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안산 단원 환경마라톤 (2010.10.10)

남녘하늘 2010. 12. 29. 01:02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만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코스의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나니, 바로 대회 참가를 하라고 친구 김종호가 연락을 해 주었다. 안산에서 개최된 단원 환경마라톤대회이다. 참가신청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신청했던 사람중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서 배번을 구해 주겠다고 해서 친구를 따라서 안산에 가게 되었다. 내가 등록신청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배번으로 달리는 것이 몇 년만의 일인지 모르겠다. 족히 10년만의 일이 아닌가싶다. 알고 보니 내가 단 배번은 친구의 배번이었고, 친구는 또 다른 사람의 배번으로 뛰게 되었다. 

 

몇년 전까지는 안산에 자주 와 보았었는데 몇 년 동안 뜸했더니 그동안 안산에 변화가 많았던 것 같다. 안산 환경마라톤 대회가 개최된 곳은 단원구청 근처에 있는 '안산 와 스타디움'이였다. 시청을 중심으로 해서 한양대쪽으로만 주로 다녔었는데, 그 반대쪽에도 이런 멋진 운동장도 있었고 인근에 화랑공원도 멋지게 조성되어 있었다. 안산시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역시 지방자치단체장을 선거로 선출한 뒤에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규모의 운동장과 자전거길, 조깅할 수 있는 보행자 도로는 엄청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는 실적일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였으니까... 하여간 운동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여가를 즐길 수 있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설물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는 없다. 쓸데없이 멀쩡한 보도블럭을 연말에 불용예산이 되지 않게 하려고 교체하는 것보다는 100배나 현명한 예산집행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만에 와본 안산! 결과적으로 잘 왔다고 생각한다.

 

 

 

김종호가 분당으로 와서 나를 데리고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통해서 갔더니 안산도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였다. 안산의 와 스타디움도 꽤 잘 지어진 운동장이었다. 언젠가 안산 돔 구장을 만든다고 하는 뉴스를 들었었는데 이 운동장에다가 증축해서 만든다는 것이 아니였는지 모르겠다. 분당에 있는 탄천종합운동장보다 규모도 훨씬 컸고 주변환경도 훨씬 좋아 보였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조금 빨랐는지 운동장에는 그다지 많은 사람이 있지는 않았다.   

 

 

 

 

해가 떠오르면서 아침의 서늘함은 조금씩 물러가고 있었다. 불과 얼마전까지 더위가 언제 물러가는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아침에 반팔셔스로 돌아다니기에는 서늘한 느낌이다.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요즘 들어서 우리나라에도 봄 가을이 너무 짧아져서 봄이 오느가 싶으면 바로 여름으로 이어지고, 가을이 되는가 싶어면 바로 겨울로 이어지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차분히 가을을 맞이했으면 좋겠는데 올 가을도 얼마나 짧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넓은 운동장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지난 지방선거에 성남시장 예비후보이셨던 검푸의 서효원선배님과 김양희님과 함께. 장기적으로 정치에 뜻이 있으신지 분당의 개인택시하시는 마라토너들과 함께 오셨다고 한다. 뜻을 품었으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도움은 드리지 못하지만....   

 

 

 

 

출발하기 앞서 운동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대회가 진행되기 전에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서 대회 진행도 잔디운동장이 아닌 트랙에서 할 줄 알았더니 행사진행은 잔디밭에서 한다. 그렇다면 아침에 잔디밭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괜찮았을텐데...  아침 일찍 대회장에 왔을 때에는 운동장 구조물의 그림자가 운동장 전체에 있었는데 해가 떠오르면서 그늘이 자꾸 줄어들면서 날씨도 더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한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다. 뛰기 전에 햇살을 받기 싫어서 출발하기 전까지 자꾸 그늘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분당검푸의 김진황선배님과 김양희님과 함께. 중요한 대회가 아니어서 회원들을 거의 못 볼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몇 분의 회원들을 만났다. 다들 말은 하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대회에 참석하고 운동을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회 참가자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여서 출발하기 직전에 출발선 제일 앞쪽으로 나가서 폼을 한번 잡아 보았다. 참가자들이 많으면 인파를 뚫고 앞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참가자가 많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더구나 김종호님이 앞으로 나가보라고 종용해서 체면 무시하고 인파를 뚫고 앞으로 나가 보았다. 출발하기 직전이라 다들 행사 진행자의 진행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터라 우리 일행을 신경쓰지도 않고 있다.

 

 

 

드디어 출발. 출발과 동시에 이런 사진을 찍히는 것이 쉽지 않은데 주로에서 사진을 찍어주지 않은 대신에 운동장에서는 사진을 많이 찍어 주었는가보다. 날씨도 그런대로 선선하고, 컨디션이 좋아서 평소 훈련은 하지 못했지만 최근 저조한 기록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 싶었다. 더구나  오늘 나는 내 이름의 배번이 아니라 친구 김종호의 배번인지라 친구의 기록을 단축시켜 주어야 한다는 엉뚱한 의무감(?)마져 있었다.

 

 

 

 

운동장을 출발한 이후 중간에 대회주최측에서 사진을 찍어 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아서 주로에서의 사진은 한장도 없었는데 다행이 홍석기란 분이 주로에서 달리는 주자들의 사진을 다수 찍어 놓아 두장의 주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단원 환경마라톤의 주로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아주 괜찮았다는 생각이었고 중간에서 개인이 아닌 주최측에서 사진을 찍어 주었으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달리면서 안산이 공업도시로 깨끗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존의 내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알았다. 산책을 할만한 곳도 많았고 달리기에 좋은 길도 많았다.

 

 

 

 

오랫만에 하프 코스를 1시간 32분 8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경기 초반 달리면서 생각보다 Km 구간별 기록이 좋게 나와서 내 실력이 좋아진 것보다는 거리가 짧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마라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역시 거리가 짧았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내 생각에도 최소 7-800m 정도는 짧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최근 연습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1시간 35분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출발할 때 여성고수를 몰라보고 내가 더 빨리 달릴 줄알고 먼저 가겠다고 떼어 놓고 가버린 분당검푸의 김양희님이 18Km 지점에서 나를 추월해 가더니 1시간 30분 54초의 기록으로 여성부 2등을 차지했다. 내가 연습도 하지 않고 옛날 생각만 하다가 고수님을 몰라뵙고 까불었던 격이 되어 버렸다. 아침에 출발할 때까지도 무릅 상태가 지 않다고 해서 천천히 무리하지 말고 뛰라고 조언했었는데 결과를 놓고 보면 상당히 머쓱하다.

 

 

 

 

 

김양희 회원의 여성부문 2등상 수상 모습. 참가비의 몇 배가 되는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아 나에게도 한장 나누어 주었다. 좋은 사람 옆에 있으면 내가 잘 뛰지 못해도 이런 기쁨도 있다. 집사람이 매번 대회에 가서 상품도 받지 못하면서 무엇하러 맨날 뛰기만 하느냐고 구박하는데, 잘 뛰는 사람 옆에서 상품권 선물 받아서 집사람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여성부 2등한 김양희 선수와 그의 부군인 친구 김종호와 함께 시상대에서...  상은 받지 못했지만 시상대에 올라가서 사진은 찍어 보았다.

 

 

 

오늘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보니 앞으로는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풀코스보다는 하프코스에 많이 참가해야 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무엇보다도 무릅을 비롯해서 신체의 각 부분에 무리가 전혀 가지 않았고, 또 속도를 조금 빨리 뛰었더니 운동효과도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을 까 먹지 않고 대회 신청을 할 때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되는데 또 욕심을 내어 풀코스를 많이 뛰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미리 대회 참가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가 참가한 대회였지만,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