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불교신자라고 생각하는 나는 석가탄신일이 되면 습관적으로 절을 찾아나선다. 절에 가서 연등도 달고, 절에서 밥도 얻어먹고 오곤 한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분당에 있는 천태종인 대광사와 조계종인 골안사를 방문했다. 평소에 일정한 절을 정해놓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조계종이든 천태종이든 종파도 따지지 않고 다니기 때문이다. 분당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대광사는 천태종단이고 아주 작은 절인 골안사를 조계종단이다.
점심 무렵에 직장선배님(조영득처장)의 딸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있는 식장을 다녀 왔더니 절에 가는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더구나 내려 오는 길에 잠시 친구까지 만나고 오는 바람에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버려 절에서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집사람과 함께 모처럼 집에서 가까운 대광사부터 찾았다. 사월 초파일날 절에 와보면 서민들의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있다. 그것은 절 앞마당에 매달려 있는 연등의 숫자이다. 벌써 몇 년전에 비해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불교도의 숫자가 줄어든 것일수도 있지만 불교신도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고, 어려운 경기탓에 연등조차 매달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싶다.
대광사 앞에 도착하니 몇 년동안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목재등과 건설 자재들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불사를 만드는 큰 작업이 끝난듯 보였다. 조금 늦게 갔더니 절안에 차량을 세울 공간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너무 멀리 있는 학교 운동장에 세워 놓고 걸어왔다.
오랫만에 방문한 대광사에는 그동안 미륵보전 불사를 짖느라 가려 놓았던 덧집과 철벽이 드디어 철거되고 있는 중이였다. 3층 목조 건물로 웅장한 자태가 드러나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면적 661㎡(200평)에 아파트 10층 높이인 33m 규모라고 한다. 통목조 건축양식인 다포집(기둥머리 위,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간포(空間包)라는 두공을 배치한 형태)이며, 국보 제62호인 전북 금산사 미륵전과 같이 외부의 모습은 3층 전각이지만 내부는 단층으로 건설된다고 한다. 목재는 11t트럭으로 200대 분량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이 미를보전을 건축을 위해 수 많은 목재가 절 앞에 쌓여 있었는데 200대 분량이면 엄청나게 사용되었네. 앞으로 단청까지 마치고 나면 엄청난 건물이 될 것 같다.
대광사에 너무 늦은 시간에 와서 점심시간은 지나버렸고, 저녁에 가까운 시간이어서 공양을 먹을 수 있는지 의문이었지만 공양소에 가니 아직 배식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공양을 먹고 갔는지 나물도 부족하고 고추장도 부족했지만 절에서 먹는 밥은 항상 맛있다. 늦은 시간까지 수고하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덕분에 올해도 절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절 마당에서는 부처님을 목욕시켜 주는 관불의식을 할 수 있어 집사람이 경건한 행동으로 관불의식을 행했다. 아직까지 이런 불교의식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집사람인데 올해 재수생활을 하고 있는 큰아들을 위한 어머니로서의 바램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올해도 초파일날 절 3곳을 돌아보지는 못하고 인근에 있는 골안사까지만 다녀왔다. 우리가 도착할 무렵에는 산골자기에 위치한 절인지라 빨리 어둠이 몰려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아침에 작은 녀석의 내 마음에 차지 않는 행태로 인해 화를 냈던것을 되집었더니 집사람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 있는데...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하지만 알면서도 잘 안된다. 절에까지 와서도 그 분노가 삮여지질 않는다. 한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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