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달리기 모임

2010 분당검푸 마라톤대회 (2010.12.5)

남녘하늘 2011. 2. 2. 14:44

 

오랫만에 검푸마라톤클럽 정기 모임에 나갔다. 오늘이 분기에 한번씩 개최하는 검푸배 마라톤대회 날이라고 한다. 그동안 얼마나 정기 모임에 나가지 않았는지 오늘이 정기 대회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주말마다 바쁜 일이 있었고, 게으름까지 더해져서 일요일 새벽에 한번 나가는 정기 모임에도 지나간 한달동안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일요일 새벽에는 정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모임에 참석해서 회원들과 함께 뛰면서 땀을 흘리곤 했었는데 내 스스로 생각해도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

 

올 가을 춘천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이후 마라톤대회에도 별로 참석하는 않았고, 또 열심히 달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훈련도 열심히 하지 않고 있으니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가장 불성실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조금 더 연장 되어 내년에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기록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완주하는 것에 의미를 두게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보인다. 

 

12월 들어와서 첫 일요일인데 모처럼 나왔더니 7시 20분이 되어도 날이 어둡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다. 출근이 이보다 훨씬 빨리 하지만 날씨도 생각보다 많이 추워져서 완전무장을 한 상태로 출발하기까지 점퍼를 벗지도 못하고 있었다. 날씨라도 따뜻하면 뛰기가 한결 편할텐데 모처럼 나온 정모에 날씨까지 추워서 몸이 움추려든다. 지난주 딸을 결혼시킨 박재환선배님과 나보다 더 오랫만에 정기모임에 나온 이은수선배님과 함께.

 

 

 

   참가비 1만원과 함께 접수를 하고 있는 중이다. 다른 정기 모임때에는 배번을 달지 않고 달리지만 오늘은 배번까지 달고, 계측 시계도 설치해서 제법 대회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가을철 메이져 대회가 이미 지나가 버려 훈련에 대한 열기가 조금 식은데다가 아직 동아마라톤 대회는 한참 남아 있는지라 오늘 정기 모임에는 생각보다는 적은 회원이 참석했다.

 

 

 

 

출발하기에 앞서 전체 회원들이 모여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춥지 않았으면 단체사진을 찍기 전에 달리기 복장을 갖추고 준비를 하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점퍼를 벗지 않고 있다가 최대한 늦게 옷을 갈아 입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가 몸과 마음을 움추려들게 만들고 있다.  

 

 

 

 

 

 

추운날 달리기도 하지 못하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필화 선배님과 함께. 날씨가 추울 때에는 달리는 것이 출발점이나 중간 급수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것보다 한결 낳다. 오늘 같은날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훨씬 더 고생스럽고 힘이 든다.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회원은 자신의 차례가 아님에도 나와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 김필화선배도 자신의 차례가 아님에도 자원봉사를 자주 하는 편에 속한다.   

 

 

 

드디어 출발선에 모였다. 다른 때와는 달리 참가한 회원들이 상당히 적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근 운동량은 부족했지만 1시간 35분을 목표로 들어오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었다. 다른 때에도 운동량이 부족해도 하프는 그 정도의 기록이 나오곤 했었기에 마음 편하게 먹고 있었는데 결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최근 들어 가장 저조한 컨디션에 마지막 4Km 정로를 걸어서 들어왔다. 반환점으로 향하던 중 아랫배가 아파서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온후 몸 상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결국 17Km를 지나고 나서는 뛰기가 힘들어졌다. 의욕도 상실되고 몸 상태도 너무나 좋지 않았다. 최근에 TV를 사서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어제도 밤 늦게까지 한잔 하고 들어와서 또 바로 잠자지 않고 TV를 본것이 문제를 일으킨듯하다. 하프코스를 뛰면서 걸어본적이 없는데 너무 힘들게 들어왔다. 뛰다가 걸으니 몸이 식어서 추워지면 달리 천천히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결승점에 들어왔더니 1시간 55분이 걸렸다. 4Km만 제대로 뛰어 왔어도 최소한 20분은 빨리 들어왔을텐데.   

 

 

 

행사가 끝나고 식당에서 뒷풀이. 실제 대회때에는 몇 사람 보이지 않더니 식사때가 되니 갑자기 회원 숫자가 엄청 불어났다. 날씨가 추워서 정작 달리기는 하지 않았으면서도 밥먹을 때에 모두 나온 듯하다. 달리기는 싫어도 사람과의 만남은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분당검푸 마라톤 클럽이다. 달리면서 너무 힘들었던 난 밥 먹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한쪽 구석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돌아왔다. 수면부족이 신체에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지를 몸소 경험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