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성남시계 등산 (2010.7.24)

남녘하늘 2010. 9. 11. 07:16

 
회사 산악회 정기 등산이 원래는 지난주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로 인해서 일주일 연기되는 바람에 오늘 진행되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산행에 참석할 수 없었는데 비때문에 이번주 등산을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주에도 선약은 있었지만 산행도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고, 약속도 집근처에서 있어 참가하기로 했다.

 

이번 산행은 본사 운동장에서 모여 출발해 남한산성까지 25km 구간을 오르내리는 코스로 구성된 성남시계종주 산행이다. 본사에서 출발해서 불곡산 정상까지 오른뒤 형제봉을 거쳐 태재고개를 지나서 영장산까지 이동한다. 이어서 이배재, 왕기봉, 검단산을 거쳐 남한산성까지 이르는 약 7시간에 걸친 코스이다. 그동안 이 코스는 집에서 가까운 산이라는 이유로 같은 코스의 산행도 여러번 해 보았고 산악달리기도 여러번 해 보았던 곳이기도 하다.

 

산행을 하는 오늘 새벽에도 제법 많은 비가 내려서 산행이 고생이 될까 걱정을 했었는데, 아침이 되면서 비가 그쳐 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새벽에 내린 비로 인해 습도는 굉장히 높았고, 오전에는 구름으로 인해 해가 뜨지 않는 날씨였다. 이런 날이 바람까지 불지 않으면 땀을 많이 흘리면서 다소 힘든 산행이 되는 날이다. 출발에 앞서 회사 운동장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가볍게 불곡산 정상에 올랐다. 역시 습도가 높아 땀이 많이 흐른다. 평소에 이곳까지는 점심시간에도 가볍게 오르는 코스인지라 아직 산에 올랐다는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작년만 해도 여름이 되면 일요일 새벽마다 이 불곡산 정상을 통과해서 뛰어서 달리곤 했었다. 올해는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참가하지 못했지만...  

 

 

 

또 한번의 휴식을 취하면서 백길석팀장과 함께.   

 

 

 

 

성남시계 등산로는 불곡산과 영장산 등 성남시와 광주시의 경계선을 따라서 형성된 능선길을 걷는 코스이다. 특히 불곡산과 영장산의 일부구간은 성남시쪽은 녹지가 상당히 잘 가꾸어져 있는데 반해, 광주시쪽은 산 윗쪽까지 개발허가를 내어 주어서 산 정상부위까지 택지가 올라와 있다. 몇 년전 뇌물을 받고 허가를 남발한 광주시의 공무원 비리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코스를 지나다보면 늘 화가 많이 난다. 한번 훼손된 자연을 복원시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갈지 모른다.  

 

 

 

 

영장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점심 식사 시간을 가졌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점심은 이곳이 아닌 훨씬 더 지나가서 먹었어야 했는데 다들 집에서 가까운 산에 올라서 마음이 편해서인지 진행속도가 늦어져서 이곳에서 먹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지체되면 7시간만에 종주를 해야 하는데 7시간만에 끝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능선길이라고 해도 25Km 구간이라면 짧은 거리가 아니기에 저녁 약속이 있는 나로서는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늘 산행을 함께한 김호영팀장, 이상우차장, 백길석팀장과 함께 영장산 정산 표시판을 배경으로... 점심을 하면서 막걸리도 한잔해서 노곤해지고 발걸음이 더욱 늦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편안한 산을 오르면서 더운날 막걸리 한잔을 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재미있는 산행이 될 수 없다.   

 

 

 

갈마치 고개를 조금 더 지나면  수령 30년정도 된 두 소나무가 가지가 붙어 자생하고 있다. 또 두개의 소나무를 '사랑나무 연리지(連理枝)'라고 이름을 붙이고, 등산로변 입구와 연리지 주변에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휀스와 의자까지 설치해 놓았다. 연리(連理)는 뿌리가 서로다른 나무가 오랫동안 자라면서 뿌리가 엉키거나 줄기가 비바람에 부딪치고 스치면서 껍질이 닳고 부대끼고 엉켜 세포가 서로 합쳐져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이라고 한다.  

 

 

 

 

갈마치 고개를 지나는 도로위로 친환경 육교를 만들어 놓았다. 오랫만에 이곳까지 왔더니 과거에 이곳을 통과할 때 이런 구조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함께 했던 일행중에 한명이 나보고 지난번에도 그런 소리를 했다고 한다. 요즘 들어서 이런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날때가 있다. 정말로 치매의 초기 증상이 아닐지 모르겠다. 보는 것도 처음이고 그런 말을 했다는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배재에 도착했으나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들은 맞이 늦어져서 한참을 기다렸다. 약속때문에 산행을 계속할 것이지 이곳에서 멈출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함께 산행을 했던 백길석팀장과 김호영팀장도 다들 이곳에서 그만하겠다고 한다. 백팀장은 오랫만에 너무 많이 걸어서 진작부터 눈치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라 회사로 돌아갈 교통수단을 걱정했더니 백팀장이 중간에 아주머니한테 이곳으로 오라고 말해 놓았다고 한다.

 

 

 

 

오늘 등산은 이배재에서 중단했다.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예정된 산행시간보다 산행시간이 길어져서 등산 종점이 남한산성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탓이다. 산행 이후에 다른 약속이 미리 잡혀 있었는데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선 이곳 이배재에서 내려 와야만 했다. 오늘 산행은 다들 회사 근처에 있는 산인지라 집으로 돌아오는 차량 걱정이 없어서인지 자꾸만 늦어졌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이곳에 올 시간이면 벌써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끝까지 마무리를 함께 하지 못해서 함께 한 일행들에게 미안하다.    

 

 

 

 

우리 일행이 이배재에서 내려 온뒤 남은 일행들은 2시간을 더 걸어서 남한산성에 도착했다고 한다. 예정시간을 2시간 더 걸려 9시간을 걸었으니 평소 산행보다는 훨씬 더 많이 걸은 셈이다. 남한산성에서 뒷풀이로 저녁까지 먹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고 아쉽다. 다음번 산행에 함께 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