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사진/가족 여행

변산반도 격포, 채석강 (2010.11.4)

남녘하늘 2011. 1. 17. 00:14

 

내소사를 출발해 변산반도 격포에 도착했다. 격포는 학창시절에 여러번 와 보았던 곳이고 집사람과도 여러해 전에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가족이 함께 왔던 때에는 아이들이 어렸고 또 밀물이 몰려와 있는데다 계절까지 겨울이어서 바닷가에서 놀지도 못했고 채석강을 구경하지도 못했었다. 이번 여행은 날씨도 따뜻하고 아이들도 없고, 썰물때인지라 채석강을 비롯해서 주변 구경을 하기가 좋았다.

 

변산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하니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자전거 탐방로를 조성해 놓고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고 있었다. 지난 9월초부터 시작된 행사라고 하니 이제 2달정도 시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관광객들은 해안도로와 나란히 어어진 2.3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면서 아름다운 해안풍경과 변산반도 경관을 즐기고 곳곳에 마련된 사진촬영 포인트에서 추억을 담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다만 우리가 변산에 도착한 시간이 조금 늦어서 자전거를 이용한 전 코스를 모두 돌아 볼 수 가 없었다. 자전거도로는 변산면 격포해수욕장을 출발해 적벽강, 반원마을을 돌아오는 코스로 1시간가량 걸린다고 한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나무데크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자전거를 빌려 타기는 했지만 너무 멀리까지 갈 시간이 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이곳에 왔다면 자전거의 효용성이 더 높았을텐데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차량이 아닌 자전거를 이용해 국립공원의 곳곳을 돌아볼 수 있게한 자전거 체험은 썩 괜찮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적벽강 방면으로 조금 이동하니 해넘이 채화대가 나왔다. 이름으로 봐서 서해안쪽 일몰을 보는 유명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마침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가 해가 지는 무렵이었지만  큰 감흥은 없었고, 다만  툭 트인 바닷가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위치라는 생각은 들었다. 이곳 주변도 목재 데크로 깔끔하게 만들어져 있어 돌아다니기가 좋았다.   

 

 

 

 

바닷가로 들어 가려고 하니 자전거를 보관하기도 힘들고해서 30분만에 자전거를 반납했다. 바닷물이 빠져서 채석강(採石江)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모처럼 집사람과 채석강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오늘 하루동안 산과 사찰을 돌아 다니면서 나이든 사람들만 보았는데 역시 바닷가에 오니 젊은 청춘들이 훨씬 더 많다. 젊은 친구들은 역시 산보다는 바다를 선호함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훨씬 편했고...

 

 

  
채석강(採石江)은 서해 변산반도 해안경치 중 으뜸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약 7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이 파도에 깎이면서 이루어진 해안절벽이 장관이다. 수만권의 고서적을 첩첩이 쌓아놓은 듯한 해안절벽과 함께 주변 풍광도 빼어나 언제 오더라도 볼 만한 것이 많다.   

 

 

 

 

 

서해안에서는 이런 파도가 깎아낸 해안단층의 절벽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지만 남해안에 가면 이런 곳을 상당히 많이 볼 수 가 있다. 다만 서울에서 가기에 가깝지 않아서 자주 가 볼 수가 없어서 잘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외갓집이 있는 경남 고성에만 가더라도 이런 풍광이 엄청 긴 구간에 걸쳐 있다.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간 곳이라 바닥이 상당히 미끄러운 곳도 많았고, 각종 바닷에서 살고 있는 이름 모르는 생물들도 빠지지 않고 고여 있는 물속에 상당히 많았다.

 

 

 

 

 

만조시에는 채석강 절벽이 반쯤 잠겨 바닷가에 내려가지 못하게 되고 그 때는 바닷가가 아닌 산 윗쪽에서 채석강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오늘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다행이 썰물 때여서 바닷가에 내려가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이곳의 관광 핵심 포인트는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을 미리 체크해야만 드러난 암반과 절벽을 볼 수 있다. 돌아올 때는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서 갯바위 대신에 이곳을 통해 되돌아 왔다. 해가 넘어갈 무렵이 되어가고 있어 낙조도 감상할 수 있었다.    

 

 

 

 

 

물이 빠져 넓게 펼쳐진 격포 해수욕장의 모습과 멀리 보이는 변산아쿠아월드의 모습을 배경으로... 

 

 

 

 

격포 채석강을 출발해 날이 어둡기 전에 새만금 방조제까지 가 보려고 생각하고 이동중에 하섬이 나타나서 잠시 차에서 내렸다. 하섬은 새만금방조제에서 격포해수욕장 중간에 있는 섬으로 매월 음력 1일과 15일을 전후하여 간조 때가 되면 길이 2Km의 바닷길이 드러나 섬까지 걸어갈 수 곳이다. 신비의 바닷길 열림을 보려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오고 또 바닷길이 열리면 각종 해산물을 채취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라고 한다. 도로변에 하섬 전망대와 주차장을 만들어 놓아 하섬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섬으로 가는 해안가로 내려 가는 도중에 부안 변산 마실길을 알리는 표시판이 있었다.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번지다 보니 이곳에는 마실길이라는 브랜드로 걷는 길이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돌아와서 찾아보니 역시 해안 도보 길에 대한 변산의 브랜드였다. 변산 마실길은 동네 마을에서 이웃집 놀러가듯 그냥 편한한 맘으로 풍경을 구경하면서 걷는 길이라는 의미로 만든 명칭이라고 한다. 마실길은 지난 2009년 10월 개통되었으며, 새만금전시관에서 격포항까지 총 18km의 해안 길을 세개의 코스로 나누어 조성했다고 한다. 다만, 밀물이 들어차면 갯벌이나 백사장이 잠겨 바닷길이 끊어지기도 한다고...  물때가 맞지 않으면 질퍽한 갯벌을 걸어야 할 때도 있지만 육지 쪽으로 난 변형 마실길을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바닷가에 물은 빠져 있었지만  음력 1일과 15일이 아니어서 섬까지 길이 열려 있지는 않았다. 하섬은 생긴모양이 바다에 떠 있는 연꽃같다고 하여 연꽃 하(遐)자를 쓰기도 하고, 생긴 모양이 새우를 닮았다 해서 새우 하(鰕)자를 쓰기도 하는 섬이다. 현재 이 섬은 종교재단에서 사들여 해상수련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출입은 제한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바다길이 열렸을 때 섬까지 왕복도 가능하고, 조개, 게, 해삼 등을 해산물 채취는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에는 물때를 잘 알아서 나도 한번 와 봐야겠다.

물때 등은 국립해양조사원 (www.nori.go.kr) 을 통해서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시간이 저녁때가 되어가고, 지금은 바닷길이 열리는 시기가 아니어서 하섬앞 바닷가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우리보다 나이가 좀 더 들어보이는 한부부만에 바닷가에서 조개를 줍고 있어 사진 한장을 부탁했다. 바위틈과 백사장을 살펴보니 조개가 꽤 많이 보여 잠시동안 몇 마리를 줍는 즐거움에 취해 보았다. 이런 여유자적한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은 항상 있지만, 실천을 할 수 없는 도시민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날이 어둡지 않았으면 새만금 방조제에 가서 근처를 더 돌아 다녀보고 싶었지만 늦가을의 해가 짧아서 방조제 근처에 도착했을 때 어둑해져 버렸다. 새만금 방조제는 또 다음번에 방문해 보기로 하고 오늘 여행을 마쳤다.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봐 버리면 감흥도 떨어지고, 다음에 또 이곳을 방문할 여지가 줄어져 버리니 아쉬움을 남겨 놓은 것도 괜찮은 듯하다. 도심을 떠나 가족과 함께 단풍과 산과 바다를 다녀본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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