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구경하고, 철 이른 벼베기를 하고 있는 철원평야의 모습도 보면서 달렸다. 여름에 훈련량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쳐치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호홉을 맞추며 달려주는 지인들 덕분이 아닌가 싶다. 달리면서 사진으로 많이 보던 노동당사 건물도 구경하고 민간인 통제선도 통과하고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까지도 가보는등 철원의 구석구석을 둘러본 셈이다. 추수를 기다리는 들판을 보면서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을 느끼면서도 비무장지대를 접하고 북한땅이 바로 옆이다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에서 답답함도 함께 느낄수 있는 대회였던 것 같다.
결승점 도착시간은 3시간 18분 21초. 후반 하프가 전반보다 3분 늦은 1시간 40분 35초가 걸렸다. 후반에 힘을 내서 이븐 페이스로 달렸으면 더 좋았을텐데 항상 막판에 힘에 부쳐 빌빌거리니 연습부족 이외에 다른 변명이 있을 수 없다. 나중에 기록실에서 내 기록을 확인해보니 총 562명이 완주했는데 그중에서 73등을 했고, 완주자 중에서 31명이 서브 쓰리가 나왔으니 얼마나 고수들이 많이 참가했는지를 알수 있는 대회이다. 그래도 지난 여름 대회이후 기록이 계속 단축되고 있으니 가을에 다시 한번 최고 기록 단축을 기다려보아도 될 것인지?
오늘 대회에서 풀코스 100회를 완주한 김창렬님과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철원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 100회를 완주한 김창렬님(중앙)과 함께. 김창렬님은 강원도 평창에서 한국자생식물원을 운영하시고 100회 마라톤 공원도 만든 분이다. 사업에 대한 추진력과 마라톤 사랑이 남달라 내가 많이 본받고 싶은 분이기도 하다.
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나서 철원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100회 마라톤클럽의 이우범님 농장에서 뒷풀이겸 김창렬님의 100회 완주 기념식을 가졌다. 넓찍한 잔디 정원과 목장과 밤나무에 둘러싸인 전원주택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처음으로 사슴고기도 먹어보았다. 기념식을 진행중에 문희형 형수님과 이혜숙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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