오는 길에는 맞바람이 조금 분다. 서늘함이 드는 날씨이지만 이젠 몸이 많이 덥혀졌는데 조금 부는 바람은 체온을 적당히 떨어뜨려 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아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나와 동생이 계속해서 5분주로 달리니 주변에서 우리를 따라 따라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옆에서 말을 붙이기도 하고, 막판 속도를 더 올려 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17Km 지점에서 나누어주는 오렌지도 먹고, 아시는 분들의 응원도 받고 속도는 줄이지 않은채 결승점에 도착했다. 도착 시간 1시간 45분 2초. 막판에 속도를 조금 더 내지 않았나 싶다. 거의 전 구간을 Km당 5분주를 이룬 셈이다. 동생이 생각외로 처지지 않고 달린 때문이다. 역시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함께 달리면 즐겁고 힘들지 않는다.

 

도착해서 보니 출발때 만났던 김순관님은 전체 2등을 했다하고 권영동님은 장년부 1등을 했다고 한다. 어짜피 내 기록으로는 시상을 받을 수 없음을 알기에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 페이스메이커나 하면서 즐겁게 달리는 것이 월씬 더 가치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다음주에 있는 예산마라톤에서는 오늘보다 20분 당긴 1시간 25분 을 목표로 달려보아야겠다.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