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휴일인데 아들들과 함께 놀 수가 없어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동생집에 놀러 가 동생집 인근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기로 했다. 지난 겨울, 박물관에 갔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모두 관람하지 못했던지라 빠른 시일안에 한번 더 가 보기로 했던 것을 실천하기로 했다. 항상 박물관 구경은 하고 싶은 일이지만, 아이들이 크고 나서는 모처럼 마음먹지 않으면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오늘도 미리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가 불연듯 생각이 나서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해수욕장이나 수영장 이외에 어디 놀러 다니기에는 그다지 좋은 날씨가 아니였다. 동생 집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걸어가려고 했더니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반대를 한다. 할 수 없이 차를 가지고 박물관 입구 근처까지 간뒤 적당한 장소에 차를 세워놓고 박물관 견학에 나섰다. 정문에서 많이 떨어진 장소가 아님에도 이동간에 땀이 흐른다.
이번 국립박물관 방문은 차를 가지고 지하로 들어가지 않고 박물관 길가에 차를 세워둘 장소가 있어 세워놓고 걸어서 동문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덕분에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기는 했지만 박물관 앞쪽의 멋있는 풍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박물관에 올 때마다 매번 차를 가지고 지하 주차장에서 바로 박물관 건물로 들어가 버려서 이런 멋진 풍경을 보지 못했었다.
박물관의 모습이 연못에 거울처럼 비춰지게 되어서 이름이 거울못이라 한다. 연못 아래로 주차장이 있기때문에 깊이가 깊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문에서 연못까지 오는 동안에는 나무 그늘이 있어 그런대로 더위를 참을만 했는데 연못앞에는 나무 그늘이 없어 엄청 덥다. 올해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더운 것 같다. 정말 우리나라도 아열대화 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싶다.
공휴일이라서 박물관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붐볐다. 특히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이어서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너무나 많았다.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서든, 순수한 목적의 박물관 방문이든지 간에 어린 시절부터 우리의 역사와 문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박물관에 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직접 찾아서 올 수는 없기에 박물관 방문은 부모가 나서서 함께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상설전시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아예 무료입장권 자체를 없애 버리고 바로 입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쓸데없이 무료 입장권을 만드는 자체가 자원낭비라고 생각했었는데... 미리 박물관을 방문할 생각이 있었다면 상설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소장품에 대한 해설을 해주는 PDA를 미리 예약해 놓았을텐데 오늘도 갑자기 박물관을 찾는 관계로 예약이 안해서 또 눈먼 소장품 관람이 되고 말았다. 다음에 박물관에 올 때는 꼭 미리 신청해서 소장품에 대한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정보를 들으면서 관람해야겠다.
상설전시관 1층 고려실에서 '고려동경' 테마전을 열리고 있었다. 지난 6월 22일부터 시작되어 이달 29일까지 개최된다고 하는데 이번 전시에는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새롭게 알려진 고려동경과 관련 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또한 중국을 통해서 다량의 동경이 수입되고 자체적으로 제작이 되었던 시기의 여러가지 동경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오늘 발물관에 와서 가장 새롭게 볼 수 있었던 전시가 아니였나싶다. 작은 전시 공간에 마련된 소규모 전시였지만, 주제별로 알차게 구성된 전시였다.
동생 가족들이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조금 쉬라고 하고 우리 부부 둘이서 지난번에 방문하지 못했던 곳을 중심으로 관람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모든 곳을 둘러보지 못했고, 나머지는 또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다음에 올 때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 시기를 선택하고 미리 해설을 해주는 PDA를 예약해서 와 보기로 했다. 3층 전시실을 구경하고 나서....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외부로 나오니 열기가 후끈거린다. 냉방이 잘 되어 있는 내부에 있을 때에는 몰랐는데 한낮의 기온이 보통이 아니다. 차가 있는 곳까지 모두가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더워서 동생이 차를 가지고 박물관 정문으로 올때까지 정문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나마 건물의 그늘 아래나 나무의 그늘 아래는 한결 낳다. 용산방향을 이동해서 식사까지 마치고 다시 동생집에서 모처럼 TV도 보면서 피서를 겸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저녁늦게 집으로 돌아와 집사람의 생일을 맞이해 간단하게 준비한 케익을 함께 먹었다. 작은 녀석은 학원에 가서 이 늦은 시간까지 오지 않았는데 어느 학원이 이 늦은 시간까지 공휴일날 공부를 시키는지 알 수가 없다. 자꾸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아들과 사이가 나빠질 것을 염려한 집사람의 말을 따라서 그냥 무심하게 넘어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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