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파일을 포함해 3일간의 연휴중 한가운데 끼어 있는 토요일, 특별한 계획도 없었던지라 율동공원에서 하는 아침 일찍 달리기 모임에 참석했다.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의 소모임에서는 토요일마다 분당내 여러 곳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이번주에 소모임의 연합달리기를 하자는 공지가 올라와서 정기모임도 잘 나가지 못하던 내가 모처럼 율동공원으로 나갔다. 오늘 달리기 코스는 지난 겨울 눈이 때렸을 때 한번 달려본 영장산 코스였고, 요즘 같은 시기에 달리기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율동공원에 나가보니 연휴기간이고 정기모임도 아닌지라 몇 사람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40여명 가까운 회원들이 모여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달리기 좋은 시절이고,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산악달리기여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나로서는 일요일인 내일 비도 내린다는 예보도 있고, 또 다른 약속때문에 정기모임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 오늘이라도 뛰어야겠다는 생각때문에 참석하게 되었다.
내가 달리기 모임에 잘 나가지 않는 동안에도 다른 회원들은 열심히 달리고 있고, 클럽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내가 요즘 많이 게을러진 모양이다. 오랫만에 나갔더니 반갑게 맞이해주는 회원들이 많다. 지난 검푸마라톤 대회때 만들었던 울트라마라톤 배낭도 워낙 모임에 나가지 않았더니 모두 소비되어 나한테까지 배당되지 않았다고 하니,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모임에 자주 못나간 것이 확실하다.
율동공원 아랫쪽 주차장에서 회원들이 모여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출발하기 앞서 찍은 단체사진. 이 사진을 찍은 후에도 여러 회원들이 더 많이 참가했다.
율동공원을 출발한 뒤 바로 서산을 한바퀴 달렸다. 율동공원에는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한두명이 달리면 괜찮지만 여러명이 모여서 달리면 산책사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서산에는 나즈막한 언덕인지라 공원에 산책나온 사람들도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어서 언덕훈련의 효과를 거두기에는 더 없이 좋은 코스이다. 숲이 짙어서 햇살로부터 보호도 되고...
처음 모임공지할 때에는 계획에도 없던 새마을 연수원 방향으로 가다가 국궁장 언덕을 한번 오르내리는 코스가 추가되었다. 처음 계획대로 하면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인 것 같은데 요즘 훈련을 하지 않은 나로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침에 나오면서 물을 마시지 않고 나왔는데 모임장소에도 물이 없어 물을 마시지 못하고 뛰었더니 땀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갈증이 나기 시작한다. 몸에서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면 벌써 한참 수분부족 상태인데...
국궁장 언덕을 내려와서 우리 클럽에서 이름을 붙여놓은 토마토 언덕과 SEC 언덕을 오르고 있다. 토마토 언덕은 토마토를 재배하는 밭이 많이 있어서 붙여 놓은 이름이고 SEC언덕은 SEC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군시설이 있는 언덕을 가르켜 말한다. 두군데 모두 적당한 오르막으로 구성되어 있고 차량으로 부터 안전한 인로여서 언덕훈련을 하기에는 좋은 장소이다. 오늘은 이 언덕을 지나 영장산으로 들어가 산악달리기가 이어질 예정이었다.
영장산으로 들어와 오르막 중간지점에서 만난 약수터. 출발후 조금 지나서부터 갈증을 느껴왔는데 구세주를 만난듯한 느낌이다. 날씨가 후덥지근한데다 오르막길을 뛰어 오르니 땀이 많이 흘려 갈증이 더 심해졌다. 중간에 급수하는 팀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물병이라도 하나 가지고 뛰었을텐데...약수터에서 물을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올 무렵에는 갈증이 다시 심해져서 달리기가 힘들 정도까지 되었다.
영장산의 오르막을 열심히 뛰어 오르고 있다. 분당에 있는 불곡산과 영장산은 능선에 달리기에 좋게 적당한 언덕으로 되어 있고, 숲이 우거져 여름철 달리기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다. 산행나온 사람들에게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다행이 우리가 산을 달릴 때에는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산에 올라온 사람들이 많은 시간은 아니다.
정식 명칭이 거북터인 고개마루에서 한번의 휴식을 취했다. 영장산 정상을 조금 내려온 곳이어서 오늘 더이상 올라가는 코스는 없다. 나즈막한 언덕이 몇군데 더 있기는 하지만... 달릴 때에도 땀을 흘렸지만 쉬고 있으니 땀이 비오는 듯 흘러 내린다. 물 한모금이 생각나지만 마실 물은 없고... 빨리 출발장소로 돌아가서 물을 마셔야겠다는 생각만이...
다시 나타난 언덕... 목은 마르고 힘은 들고... 평소 대회를 앞두고 수분보충을 충분히 했던지라 수분이 부족하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실하게 깨달았다. 오르막에서 뿐만 아니라 평지에서도 발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경험했다. 결국 산에 올라온 등산객에게 물한모금을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물을 나누어줘서 갈증을 모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어리석은 행동은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새마을고개외 대도사를 거쳐서 영장산을 내려와 율동공원을 달리고 있다. 이제 목표점까지는 100여m 남았다. 산악으로 15Km 정도를 2시간에 걸쳐서 달렸는데 목이 마른 것을 제외하곤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운동량이 부족해서 빠르게 달릴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오래 달리는 것은 가능한 듯하다.
훈련을 마치고 생태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뒷풀이를 했다. 시원한 막걸리도 맛있었고, 물도 맛있었고 주 메뉴도 맛있었다. 훈련을 주관했던 율동공원 달리기팀에서 떡도 준비해 놓았는데 물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물배가 차서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오늘 달리기 사진이 많은 것은 우리 클럽에서 잘 달리는 고수중에 한명인 유영대님이 앞뒤를 빨리 오가면서 달리는 내내 찍어준 덕분이다. 무의미하게 보낼 뻔한 휴일을 아주 의미있게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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