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식형과 함께 계획도 없이 훌쩍 떠난 설악산 여행. 몇 달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한 것에 대한 내 스스로의 보상여행인 셈이다. 아침 일찍 강동에서 출발해 양평, 용문, 홍천, 인제를 거쳐 한계령을 넘어 속초에 들러 시내관광을 잠시 하고, 다시 미시령을 넘어 백담사에 방문한 여정이었다. 아직 한여름은 아니지만 너무 더운 날씨에 적당히 땀도 흘렸고, 산속에서는 여유도 부리며 자연을 느끼는 시간도 가진 여행이었다. 아무런 목적없이 특별한 계획도 없이 떠나본 지가 얼마만인지 가물거린다. 때로는 이런 여행도 필요한데 그동안 누구를 위해서 떠난다든가, 아니면 무엇을 해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떠났기에 항상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것도 그냥 아무때나 시간에 되는대로 오자고 떠났는데, 정작 항상 바쁘게 바쁘게에 젖어버린 일상인지라 하룻밤도 쉬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오고 말았다. 다음에는 정말 일상에서 벗어나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여행을 떠나보리라 생각해 보지만 언제나 가능할지...
홍식형과 함께 한계령 휴게소에서
속초 시내에 설치되어 있던 드라마 '대조영' 세트장 에서. 밖에서 보기에는 그럴듯 해보이지만 드라마세트장이라는 것이 TV에서 보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고, 더구나 이날 속초 시내 날씨가 너무나 더워서 햇살아래 아무런 대책없이 구경다닐 수 없어 입구에서 사진 몇장만 찍고 지나쳤다. 아이들과 함께였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들어갔을지 모르지만... 그 더운 날씨에도 관람을 위해 입장하는 사람이 있어 대단하다는 생각이...
속초 시내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미시령에서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아무리 각도를 잡으려고 해도 뒤로 보이는 전선을 안나오게 할 수가 없었다. 이곳 말고 다른 곳에서는 차량을 세워놓고 사진을 찍을만한 공간도 없고, 또 위험이 있기에 할 수없이 울산바위만 보기로 하고 이곳을 선택....
얼마전 미시령을 통과하는 터널이 개통되어 서울에서 속초로 가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기는 했지만 옛길로 넘어가는 풍광과 정취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날 일부터 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옛길을 통해 미시령을 넘어왔다. 터널이 개통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는 미시령 휴게소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휴게소도 쇠락의 길을 걷게될 것이다. 사람들이 너무 편한 것만 찾고, 빠른 것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미시령에서 바라보는 속초 시내와 동해바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설악산의 모습 또한 얼마나 괜찮은지를 기억한다면 한번씩은 시간을 내어서 미시령 옛길로 다녀 볼 것을 권유해본다.
오래만에 방문한 백담사와 백담사 경내에 있는 만해 기념관. 만해 기념관은 남한산성 내에도 있는데 이곳 기념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남한산성에 있는 기념관은 사설 기념관으로 입장료을 징수한다. 백담사로 넘어오니 속초 시내와는 달리 숲속에 둘려싸여 있어서인지 기온차이가 엄청나다. 옛날에는 백담사 입구에서 백담사까지 계곡을 끼고 구비구비 돌아 걸어서 들어왔는데 모처럼 방문해보니 셔틀버스라는 이름으로 적잖은 운임을 받고 절 앞까지 운행하고 있었다. 갈때만 버스를 타고 올때는 걸어올 생각이었는데 도로가 좁고, 걸어서 내려오기에는 옛날의 정취가 없어 역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만해기념관을 배경으로.
만해기념관 앞에 있는 만해 한용운님의 흉상.
백담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홍식형과 함께. 사월 초파일이 지난지 한참이나 지난듯한데 아직 경내에 연등이 남아 있었다. 옛날에는 백담사에만 들어와도 깊은 계곡을 들어왔다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절 마당앞까지 버스가 들어오니 그런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 이제는 이곳에서 훨씬 더 깊은 곳에 있는 봉정암에나 가야 그 느낌과 분위기를 가질 수 있으려나...
백담사의 경내 모습과 백담사 주변의 풍경.
백담사 경내로 들어가는 돌다리를 배경으로... 옛날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가 있었고, 큰물만 한번 지나가면 다리가 떠 내려가곤 했었는데... 다리 위쪽으로 시멘트로 대충만든 다리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옛날의 징검다리나 나무다리의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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