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우리 공사의 직원화합교육인 한마음교육이 이제 다음주면 9개월의 대장정을 끝내고 모두 마치게 된다. 속초연수원에서 교육진행은 이번주가 마지막 차수여서 직원들과 함께 설악산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했다. 평일날 업무를 떠나 한가하게 설악산을 오를수 있는 것도 이번이 끝이다. 그동안 설악산에 와서 권금성, 비선대 등을 돌아 보았는데 이번에는 흔들바위로 가기로 했다.
그동안 여러번 설악산에 오기는 했지만 관광으로 올 때는 인근 리조트에서 놀거나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에 올랐고, 산행으로 올 때는 대청봉 방향으로만 다녔었다. 그나마 가족들과 함께 올 때만 설악동에 오곤 했었는데 그것도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였다. 이번 교육을 진행하면서 설악동에만 4-5번 방문하게 되었고, 오늘 흔들바위를 모처럼 오르게 된 것이다.
구름이 낮게 깔리 설악동. 처음에는 직원들과 단체행동을 해야 하기에 흔들바위까지만 가려고 생각했었는데, 운동량도 부족하고 또 정상까지 갔다와도 교육장으로 출발할 시간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 혼자서 울산바위까지 가 보기로 한 것이다.
아웃도어 활동으로 설악산을 처음 방문했던 것이 계절상 봄임에도 불구하고 폭설이 내렸던 지난 3월 초순이었는데 불과 4개월만에 짙은 녹음의 여름이 되었다. 설악동 매표소를 바로 지나 반달곰 모형을 배경으로 시태일차장과 함께. 산행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날씨가 더워 땀이 나려고 한다. 그나마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조금 덜 더운 날씨인데도 여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산 중턱 아래까지 구름이 내려 않아 오늘은 산 정상에 오르더라도 전망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금성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운행되고 있다. 손님이 한 명이라도 약속은 지켜야하니 운행되리라 생각해 보았다. 나라면 오늘 같은 날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직원들과 함께 오른 계조암. 흔들바위가 있는 곳이다. 오늘의 목표장소는 이 흔들바위가 있는 계조암까지이다. 숲길을 천천히 올라 왔음에도 불구하고 땀을 많이 흘렸다. 계조암 설명문에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자장율사가 건립하였고, 이 암굴은 자장,동산,봉정 세 스님이 수도하였으며 그 후 원효대사, 의상조사에게 계승하였다하여 계조암이라고 부른다고 적혀 있었다.
계조암앞에 있는 흔들바위. 20여년전에 이리로 올라 여럿이 힘을 모아 밀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10여년 전 유람선을 타고 금강산 관광을 떠났을 때 남쪽 뉴스가 통제되어 있는 상황을 이용해 관광가이드가 '일본 야쿠자들이 설악산에 관광와서 흔들바위를 아래도 떨어뜨렸다'라는 농담을 해서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도 생각난다. 너무 오랫만에 보았더니 낯선 느낌이 들고, 오늘은 힘껏 밀어도 꿈적도 않는다.
날씨만 맑았다면 계조암을 오기 직전에서 울산바위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오늘은 구름 낀 날씨로 인해 구름밖에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도 흔들바위까지가 갈 생각이었는데 이번 차수로 끝으로 한마음 교육이 끝나고 설악산을 올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혼자서 울산바위까지 올라 보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구름으로 인해 전망은 볼 수 없겠지만 울산바위 정상을 목표로 정했다. 다만 교육생들이 교육이 끝나기 전까지 돌아와야 하므로 보통사람의 걸음으로 1시간 20여분이 걸리는 거리를 절반으로 줄여서 다녀 오기로 했다.
설악동 입구에 들어올 때부터 산중턱에 구름이 가득해서 산에 올라가면 조망을 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역시 울산바위를 향해 조금 더 올라가니 구름으로 인해 시야가 점점 좁아져 간다. 이런날 산에 오르면 조금 억울한 느낌이다. 산에 오르는 것에 목적이 있을 뿐 보이는 것이라곤 안개구름 뿐이다. 시계 '0' .
드디어 암릉 구간에 도착했다. 거의 산악마라톤 하는 기분으로 올라 왔더니 흔들바위가 있던 계조암부터 이곳까지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일행들과 하산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어지간히 빨리 올라왔다. 구름이 자욱한 날이라서 울산바위 초입에 이를 때까지 산행하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평일인데다 울산바위에 올라도 아무것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아예 산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정상으로 오를수록 안개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 오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사진 찍는 것을 부탁해서 사진을 찍었지만 워낙 구름이 짙어 어느장소나 배경이 비슷한 느낌이다. 빠르게 올라오다가 계단에서 속도를 낮추니 땀도 엄청 많이 흐른다. 해발 873m의 울산바위는 본격적인 바위구간에 시작되는 바로 아래에서 정상까지는 바위높이만 200여m에 달한다고 한다.
정상의 전망대까지는 관광객을 위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이 가파른 바위에 어떻게 계단을 설치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808 계단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구름때문에 멀리까지 보이질 않으니 기가 질리지 않는다. 다만,구름으로 인한 습기때문에 철계단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르내렸다. 이 계단이 없다면 울산바위를 오르내리는 시간이 몇 배는 더 걸렸을 것 같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남한에서 가장 멋진 암괴가 설악산 울산바위이다. 이곳에 오르면 대청봉도 보이고 외설악 전경도 눈에 들어온다. 흔들바위에서 울산바위 정상까지 왕복하는데 1시간 20분 걸린다고 했는데 흔들바위에서 이곳까지 25분만에 올라왔다. 해발 873m의 울산바위는 사방이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둘레가 4km이며 30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그 경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교육때문에 미시령 고개를 지날때마다 교육중 꼭 한번은 올라가 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오늘 정상을 밟았다. 운무로 인해 그 감동은 반감되었지만. 울산바위 정상의 태극기와 이를 배경으로.
이곳은 위험구간이어서인지 산악구조대원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기념배지,자물쇠, 칡즙등 음료수를 팔고 있었는데, 내가 정상에 갔을 때에 정상까지 올라 온 사람이 없어 사진을 찍지 못하고 있자 먼저 다가와서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 주어서가 아니라 너무 땀을 많이 흘려 칡즙 한잔을 사서 마셨다.
울산바위에서 볼 수 있는 외설악의 멋진 풍경. 대청봉, 화채능, 공룡능선, 마등령 등을 운무가 심해서 보지 못했고 동해바다와 속초 영랑호 등 멋진 조망도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울산바위에서의 조망을 위해 다시 한번 더 이곳을 찾아오면 될 것이 아닌가 싶다.
울산바위까지 함께 다녀왔던 강원지역본부의 이재학님과 함께 설악동 입구에서. 나혼자 울산바위에 갔다 온줄 알았는데 늦게 출발한 내가 울산바위를 올라갈 때 벌써 내려 오고 있어 빨리 정상을 다녀 온뒤 중간부분부터 함께 내려왔다. 나처럼 마라톤을 하고 있고, 산에도 꾸준하게 다니시는 분이시라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울산바위까지 다녀 온 것이다. 함께한 일행들이 연수원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시간에 맞추어 부지런히 다녀왔더니 오랫만에 땀 범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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