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마음교육의 마지막 차수 교육이다. 이번에는 대전연수원으로 와서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지난번 속초에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계룡산에 올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어 이번 차수에는 계룡산 산행을 제대로 해 보자고 마음먹고 내려왔다. 하지만 교육생들의 산행코스 너무나 짧아서 처음 생각했던 동학사에서 갑사까지의 왕복은 교육시간내에 끝낼 수가 없어 동학사에서 관음봉(816m)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혼자서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교육생들이 남매탑까지라도 왕복해 준다면 나도 천황봉까지라도 다녀 와 보겠는데 남매탑까지도 오르지 않으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다들 평소에 운동을 생활화해야 하는데, 운동부족으로 남매탑 가는 것도 힘들어하니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동학사에서 관음봉까지는 일반인들의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대략 1시간 반정도에 다녀와야 하니 부지런히 산에만 올랐다가 내려오는 산행을 해야 할 것 같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교육진행을 도와주는 한국생산성본부의 안주리님과 김희정님과 함께.
천년고찰 동학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의 비구니 강원(일명:승가대학)으로 150여명의 비구니(여자스님)들이 있는 곳이다. 그동안 계룡산에 올 때마다 들렀지만 오늘은 최대한 빨리 관음봉까지 갔다와야 하기에 법당을 향해 간단한 목례만 취하고 지나쳤다.
동학사를 지나쳐 바로 있는 향아교를 지나면 계곡으로의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계곡에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면 돌로 촘촘이 깔려진 등산로를 따라 오르게 된다. 계곡 숲속으로 들어서면 산에서 품어져 나오는 내음과 야생 풀꽃과 짙은 수목들로 인해 기분이 너무 좋다. 은선폭포까지 가는 길은 은선폭포를 지나 관음봉 가는 길에 비하면 돌도 잘 깔려 있는 산책길 정도로 느껴질만큼 편했다. 은선폭포에 가까이 도착할 무렵 마지막 10분 정도만 조금 힘들어지는 정도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조금 더 오르니 쌀개봉 전망과 은선폭포 전망을 위한 지점에 도착했다. 오늘도 평일 산행이고, 더구나 연수원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한터라 산을 올라가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고 내려오는 사람도 간혹 이어져 중간에 사진 찍기에 좋은 배경이 나타나도 사진을 찍을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은선폭포에 도착하니 갈수기에는 수량이 적어 그냥 바위로만 느껴지고, 폭포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난 주말에 비가 내려 제법 폭포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은선폭포를 지나 가파른 너덜지대를 한참 오르면 관음봉고개 하단이라고 씌여진 안내판을 나타난다. 이곳에 도착하니 처음으로 산아래가 훤해 내려다 보이고 계곡으로 이어진 아래길로 동학사의 모습과 아래로 천정골 상가 근처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또 다시 가파른 돌계단을 숨가삐 오르면 능선이 다가온다. 관음봉고개 사거리다. 관음봉고개 사거리 이정표를 배경으로. 이곳에서도 지나치는 등산객이 없어 처음으로 자동셔터 기능을 이용해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관음봉 팔각정에 이르니 산행중 처음으로 단체 등산객을 만난다. 그나마 정상의 한 봉우리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진을 찍어 달라고 말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이다. 산아래를 배경으로도 찍고 관음봉 정상석(816m)을 배경으로도 찍고 팔각정과 정상석을 배경으로도 찍어 정상을 밟고 왔음을 흔적으로 남긴다. 중간에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왔더니 온몸이 땀범벅이고, 동학사에서 관음봉까지 올라 오는데 45분 정도 소요되었다.
관음봉(816m) 정상에 오르니 관음봉에서 자연성릉과 삼불봉까지 이어지는 꿈의 능선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저수지와 논밭과 마을의 모습도 들어온다. 관음봉 정상에서 갑사나 신원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연천봉쪽을 바라 보았고 천황봉 방향의 풍경도 감상했다. 천황봉은 국가시설물이 길을 막아 갈 수 없다. 아쉽게도 계룡팔경의 첫손가락에 꼽히는 천황봉 일출은 볼 수 없다고 한다.
정상까지 올라갈 때 교육생들보다도 내가 더 빨리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여유가 있을줄 알고 산정에서 만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 지체했더니, 정상에서 출발하기도 전에 일행들이 모두 동학사 입구까지 내려왔다고 연락이 왔다. 갑자기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내려 올 때도 여유없이 급하게 뛰어 내려왔다. 무릎과 발목에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오랫만에 스틱을 이용해서 내려왔더니 발목과 무릎에는 부담이 가지 않았으나, 팔과 어깨에는 조금 무리가 된 듯하다.
산에서 천천히 내려오면 올라갈 때 흘렸던 땀이 모두 식어야 하는 법인데 워낙 급하게 내려 왔더니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또 땀을 흠뻑 흘렸다. 남들이 산으로 1Km도 못올라 갔는데 왕복 7Km 정도의 산행을 했으니 다리는 조금 뻐근하지만 만족감은 대단하다. 다만 너무 여유도 없이 올라 갔다가 오는데에만 목적을 두었기에 산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다른 재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산행은 여유를 가지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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