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달 교육 진행차 계룡산을 왔을 때 교육생들과 함께 행동하느라 지척에 있던 동학사를 방문하지 못하고 내려간 것이 못내 아쉬워 이번 교육때에는 교육생이 출발하기 직전에 혼자 먼저 올라와서 동학사를 들러 보았다. 매표소에서 동학사까지는 포장 도로길을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동학사 계곡의 신록은 예부터 계룡팔경 중의 하나로 꼽혀 왔는데, 신록의 계절은 조금 지났지만 동학사 계곡의 산책로는 올 때마다 기분도 좋아지고 걷기에도 참 좋다.
동학사(東鶴寺)는 계룡산 동쪽 자락에 있는 사찰이다. 서쪽에 있는 갑사와 함께 계룡산을 대표한다. 동학사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구니 승가 대학으로 1860년에 문을 열었다. 동학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했다는데 그동안 여러차례 화재와 전쟁등으로 처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고려초 충신의 위패를 봉안한 삼은각, 김시습이 사육신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숙모전, 대웅전 앞뜰에 있는 삼층석탑 등이 있다.
절 마당에서는 쌀개봉과 관음봉 능선이 보인다. 동학사를 지나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면 은선폭포를 지나 관음봉에 이르게 되는데 관음봉 으로의 산행은 또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동학사 방문에 의미를 두고 남매탑 방향으로 간단한 산행에 만족하기로 한다. 혼자서 오지 않고 교육생들과 함께 오니 여러가지로 제약이 많이 따른다. 교육이 우선이니 어쩔 수가 없다.
천년고찰 동학사(東鶴寺)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 비구니 강원(승가 대학)이다. 150여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부처님의 수행과 포교에 필요한 제반 교육을 받으며 정진하고 있는 유서 깊은 도량이다. 언양의 석남사, 양산의 내원사도 비구니가 정진하고 있는 비구니 교육 사찰이다. 반대편 갑사도 비구니 사찰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장소가 상당히 많아 대웅전을 제외하고는 돌아보기가 쉽지 않다.
대웅전 앞마당에 심어져 있던 연꽃. 절의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가꾸어 놓은 것이 많이 보였다. 평일이라 관람객들도 많지 않아서 더욱 호젓하고 아담해 보인 것 같다.
등산로 쪽에서 바라본 동학사의 모습. 고목과 함께 고즈넉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절 마당이 좁아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바로 등산로이다. 대웅전이라는 표시석도 등산로와 붙어 있다. 절의 규모는 적지 않으나 폭이 좁아서 등산로와 길게 나란히 지어져 있다. 절 마당을 좁게 지어진 곳에는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대웅전 뒤쪽 언덕을 더 갂아서 마당을 더 넓힐수는 없었던 것인지...
석가탄신일이 지난지 20여일이나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연등이 남아 있다. 여승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절이라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인지 모를 일이다. 뒤로 보이는 정자가 동학사 바로 아랫쪽에 있는 세진정이다. 세진정에서 남매탑과 상원암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오늘도 교육생들이 그 등산로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서 부지런히 뒤따라 갔다.
교육생을 뒤쫒아 가다 보니 평일이어서 산행을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명상도 하고 기타반주에 맞추어 조용히 노래도 부르고 있었다. 어떤 여행을 왔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한국트레킹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로 온 사람들이였다. 최근 잡지책에서 트레킹학교에 관련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일행을 만나게 되었다. 잠시 교육생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는데 그동안 알고 있던 상식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많았고, 교육내용이 알차서 좋았다고 한다. 다음에 우리 직원들도 시간을 내서 한번 교육을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학사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구경도 하고, 동학사를 나와서 관음봉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향아교를 지나서 조금 더 올라갔다 왔는데도, 산을 조금 올라가니 벌써 교육생들의 후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등산도 아니고 트레킹도 아니고 그냥 산책 나온 수준이다. 물병 하나씩과 간식거리를 들고 동료들과 웃고 떠들면서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이것도 융화교육의 일환이라고 긍정적으로 보아 주기로 했다. 몇 팀을 추월해서 올라가다 보니 선두조는 벌써 내려 오고 있다. 아마 코스가 굉장히 짧았나 보다.
오늘 산행은 직원들이 동학사 입구에서 1.7Km 떨어진 남매탑까지도 올라가지 못하고 2/3 지점에서 돌아오는 코스로 운영되었다. 남매탑까지는 올라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힘들어 하는 교육생이 많고, 이번 교육이 직원의 화합을 목적으로 하는 이상 무리하게 교육진행을 할 수 없어 의견을 받아드렸다. 하지만 멀리 계룡산까지 와서 의미있는 산행을 한번쯤 하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항상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내 입장에서는 시작만 하다가 끝낸 것과 같은 찜찜함이... 다음에 대전으로 교육진행을 오게 되면 교육생들을 떼 놓고 혼자서라도 산행을 한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려 오는 길에 세진정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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