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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조대 여행 (2010.3.27)

남녘하늘 2010. 8. 7. 09:47

 

주말이면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이 주말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면 얼마나 편안한 여행이 될까? 100회 마라톤클럽의 7인방 모임이 모처럼 마라톤대회 단체 참가가 아닌 양양으로 휴식 여행을 떠났다. 지난 겨울 모임에서 강원도 양양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석환형이 동해바다에 한번 놀러가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이에 모두 동의해서 이번 여행이 이루어졌다.

 

올해는 정말로 봄이 시작되고도 한참 지난 3월말까지 눈구경을 하게 되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눈을 엄청 많이 보게 되었다. 서울을 출발할 때는 날씨가 맑았는데 경춘고속도로를 통해 속초를 향해 이동중 인제 부근에서 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미시령을 넘으니 봄눈치고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한겨울에 내리는 눈과는 달리 물기를 많이 포함해 있어 도로에는 쌓이지 않고 차들에 의해 녹아버렸지만, 도로 주변과 나무에는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속초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난 뒤, 양양으로 이동.... 석환형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7인방중 배봉맹 형과 박서구형이 참석하지 못하고 이문희형, 오석환형과 박상학, 최병주, 나 5명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 차량도 석환형이 준비한 개조한 스타렉스를 이용해서 5명이 다니기에는 아주 편한 여행이 되었다. 가끔씩 이용하는 아파트인지라 냉방을 따뜻하게 만드는 동안 주문진시장에 가서 횟감과 다른 먹거리를 사오고...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에서 밤 늦도록 좋은 사람들과의 모임. 대화가 길어져 결국 맥주를 파는 가게가 문을 닫아버려 술이 없어 술자리가 끝났다. 같은 취미에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인지라 대화의 소재도 끊임이 없고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게다가 체력까지 좋으니 누구하나 먼저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양양까지 와서 그냥 회만 먹고 가기에는 아쉽다고 해서 아파트에서 가까이 있는 하조대를 방문하게 되었다. 나 역시 하조대를 수없이 지나쳤지만 하조대 방문은 처음인지라 대환영...  아파트에서 차를 타고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어제 내린 눈의 영향으로 날씨도 춥고 바람도 거세게 불어 바닷가에 가기에는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조대등대와 하조대로 가는 갈림길에 있는 전통 찻집. 바람때문에 날씨는 춥지만 소나무에 쌓인 눈들이 녹아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면 영하의 날씨는 아닌듯싶다. 하지만 바람은 정말로 거세다.   

 

 

 

7인방 모임중 동갑인 박상학과 나, 그리고 최병주. 나무에 쌓인 눈은 녹아 내렸지만 땅에 쌓인 눈은 아직 다 녹지 않았다.

 

 

  
하조대에는 지금은 더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 작은 등대가 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얀 등대가 주변의 자연환경과 제법 잘 어울려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릴 때 배우고 불렀던 등대와 관련된 노래때문인지 등대를 보면 늘 아련한 느낌이 든다. 등대와 어우러진 바다의 모습은 정자인 하조대에서 바라 보았을 때 예쁘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보면 그냥 콘크리트 건축물의 느낌이 더하다.

 

 


양양은 이름부터 '해돋는 곳'이라고 지어진 것만큼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그중 하조대와 낙산사는 일출 명소로 많이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하조대의 기암 괴석 위로 떠 오르는 일출을 보면 좋았을텐데 날씨도 흐리고 해 뜨는 시간을 한참이나 지나서 방문했기에 멋진 일출은 관람할 수 없었다. 괴암 괴석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인상적이다.       

 

 

 

 

 


해안선을 따라 기암절벽이 우뚝솟고 소나무들이 함께 어우려져 멋진 광경을 이루고 있다. 등대가 있는 쪽에서 입구 쪽으로 다시 되돌아 와서 우측의 정자코스로 이동하면 절벽 위에 하조대라는 현판이 걸린 작은 육각정(1955년 건립)이 있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서 만년을 보냈다고 하는 곳으로 두 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라 이름지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이곳은 태조 왕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날씨가 추워 이곳에 온 사람이 없어 늘 한사람은 사진 속에 없다.    

 

 

 
하조대 백년송은 하조대의 상징적 존재이다. 언젠가 애국가가 나올 때 배경으로 쓰이기도 했던 장소이다.  동해안의 넓고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해안에 우뚝 솟은 기암 절벽위에 오래된 소나무, 고난을 이겨내고 생존해온 우리의 선조들의 기상을 보는 듯하다.  

 

 

 

  

 

 

하조대 육각정을 배경으로 이번 여행을 제안하고 장소 제공에 차량 제공까지 해준 오석환 형과 함께. 하조대에도 가족과 함께 수 없이 왔을텐데...  

 

 

 

집으로 돌아오던 중 주문진 시장에 다시 들러 어시장에서 최병주와 함께... 어시장에만 가면 왜 이렇게 신나는지 알 수가 없다. 바닷가에 살지 않았기에 바다에 대한 어려움이나 편견이 업고, 놀러 와서 좋았던 기억만으로 인해 바다에 대한 로망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집으로 바로 갈 계획이었다면 가족들에게 줄 싱싱한 해산물을 샀을텐데 다른 약속이 있어 이번에는 패스... 1박 2일간 속초에서 양양을 거쳐 주문진까지 좋은 추억을 쌓고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