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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족 여행 4-1 (2006.8)

남녘하늘 2008. 5. 21. 09:20

 

이번 제주여행은 터키로 떠나려고 준비했던 가족여행의 대안여행이다. 터키로 떠나기 위한 준비를 모두 해 놓았는데 몇가지 문제와 함께  이라크에 있는 동생이 이 더운 여름철에 터기여행은 맞지 않다는 충고를 받아들여 여행 일정을 변경했다. 갑자기 여행지가 바꾸니 휴가 최성수기에 숙박지와 교통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집에서부터 차를 가지고 목포까지 이동한 뒤 카페리에 차를 싣고 배를 이용해 제주도로 들어가 관광하는 방법을 이용키로 했다. 최고 성수기에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탓이기도  했지만 배를 타고 가는 여행도 아주 추억이 많았던 것 같다. 출항수속에 앞서 목포항  여객터미널을 배경으로. 

 

 

 

 

새벽 두시반에 집에서 출발,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목포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여섯시. 배 출발 시간은 두시간이 넘게 남아 있어 부두에서 가까운 유달산을 방문했다. 이곳 역시 나는 몇번 와 보았지만 가족들은 첫 방문. 유달산 입구 바로 근처에 있는 큰바위 봉우리인 노적봉을 배경으로. 노적봉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적은 군사로 많은 왜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이 봉우리에 이엉을 덮어 아군의 군량미가 많은 것으로 위장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으로 유달산 등산의 시작되는 곳이다.

 

 

 

 

 

이른 아침임에도 날씨가 더워 해발 228m 밖에 되지 않는 유달산을 오르는 것이 힘이든다. 처음 산을 오를때 생각으로는 정상까지 갔다올 계획이었는데 다들 중간도 오르지 못해 내려갈 것을 요구한다. 중간에 있는 정자에서 목포항쪽 시내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찍고 다음에 덥지 않을 때 재차 방문키로 했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유달산은  노령산맥의  맨 마지막 봉우리이자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끝인 산이다. 날씨만 무덥지 않았다면 정상까지 올라 목포시내와 시원스러운 다도해의 경관을 관찰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날씨가 더워서 빨리 내려 가자고 해놓고 자기가 관심있는 것은 꼭 다 보고나서야 움직이는 진영이와 시영이. 산을 내려오다가 만난 이순신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유달산을 등산한후 목포항으로 내려오던중 발견한 동양척식회사 목포지점 사옥. 1908년 일제가 우리나라의 토지와 자원을 독점·착취하기 위하여 한국내에 설립한 국책회사(國策會社)이었던 동양척식회사의 목포지점인데 목포시에서 올바른 역사인식과 더불어 학생들에게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후 보수 공사를 하고 얼마전 개관했다고 한다. 전라남도내 유일한 르네상스식 건축양식인 이 건물을 새롭게 꾸미고 개관기념으로 일제 침략사 및 목포의 근대사를 담은 특별사진전을 개최하는데 아직 아침이른 시간이어서 관람을 할수는 없었다. 유달산을 갈때처럼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면 이런 역사적인 건물을 구경하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발로 걸어다니는 여행을 한 덕분에 우연히 볼 수 있었다.

 

 

 

 

목포항에서 제주항까지 4시간만에 돌파하는 뉴씨월드 고속훼리호. 12,000톤급의 쿠르즈여객선으로 1,300여명이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대형배인데 많은 승객들이 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이 발달하려면 이런 배가 많아지고 서비스가 더욱 향상되어야 할 것이다. 배안에서의 바가지 상혼과 청결하지 못한 선실로 인해 배를 타본 소감은 아직은 조금 멀었다는 느낌.

 

 

 

 

 

제주도 도착후 여객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용두암. 진영이와 시영이도 용두암은 처음 와본  곳이 아니어서 반응이 시큰둥하다. 이번 제주여행의 첫 방문지는 절반의 실패. 하지만 좋은 곳이 많으니 조금만 기달려라....

 

 

 

 

과거에는 제주도를 생각하면 용두암을 떠올릴만큼 유명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주도내 관광지를 많이 개발함으로 인해 용두암의 가치가 많이 떨어진듯하다. 굳이 용두암을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제주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이곳을 통과해야 했기에 방문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파도에 씻기고 풍화작용으로 인해 빚어진 불가사의한 높이 10m가량의 용머리 형상의 기암이지만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한번씩 만지는등의 행동으로 많이 훼손된 상태로 예전처럼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용의 머리 모습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어 아쉬운 곳이다.

 

 

 

 

두번째 방문지인 한림공원의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진영이와 시영이.

 

 

 

 

 

  

날씨는 푹푹찌는 무더위였지만 한림공원은 잘 가꾸어진 정원이고 그늘이 많아서 시원했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지만 한번 구경하고 나면 다시 잘 가지지 않는 곳이 식물원같은데인데 오랫만에 방문한 한림공원은 또 다시 변신을 했다. 규모도 엄청 커졌을 뿐 아니라 나무들도 많이 자랐으며 야열대 식물원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식물이 참 많았다. 와싱톤야자원, 카나리아야자원, 선인장원, 열대식물온실등도 볼만했다. 약 2000여종의 희귀한 아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었고 제주 산야초 코너에서는 제주자생식물도 만날 수가 있어 좋았다. 오랫만에 방문한 한림공원, 생각보다는 훨씬 좋았다는 평가를 주며 덕분에 이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세번째 방문지인 오설록 녹차 박물관. 녹차박물관의 실내는 넓고 깨끗했으며, 심플하고 모던함으로 인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제주도의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소재들이 현대적인 감각의 심풀함에 접목되어 조화를 이루는 것이 건축의 힘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며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녹차케이크와 녹차 아이스크림. 그저 많이 돌아다니고 사진만 찍는 것이 아이들에게 여행의 모든 것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차도 한잔 마시고 여유를 갖고 쉬었는데 그것을 느꼈을까.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는 것에만 만족하고 여행의 참맛이 무엇인지는 깨닫지 못했을 것 같기만 하다.

 

  

 

 

 

 

한국 최초의 차 전문박물관으로, 정식 이름은 '설록차뮤지엄 오'설록(o'sulloc)'이다. 2001년 9월 설록차를 생산하는 태평양(주)이 서광다원 입구에 설립했는데  상설전시관·선물코너·전망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만들어진 대표적인 찻잔 140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전망대에서는 한라산과 광활한 다원(茶園) 풍경이 내려다 보이며, 박물관 건물 주위 정원에는 연못과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 제주도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가볼만한 곳으로 강력추천해 볼만한 곳이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박물관 내부에서의 잠시동안의 피서와 먹거리를 즐기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넓은 녹차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앞에 펼쳐지는 서광다원과 주위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차밭'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전라남도의 보성을 생각하지만 제주도에서도 그런 경험을 할수 있다. 제주도는 추사 김정희가 유배시절 차를 가꾸고 차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했던 유서깊은 차 유적지이자 공기 좋은 최적의 차생산지이다. 남제주군 안덕면에 태평양의 대표적인 다원인 서광다원이 있고 그 안에 "오 설록'이라는 녹차박물관이 있다. 보성처럼 산에 계단식의 녹차밭은 아니지만 제주의 녹차밭도 상큼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네번 째 방문지인 추사적거지(秋史謫居址)

제주도로 유배되어 왔던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65)의 유적지로 대정읍 안성리에 있다. 당시 그가 9년 동안 귀양살이를 했던 곳으로 유허비(遺墟碑)가 서있고,  김정희의 글씨 및 그림 복제품을 전시해 놓은 추사기념관이 있으며  김정희가 머물러 살던 초가 집을 옛 모습대로 복원해 놓았다. 교육적 차원에서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다른데서 시간을 많이 빼앗겨 도착하니 이미 입장시간인 6시가  지나 기념관이나 초가집을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주위를 돌며 담장 너머로 몇가지만 구경하고 기념관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만 남긴다. 추사체를 완성하고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를 그렸던 곳이 이곳이라고 한다.

 

 

 

 

 

용머리해안의 하멜기념관  

 삼방산 아래 용머리 해안에 하멜이 타고 온 상선의 모형을 만들고 기념관을 꾸며 놓았다. 핸드릭 하멜은 1653년 네들란드 상선 스패로우 호크를 타고 대만에서 일본 나카사키를 향해 항해 도중, 대만 해협에서 치명적인 태풍을 만나 모슬포 부근에 상륙했는데 이들이 바로 우리나라를 서방 세계에 최초로 알린 유럽인들이다. 이 기념관에는  하멜 관련 자료와 하멜표류 영상, 조선에서 13년간 생활 모습 등을 보여주는 하멜전시실이 꾸며져 있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 감독과 네덜란드 히딩크 마을을 소개하는 전시실이 마련돼 있는데 우리 일행은 너무 늦어 전시실은 구경하지 못하고 상선옆에 만들어 놓은 하멜 동상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시영이는 이후 이곳을 여러번 더 지나치는 동안 계속해서 입장해 보자고 조르는 통에 다음에 가보자고 설득하느라 힘이 들었다.

 

 

 

 

 

 하멜기념관의 근처에 있는 용머리 해안에서...  

 

 

 

 

 

 삼방산을 배경으로.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