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사진/가족 사진

워커힐 호텔에서 (2010.7.27 )

남녘하늘 2010. 9. 12. 07:52

 

 여름 휴가를 맞아 회사에서 제공한 워커힐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집사람의 표현처럼 신혼여행을 갔다온 이후 국내 특급호텔에서는 처음 숙박하게 되는 것 같다. 나 혼자서야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은 호텔을 다 돌아다녀 보았지만 부부가 함께 호텔에 와 본지가 정말로 오래 된 것 같다. 평소에 이런 여행을 자주 다녔어야 했는데, 괜스레 미안해지고 후회가 된다. 집사람이 생각보다는 좋아하는 기색이 역역하다. 하지만 호텔에서 두사람만 오븟하게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집에 혼자 남아 있을 작은녀석과 함께 보내자고 해서 그리 넓지 않은 침대에서 세 명이 하루를 보냈다.

 

작은 녀석이 'W'호텔이 더 좋은지를 알고 있는지 계속해서 'W' 타령을 해서 다음에 니가 돈벌어서 자주 오라고 말해 주었다. 고등학교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왜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를 진정으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철부지다. 내 혼자의 욕심에 화도 자주 내 보지만 쇠귀에 경읽기다. 요즘들어서 내 스스로 작은 녀석 공부 잘하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려고 정말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도 잘 안되고 있다. 모든 것이 내가 원인 제공을 했다고도 생각해 보지만 그 또한 스스로 인정하기가 어렵고... 집사람은 사고치지 않고 학교 열심히 다니는 것만 해도 행복한 줄 알라고 한다.

 

어짜피 집에 두고 와도 특별히 열심히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어 함께 보내기로 작정했다. 좋은 시설에서 함께 자보게 하는 것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 또한 내 욕심이기에 그 마음도 버리기로 했다. 2인용 트윈베드에 세사람이 자려고 생각하니 집사람과 나는 불편한 잠을 자야만 했다. 짐을 옮기기 위해 객실에 도착한 뒤 객실을 한컷 찍어 보았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11층의 룸이다.    

 

 

 

 

호텔내 다녀볼 곳이 별로 없는 곳이라 'W'호텔 로비에도 가 보았다. 지금껏 여러번 갔어도 그냥 설치 미술인지만 알고 있었던 것이 나무거울이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사람이 지나가니 그 사람의 모양처럼  나무조각의 각도가 변하면서 거울에서 보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네...   

 

 

 

내국인은 출입금지가 되어 있어 들어갈 수 없었던 카지노 입구에서.... 실외 날씨가 너무나 더워 바깥 산책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호텔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볼 것이 별로 없은 워커힐 호텔이다. 시내 중심가도 아니어서 인근에 구경 갈만한 곳도 없고...   

 

 

 

 

 

호텔을 나와 주변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 보았다. 하지만 정말 날씨가 더워서 잠시 동안의 산책이지만 땀이 제법 흐른다. 처음 나올때에는 아들과 운동도 할겸해서 산책로를 두세바퀴 돌아 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한바퀴로 산책을 마치고 나서 아들이 걷지 못하겠다고 한다. 나도 속으로 더웠기에  못이기는 척하면서 산책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바로 샤워... 실내가 시원하고 좋다.   

 

 

 

아침 6시 객실에서 바라본 동쪽 하늘과 한강. 해는 이미 한참 전에 떠올랐는데 짙은 구름에 가려 조금만 보이고 햇살이 아랫쪽으로 퍼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참을 구름 속에 숨어 있던 해가 30분쯤 지나 구름을 벗어나자 방이 햇살이 가득해지면서 눈이 엄청 부시다. 

 

 

 

워커힐 호텔까지 와서 그냥 잠만 자고 돌아가기는 아쉬워 아들이 학원을 가야하는 시간을 역으로 계산해서 야외 수영장을 다녀 오기로 했다. 아침 10시에 개장한다고 해서 시간을 맞추어  수영장에 입장.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은 별로 없지만 날씨는 엄청나게 덥다. 비싼 입장료 만큼이나 관리를 잘해 놓았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좀 더 오래 놀고 왔어도 괜찮았을텐데 미리 약속된 수업이 있어 부득이 한시간정도 밖에 놀지 못했다. 더구나 내일부터는 속초를 비롯해서 강원도의 여러 곳을 여행갈 계획까지 있어 오늘까지 하루 온종일 쉴 수가 없었다. 차라리 수업을 빼먹고 놀게해 줄까도 생각했지만 아직은 내 생각이 고루한지라 실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철부지 작은 아들. 고등학교 2학년이나 되었는데도 생각하는 것도 어리고, 행동하는 것도 어리다. 식탐이 있어 뚱뚱한 편인데, 몸매에 신경쓰지 않는줄 알았더니 스스로 창피한 줄은 아는지 몸매를 가릴 상의를 찾았다. 단점만 보려고 하면 단점이 더 부각되고, 장점을 찾으려 하면 장점이 더 부각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수양이 부족한 나는 아직도 잘 안된다. 착하고, 마음먹은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실천하려고 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좋고... 그러고 보면 장점도 많네.   

 

 

 

 

성인 풀장에는 그늘이 없어서 다시 아동용 풀장으로 이동했다. 성인 풀에는 수영을 하기 보다는 썬텐을 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오는 듯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성인풀에는 한사람도 없다.   

 

 

 

 

 

짧은 1박 2일간의 외출, 워커힐 호텔에서 이번 여름 휴가를 시작한다. 하지만 잠을 잤던 방도 넓지 않고, 호텔내에서 할 일도 별로 없고 그다지 좋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들에게 일종의 자극을 줄 수 있었던 것을 제외하곤...  하지만 그것도 내 생각이다. 아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아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내가 바쁘다는 이유와 아들의 살과의 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우리 가족의 외식을 정말로 오랫만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