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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 나들이 (2010.8.21)

남녘하늘 2010. 9. 19. 01:13

 

 분당 검푸마라톤클럽의 박종우선배님이 우리 일행에게 세미원 구경을 시켜주기 위해서 북한강을 달리자고 제안을 했었다. 결국 현지 사정으로 북한강 강변달리기 대신에 두물머리에서 달리기를 했지만 달리기를 마치고 나서 목욕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인근 양서체육공원과 맞붙어 있는 세미원에 도착했다. 그동안 언론과 몇몇 매체를 통해서 전해듣기만 했던 세미원에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세미원은 물을 보면 마음을 깨끗이 씻고, 꽃을 보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라는 (觀水洗心 觀花美心) 옛 말씀에서 따온 물과 꽃의 정원이다. 가족단위로 함께 찾기 좋은 휴식공간으로 경기도와 양평군에서 조성한 것 같았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세미원을 아직까지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은 ,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200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하니 벌써 6년이나 되었는데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다.

 

8월 중순이 지나 시기적으로 백련과 홍련 등이 절정기를 지나 시들어가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연꽃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온 시기보다는 조금 일찍 와야 만발한 연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싶고, 다른 꽃들에 비해서 개화시기가 아주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 같다. 하지만 연꽃이 아니더라도 열매맺은 연밥들과 부들, 개구리밥, 물옥잠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입장료는 3천원을 받는데 퇴장할 때 양평군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하나씩 가져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즉 입장료는 무료가 아니지만 시중가격이 3천원 이상하는 현지 생산품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양평군의 어느 공무원이 낸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아주 머리를 잘 쓴 것 같다. 뒤로 보이는 태극기 모양의 불이문(不二門)을 통과해서 들어가면 정원이 시작된다.   

 

 

  

입구에 들어가자 한반도 모형을 한 조그마한 연못에 수련같은 연꼿이 가득 심여져 있었다. 본격적인 연꽃 구경에 앞서 미리 맛보기를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새벽에 비해 해도 뜨고 날씨도 엄청 더워져 그늘이 아닌 장소에서는 잠시도 서 있기가 싫을 정도로 따가운 날씨가 되어 버렸다. 안타깝게 세미원에는 나무 그늘이 별로 없다. 따라서 양산도 없이 한여름에 뙤약볕 아래에서 세미원을 구경하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든다. 그나마 사진을 찍는 입구쪽에는 나무가 있어 나무 그늘에 않아 한장 찍었다.   

 

 

 

 

세심원은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의미로 조성된 쉼터이자 상징성을 지닌 장소로 음식물 반입은 물론 삼각대 같은 도구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입구에서 비교적 잘 통제하고 있었는데, 환경을 보호하려는 관점에서 본다면 잘하고 있는 조치리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멋진 공원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아닐까싶다.

 

 

 

 

 

 

연꽃 사이사이를 다닐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아 연꽃 바다를 거니는 기분을 느끼며 연꽃을 더 가가이서 볼수 있었다. 진흙에서 자라는 연꽃이
라고 해서 지저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연꽃이 진흙밭에서 자라는 것은 맞지만 연꽃이 자라면서 그 주변의 물은 맑게 해주고 튼튼한 줄기로 인해 연꽃 주변에 살고 있는 물고기나 곤충들에게는 쉼터를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에게도 제공하는게 많다고 하는데, 연꽃으로는 꽃차로, 땅속줄기는 연근으로, 잎으로는 지혈제로 사용하고 요즘은 밥을싸서 쪄먹기도 한다고... 뿌리줄기와 열매는 약용으로 부인병치료로 사용한다고 되어 있었다.

 

 

 

 

 

세미원 나들이 중  양수대교 아래에 오니 주변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았던 콘크리트 다리가 꽤 가치를 발휘한다. 워낙 날씨가 더운데 그늘 하나 없던 공원이었는데 다리 아래는 그늘도 있고 강가에서 가깝다보니 시원한 느낌도 든다. 다리 아래에 쉬어 갈 수 있는 공간과 의자가 놓여 있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양수대교의 다리 폭이 워낙 넓다보니 비가 내릴 때에도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도 되겠다는 생각이... 세미원은 비내리는 여름철이 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연못 곳곳엔 선인들의 지혜를 더듬어볼 수 있는 다양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청계천 수위를 재던 수표, 조선시대 청화백자용문항아리, 청룡 용두당간 등을 본뜬 커다란 분수들과, 경주 포석정을 본떠 흐르는 물에 잔을 띄울 수 있게 한 유상곡수 등이다. 연꽃도 백련과 홍련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다양한 종류의 연꽃이 곳곳에 심어져 있었다. 날씨만 덥지 않고 햇살이 강하지 않았다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두 구경하고 싶었지만, 따가운 햇살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세미원에 있는 계단이나 발판은 빨래판으로 만들어진 곳이 많았다. 아주 작은 빨래판부터 아주 큰 빨래판도 있었는데, 세미원의 의미가 씻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그와 부합하는 이미지의 빨래판을 조형물로 도입한 듯하다. 이 비닐하우스안에 있는 발판도 일부구간은 빨래판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세미원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식물원이다. 수생식물의 환경 정화능력을 실험하는 곳으로 방문한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곳이다. 일년 내낸 갖가지 수생식물과 연꽃이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식물원 한쪽에는 작은 갤러리가 있어 세미원에서 촬영한 각종 연꽃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만 바같 날씨도 더운데 온실에 들어와 있으니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이 문제다.

 

 

  

 

 

 

정원 주변을 감싸고 있던 실개천에 한강물을 흘려 보내고 있어서 시원해 보였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발을 담가 보았는데 지하수가 아닌지라 미지근하다. 오늘 세미원을 방문하고 느낀 소감은 7월 말부터 8월초에 방문하면 꽃 구경을 하기에 좋은 것 같고, 날씨가 맑은 날이라면 개장시간에 맞추어 아침 일찍 구경 오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아니면 구름이 많은 흐린날이나 비가 내리는 날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늘 한점 없는 무더운 날에는 구경하는 것조차 힘들고 귀찮다. 서울 근교에 연꽃을 구경하면서 좋은 시간 보낼 수 있는 곳임에는 틀림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