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모임

난타 관람 (2009.11.20)

남녘하늘 2010. 1. 24. 06:19

 

부서 직원들과 함께 경향신문사 사옥에 있는 강북정동 난타전용관으로 '난타' 공연을 보러 갔다. '난타' 공연을 처음보는 것은 아니였지만 전용극장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난타' 공연과 '점프' 공연을 처음 접했을 때 이 두 공연은 비언어극으로 앞으로 세계무대에 나가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두 공연은 모두 세계무대에서 공연되었고 호평을 받았다. 

 

오늘 공연에도 외국인들이 단체 관람을 많이 와서 평일의 객석이 모두 만석이었다. 벌써 10년이상 장기공연을 하고 있어 내수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한국에 관광오는 사람들이 한번씩 보고가는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되어 있었다. 특히 오늘 공연에는 중국사람들이 객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행사에서 미리 예매를 해 놓았던듯 좋은 자리는 모두 외국인 차지였다.   

 

 

 

 

'난타'는 한국 전통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린 한국 최초의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이다. 신나게 두드리고 정신없이 웃겨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파워풀한 공연으로 누구라도 신명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보니,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람 코스로 자리매김한 '난타'는 세계 최대규모의 예술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1999년 국내 최초로 참가 했고, 아시아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1년 6개월의 장기공연을 하기도 했다. 1997년 10월 초연 이후 지금까지 1만4000회 공연돼 480만여 명의 관객이 찾았고,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난타'를 통해 올린 매출은 75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강북정동 난타전용관 입구에서 동료들과 함께. 공연장 입구에서부터 둘씩, 셋씩, 혹은 단체로 모여드는 시끄러운 대다수의 중국인 관광객과 가끔 보이는 조용한 일본인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공연장 밖에도, 공연을 시작하기 전의 안내문도 한글,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동시에 나온다. 마침내 장내에 불이 꺼지고 어둠 속에서 다듬이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더니 점차 커져서 쿵쿵 울린다. 공연장에 오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음향들이다. 피로연 음식들을 준비하면서 요리사들이 겪는 이런저런 실수를 보면서 유쾌한 재미를 더해가는 동안 요리사들은 수시로 객석으로 와서 외국인 관객들을 불러내어 공연에 참여시켰다.


신랑, 각시로 분장을 하기도 하고, 요리사들과 함께 만두를 만들게 하는 등 관객들은 단순히 공연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공연하고 출연자들과 공감하면서 일체감을 느끼게 했다. 모두가 함께 웃고, 박수치고, 호홉을 함께 하다보니 끝날 시간이 되어 있었다.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조리기구를 비롯해 손에 닿는 무엇이든 악기삼아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소리의 세계를 보여준 난타의 감흥은 아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연극의 재미를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한마디로 참 괜찮았다. 특히 남녀 배우들의 몸매관리가 대단했다. 남자 관객의 여자배우의 몸매에 눈이 갔고, 여자 관객들은 남자 배우의 몸배에 눈이 갔을 것이다. 공연장을 꽉 채우는 두드림의 울림이 너무 즐거웠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새로 단장한 세종로에 들러 보았다. 사무실과 집에 모두 분당이다 보니 새로 단장해 개통한 세종로에 처음 오게 되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흐리고 쌀쌀해서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아쉬웠고, 다음에 날이 풀리면 다시 한번 와서 제대로 구경해야 할 듯하다 .    

 

 

 

 

 

 

계속해서 날씨는 쌀쌀했지만 명동으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청계광장과 청계천에 들러서 연등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왔다. 갑자기 물려온 첫 추위가 사람을 움추려지게 만든다. 이제 겨울을 알리는 서막이다. 높은 빌딩 사이에 있는 청계광장에는 더욱 거썬 바람이 분다.

 

 

 

 

낮보다는 밤에 조명이 들어왔을 때 구경했다면 훨씬 더 멋있을 것 같았다.  원래 전시기간이 길지 않았었는데 호응도가 높아서 전시기간을 연장했다고 들었는데, 생활하는 곳에서 멀다보니 이런 류의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낮이라도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난타 구경을 마치고 분당으로 돌아와서 동료들과 함께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용인 고기동에 있는 '예인'이란 레스토랑 이었는데 시내에서 떨어진 계곡 깊숙히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도 좋았고 음식도 좋았다. 하지만 대전으로 출장갔던 일부 동료들이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막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들어서 직원 융화를 위한 모임을 자주 가지라고 해서 이런 식사 모임이 빈번히 있다.  

 

 

 

 

 

 

 

 

 

 

모임을 마치고 나오니 금년 겨울 들어 첫 눈이 내리고 있었다. 산 속인지라 날씨가 추워서인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는데, 분당으로 나오니 눈이라기 보다는 진눈깨비에 가깝다. 하여간 공식적으로 서울지방에 내리는 첫 눈이다. 첫눈이 내리는 날, 무척 바쁘고 재미있게 하루를 보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