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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정사 (2010.10.22)

남녘하늘 2011. 1. 2. 01:23

 

한택식물원을 다녀 오는 길목에 예전부터 한번 가 보았으면 하면서도 가보지 못했던 와우정사(臥牛精寺)를 방문했다. 어짜피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조금만 돌아오면 들러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택식물원에서 나와 연화산의 고개를 거의 내려와 용인시 해곡동에 이르면 와우정사가 있다. 그동안 와우정사를 사진으로 많이 보았었고 또 특히한 사찰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한택식물원을 갔다오는 길에 가 보려고 마음 먹었었다.

 

보통 우리나라 사찰의 종파는 조계종, 천태종이 주를 이루는데 와우정사는 열반종(涅槃宗)이라고 한다. 열반종은 삼국시대부터 전해오는 오래된 종파라고 하는데 그동안 열반종이 있는지도 몰랐었다. 불교 교리를 체게적으로 배운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두번 마음먹고 절에 가고, 아니면 등산 다니다가 절이 있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가는 수준이니 종파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이 와우정사(臥牛精寺)에는 사찰이 기본인 일주문이나 천왕문, 불이문등도 없다. 와우정사는 1973년에 창건되어 고찰의 품격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절 입구에 세워진 불두(佛頭-부처의 머리상)와 연화산(304m) 중턱에 있는 와불(臥佛) 때문인 것 같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로 들어서면 연못 너머로 머리형상만 있는 부처님 모습에 깜짝 놀란다. 절에 왔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공원을 찾아왔다는 느낌을 주는 절이였다.  

 

 


이 곳은 여느 절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중국, 러시아, 동남아 쪽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많이 보이고, 곳곳에 있는 부처님 모습도 이색적이다. 이 곳에 있는 3,000여 불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사진 뒤로 보이는 불두(佛頭)로, 높이가 8m나 되며 지금은 돌탑위에 올려져 있다. 앞으로 전신(全身)이 조성되면 높이가 108m가 될 것이라고 하니 감히 상상이 않된다. 금빛으로 색을 두른 불두상은 멀리서 보아도 그동안 보아온 부처상과는 조금 달리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표정과 이목구비를 하고 있었다.  

 

 

 

 

 

대웅전을 향해서 걷다 보면 좌로 조성된 탑들이 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엉성해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둥글게 만들어 좀 색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위에 계단을 보면 금강역사로 보이는 석상이 지키고 있다. 계단 옆으로 난 길에는 금동 미륵 반가사유상을 본딴 청동 반가사유상을 볼 수가 있다. 그 옆에는 대웅보전이 있는데 이제 완공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해 보였으며, 아직 단청도 하지 않았다.

 

 

 


12m 길이의 커다른 부처가 누워있다는 열반전으로 가기위해선 사천왕이 있는곳으로 가야하는데, 보통 청동이나 나무로 만들어져있는 사천왕이 이곳엔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일반 사찰과는 다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계곡을 따라 쭉 이어지는 '통일의 탑' 과 '통일의 종' 등 호국사찰의 면모를 나타내는 흔적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통일의 탑은 세계 각국의 불교 성지와 히말라야, 북극, 베를린장벽, 백두산 등지에서 가져온 돌로 쌓은 탑이라고 한다. 

 

 

  
와우정사의 또 다른 볼거리는 산중턱의 열반전에 모신 누워계신 부처님인 와불(臥佛)이다. 높이 3m, 길이 12m나 되는 이 와불은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온 향나무를 깎아 만들었다고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와불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고 하는데 와우정사의 상징중 하나라고 해서 상당히 클 것이란 생각으로 왔는데 예상했던 것보다는 너무 작아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목불로서 12m나 되면 작은 것도 아니지만, 명성에 비해 본 순간 너무 작다라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산 깊숙이 있는 고찰들처럼 고색창연한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주변의 풍광과 더불어 상당히 조화롭게 꾸며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 절이었다. 와우정사(臥牛精寺)는 누워있는 소라는 이름에서 비롯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누워있는 부처님을 모신 절로서 이름을 참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든다. 절 주변에도 이제 서서히 단풍이 물들어 가고 있어 단풍이 물들었을 때에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듯하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정말로 절이라기보다는 공원에 와 있다는 느낌이었다.    

 

 

 

 

 

조금 늦은 시간에 절에 도착해 천천히 여러 곳을 둘러 보았더니 시간이 꽤 흘러 버렸다. 주말이 아닌 평일의 방문인지라 저녁시간이 되니 절에 도착했을 때 많이 있었던 사람들이 거의 빠져 나가 남아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더욱 한적하고 조용하고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어 절의 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 여러번 마음만 먹고 있다가 이제서야 이곳에 왔지만 잘 왔다는 기분...    

 

 

 

 

와우정사에는 인도에서 가져온 황동 8만 5천근으로 10년동안 만든 황동 5존불과 국내 최대 청동미륵반가사유상(6m), 석조약사여래불도 있다. 또 국보급 불상인 석가모니불 고행상도 있는데 1992년 한·중 수교기념으로 만든 불상으로 본체는 백옥, 좌대는 청옥인 세계 최대 옥불상이다. 또한 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중국, 태국, 일본 등지에서 가져온 불상 3,000여 점을 전시한 세계만불전은 각국의 불교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너무 다양한 불상이 모여 있어 약간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사찰의 곳곳에 이런 볼거리가 많아서 모두 둘러 보는데에도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절 입구에 남북통일기원도량이라고 직접 쓴듯한 필체의 안내문.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차곡차곡 돌맹이를 쌓아 만들어놓은 통일의 탑을 비롯해서, 남북통일을 기원하기 위하여 만든 통일의 종등 와우정사의 기본 컨셉은 호국불교였다. 와우정사는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사찰로 통일의 등불이 되고자 실향민이였던 김해근 삼장법사께서는 창건한 사찰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모두가 소원이라고 말하면서도 자꾸만 멀게 느껴지는 통일, 그것도 평화통일이 불력의 힘을 빌려서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와우정사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