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후기

분당마라톤 하프코스 (2006.4.9)

남녘하늘 2008. 5. 5. 00:03

  

(1:24:58) 


어제는 황사가 너무 심해서 오늘도 어제 수준의 황사가 온다면 뛰지 않는 것이 낳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이 황사가 사라졌다. 날씨도 약각의 구름이 있는 상태에서 덥지도 쌀쌀하지도 않아 달리기에는 좋은 여건인 것 같다.

 

대회가 분당에서 치뤄지니 오늘도 역시 아침이 한가하다. 이동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뛰는 복장으로 대회장에 나가도 되니  홈그라운드의 잇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회장에 조금 빨리 나가서 검푸회원들을 도와주려 했으나 어제와는 달리 내가 도와줄 일이 별로 없다.

 

인천에서 넘어온 동생을 만나 사진 몇장 찍고 대회에만 참가하면 만나는 몇사람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출발시간이 다 되었다. 하프대회라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고 스트레칭도 못한 것 같다. 오늘은 동반주를 하지 않고 힘껏 달려 볼 계획을 세웠다.

 

 

 

 

지난 동아대회를 준비하면서 연습삼아 뛴 하프대회에서는 25분대의 기록을 몇번 달성한 적이 있었지만 모두 기록계측기로 정확하게 측정한 것이 아니어서 공식정으로 인정받기에는 무리가 있어 오늘 대회에서 공식기록을  갱신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출발지에서 약식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 주었는데 부족한 것 같다.

 

하프코스 참가자가 2천 800여명이 된다고 하는데 생각보다는 꽤 많아 보인다. 탄천 주로가 비교적 좁은 편이어서 뒤쪽에서 출발한다면 추월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오늘은 모처럼 출발을 앞쪽에서 하기로 했다. 지역클럽이 주최하는 대회인데도 성남시장이 나와서 대회를 주관한다.

 

9시 정각에 출발. 비교적 앞쪽에서 출발했는데도 대략 앞에 100여명이 달리고 있다. 초반 스피드가 조금 빠른 것 같은 느낌은 들었으나 선두그룹의  스피드에 맞추어 그대로 달려 보기로 했다. 1Km의 통과시간 3분 50초. 너무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이 상태로 끝까지 달릴 수 없음을 알기에 속도를 조금 낮추었다.

 

2Km 지점에서 도로를 벗어나 드디어 탄천 주로도 진입한다. 탄천주로는 나의 홈그라운드인지라 어떻게 달리는 것이 경제적인 달리기인지 알 수 있는 곳이다. 속도를 조금 낮추었음에도 몇 사람은 계속 추월할 수가 있다. 아직 날씨가 덜 따뜻해서인지 탄천변에는 벚꽃이 거의 피지 않았다. 다만 개나리가 만발해 있어 개나리꽃 구경은 많이 한것 같다. 따스한 봄날의 즐거운 달리기이다.

 

4.7Km 첫 급수대에서는 두 아들이 오늘 급수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만났는데 급수대에서의 자원봉사가 재미있는지 내가 다가갈 때까지도 날 알아보지 못하다가 뒤늦게 잘 달리라고 응원해준다. 이후 매 Km를 거의 4분 속도에 맞추어서 달렸다. 첫 7Km 반환점으로 다가가면서 앞선 주자의 숫자를 세어보니 대략 30여명. 그동안 많이 추월했나보다. 하지만 앞선 선두주자들은 간격이 너무나 벌어져 있고 다들 잘 달리고 있어 후반에 앞선 사람들이 지치서 천천히 달리거나 내가 막판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 이상 추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원래 탄천 주로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제 황사의 영향인지 산책나온 사람들이 별로 없어 달리기에 좋았던 것 같다. Km당 4분의 속도를 유지하여도 크게 힘들지는 않았으나 속도를 더 올리기는 어려웠다. 대략 4분주로 끝까지 달린다면 1시간 25분 안에는 도착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제2반환점으로 향하면서 중간에 우레탄 도로로 달리는 구간이 있었는데 쿠션이 너무나 좋아 달리기에 힘이 들었다. 나중에 주자들이 마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한 고육책이라 판단되어지는데 걷기는 좋아도 달리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7Km 제 2반환점까지도 몇 사람의 주자를 추월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은 힘들었다.

 

사람을 추월하는 것은 포기하고 25분안에 들어가자고 마음을 바꾸고 나머지 5Km를 달렸다. 생각 같아서는 좀 더 빨리 달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마음처럼 발이 나가질 않는다. 대신 속도를 늦추지는 않고 결승점까지 유지했다. 결승점 도착 시간은 1시간 24분 58초. 겨우 목표를 달성했다. 내 앞으로는 대략 25명 정도의 주자가 앞서 들어간 것 같다. 기록계측기를 달고 뛴 하프기록중 가장 좋은 기록을 달성한 대회이다.

 

물품을 되찾고 나서 결승점으로 되돌아가 천천이 들어오는 동생을 기다리면서 아는 사람이 결승점을 통과하면 준비해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기다리다 보니 동생이 들어온다.  2시간은 넘기지 않고 즐거운 표정으로 들어온다. 몇 사람이 함께 미금역으로 옮겨 대회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고 오늘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