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마라톤클럽의 총회와 송년행사가 역삼동에 있는 '라운지W'에서 열렸다. 최근 마라톤대회에도 많이 참석하지 못하고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분당검푸마라톤클럽에 열심히 나가다보니 상대적으로 100회 클럽회원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심지어 최근에 가입한 신입회원들은 나도 모르고, 그 회원들도 나를 잘 모르는 경우도 생겼다. 100회 마라톤클럽은 평소에 따로 모여서 훈련을 하는 클럽이 아니라, 주로 대회에 함께 참석해서 만나고 정을 쌓아가는 클럽인데 그 정서에 내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한해 11번의 풀코스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는데 겨우 한번 100회 마라톤클럽의 복장으로 뛰었으니 신입회원들이 나를 100회 회원이라고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송년행사마저 참가하지 않으면 회원들께 인사한번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아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오늘도 회사내 행사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회사 동료들과 아침부터 인천, 영종, 청라지역을 둘러보고 소래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분당까지 왔다가 다시 서울로 가니 약속시간보다 거의 2시간이 늦어졌다. 이렇게 한번 참석하기가 어려워서야... 그래도 늦어졌다고 포기하지 않고 늦게라도 갔으니 다행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의 행사는 끝나고 식사와 함께 노래자랑과 경품추첨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 행사에서 나의 풀코스 100번 완주 기념패를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완주기념패 수여 행사도 너무 늦어 이미 끝나버렸다. 또한 일반 마라톤클럽에서는 하기 힘든 클럽의 역사를 기록한 '100회 마라톤클럽 십년사' 를 발간하고 이를 기념하는 발간행사도 진행해 버렸다. 우리나라 마라톤클럽이 만들어진지가 대부분 10년을 전후하는 현실에서 클럽 10년사를 기획하고 발간한 클럽은 아마도 100회 마라톤클럽이 처음일 것이다. 많은 점에서 100회 마라톤클럽은 앞서 나가고 있는 클럽이다.
마라톤 참가횟수로 따져도 타 클럽과는 비교도 되지 않고, 횟수와 더불어 기록으로 따져도 전체 회원의 1/4이 넘는 55명의 회원이 Sub-3를 달성했다. 그져 많이만 뛰는 클럽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지나간 10년의 세월을 하나의 책자를 만들어 기록으로 남겼으니 이 또한 타 클럽에 앞서나가는 행동이자 모범이 아닐까싶다.
뜻깊은 행사가 많이 있었는데 내가 늦게 오는 바람에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뒤늦게 십년사 책자 한권을 받아들고 행사에 참가한다. 식사도 끝나가는 분위기여서 혼자 먹겠다고 돌아다니는 것도 쑥스럽다. 하지만 친하게 지내는 선배들이 내가 언제 도착할 것인지를 계속 전화로 물어보면서 기다리고 있어 뿌듯한 마음이... 평소에 선배들께 잘 보였나보다.
총회와 송년행사가 열린 '라운지W'의 모습.
100회 마라톤클럽과 지역모임인 분당검푸마라톤클럽의 동시 회원인 김정오선배님과 함께. 100회 마라톤클럽은 내가 먼저 가입했고, 분당검푸마라톤클럽은 선배가 먼저 가입했다. 그리고 정말 만나기 어려운 국민학교 4년 선배님이기도 하다. 32년전 너무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없어져 버린 서울 수송국민학교.
이미 다른 회원들은 각자의 완주 기념패를 받았지만 나를 위해 진행되던 행사를 잠시 중단하고 풀코스 100회 완주 기념패를 수여했다. 100회 마라톤 클럽의 가장 큰 행사가 바로 풀코스 100회 완주기념패 수여식으로 모두 100회 완주 기념패를 받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것이다. 왼쪽부터 김만호 사무총장님, 양성익 회장님, 나 그리고 정미영 감사님.
100회 마라톤클럽의 소모임인 7인방 모임의 오석환형과 함께. 벌써 7인방 모임이 결성된지도 5년이나 되었고 그동안 국내외를 많이도 어울려 다녔다. 같이 있어도 즐겁고, 자주 보지 못해도 늘 함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올 한해 100회마라톤클럽의 각종 기록을 정리해 놓은 도표다. 개인별 완주횟수도 정리해 놓았고 개인의 특이기록도 정리해 놓았다. 나도 올해 풀코스 100번을 완주했지만 우리 클럽에서 200회를 달성한 사람도 3명이나 있고, 300회를 달성한 회원도 1명이 있다. 다른 클럽에 가서 100번 완주는 대단한 기록이지만 우리 클럽에서는 내가 111번째 달성한 기록이고, 최고로 많이 뛴 회원은 337번을 뛴 회원이다.
기념패 수여행사가 끝난 이후 다시 노래자랑과 유흥의 분위기로 돌아갔다. 나를 위해 기다려준 선배님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보냈다. 똑같은 장소에서 등장인물들만 바꿔가면서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송년회 장소는 예약시간을 지켜줘야 하는지라 10시가 되어 행사를 종료하고 마음이 맞는 몇 몇 회원들끼리 모여서 담소의 시간을 더 가졌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 인근인지라 주변의 주점은 모두 젊은 사람 분위기에 안주도 내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는 안주만 있어, 술도 안주도 별로 먹지 못하고 대화의 시간만 더 가졌다. 오늘로서 마라톤과 관련된 2009년의 송년회는 모두 마쳤다. 내년에는 좀 더 열심히 달리고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도 교류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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