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도 풀코스를 다 뛰어야할지 하프만 열심히 뛰고 말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풀코스에 참가해 하프까지만 전력질주를 하고, 돌아오는 길은 걷는 수준으로 돌아와야 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아침에도 비가 내릴 수 있다고해서 보온이 되는 복장과 예비운동화까지 준비했는데 전략이 완전히 빗나갔다. 다른 복장을 준비하지 않아 준비해온 옷을 그냥 입고 출발했는데 반환점 이후에는 맞바람이 불고 천천히 달렸기때문에 덥지 않았지만 초반에는 땀도 많이 흘리고 너무 더워 고생했다.
역시 서울마라톤클럽의 마라톤 대회는 진행이 참 깔끔하고 맘에 든다. 스탭이나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성심성의껏 일하는 것도 보기에 좋다.
초반에 빨리 달릴 것을 생각해 오늘은 달리기 앞서 충분히 몸을 풀어 주었다. 반환점까지는 매 Km를 4분정도의 페이스로 달려가고 반환점 이후에는 매 Km를 6분 30초의 페이스로 달려 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면 하프를 빨리 달린 효과도 거둘 수 있고 하프 이후 천천이 달림으로서 과훈련을 피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동아마라톤대회 1주일전의 대회인지라 하프코스는 참가자가 3,000여명이나 되느데 풀코스 참가자는 800여명밖에 되질 않아 별로 붐비지도 않고 즐겁게 달릴 수 있는 것 같다. 일본사람들도 제법 많이 참가했고 미군으로 보이는 서양사람들도 눈에 많이 뛴다.
A그룹이 출발한 뒤 1분뒤에 B그룹의 조금 앞쪽에서 출발했다. 처음 1Km 구간에서는 다른 사람을 추월하지 않고 함께 무리를 지어 나갔다. 1Km 통과 시간은 4분 28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느리다. 하프까지 무조건 4분 페이스로 달려 하프 통과를 1시간 24분에 맞추어 보려는 생각인데...
이후 조금 속도를 높여 매 Km를 4분 속도에 거의 맞추어 뛰었다. 4분 속도에 맞추니 한두 사람씩 계속 추월할 수가 있었다. 바람도 뒷쪽에서 불어 힘도 들지 않고 좋다. 7Km 지점인 반포지구를 지나는데 응원해 주시는 분이 84번째 주자라고 알려준다. 등수는 상관이 없는데.. 10Km 통과 기록은 41분 10초. 처음 1Km를 늦게 뛴 것을 제외하고 거의 정속 주행한 셈이다.
중간 중간 자원봉사를 나온 분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급수대에서의 응원을 받으며 반환점으로 계속 전진. 5Km 이후에는 거리표시가 정확하게 되어 있지 않아 기존 한강변의 표지판을 참고하면서 달렸다. 시간은 계속 4분 속도가 유지된다. 19Km 지점에 도착하니 선두가 되돌아온다.
평소에는 17Km를 뛰면 선두를 만나는데 내가 조금 빨리 뛰긴 뛴 모양이다. 20Km를 지난뒤 반환점까지 거리가 짧다. 반환점의 통과 시간이 1시간 23분 9초. 10Km 통과 이후 41분 59초에 통과한 것으로 기록이 나온다. 반환점 가까이 도착해서는 힘이 들어 속도가 조금 떨어졌는데 23분에 통과한 것이 이해되질 않았는데 나중에 반환점이 하프지점이 아니었다는 것을 되돌아오면서 알게 된다.
하여간 23분대에 반환점을 통과하고 나서 반환점 급수대에서 오늘 목표를 달성했음을 자축하면서 대회주최측에서 준비한 먹거리를 충분히 먹어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Sub-3를 생각해서인지 급수대에 준비되어 있는 김밥, 딸기, 과일등 한가지도 먹지 않고 가는데 나만 골고루 다 먹어주고 천천이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몸 상태로 봐서는 얼마동안 더 빠른 속도의 달리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유혹을 떨쳐내고 매 Km를 6분 30초의 속도로 대폭 낮추었다. 후반을 6분 30초로 달리면 대략 2시간 10분 정도 걸리고 초반을 빨리 달렸기에 총 3시간 35분 정도의 기록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려도 4시간은 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달리니 역시 몸에 무리가 가질 않는다. 오는 도중에 급수대에 모두 들러 서울마라톤클럽이 자랑하는 음식들을 모두 먹어주면서 즐거운 달리기를 계속 하였다. 반환하는 주로는 갈때와는 달리 한강변을 접해서 달리는 새로운 코스였는데 지금까지 달려본 한강주로와는 달리 꽤 괜찮았던 것 같다. 다만 코스를 빙빙 돌려놓아 갈 때보다 대략 7-800m는 더 길기 않았나 싶다. 결국 반환점이 21.0975Km 가 아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 1시간 23분의 기록이 나오지, 결국 24분 후반대의 기록이 아니었나 싶다.
갈때까지는 한사람에게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돌아오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월을 당해주면서 같은 속도를 유지 반환점에서 32Km까지 1시간 7분, 32Km 에서 결승점까지는 1시간 6분이 걸려 총 3시간 36분 30초의 기록으로 들어왔다.
기록으로 보면 아주 즐기면서 들어온 평범한 기록이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목표를 달성하고 대회를 마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이제 한주만 더 열심히 보내면 원하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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