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검푸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매년 해오던 신년 해맞이 행사를 위해 영장산에 올랐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6시반경에 회원 40여명이 모여서 율동공원 주차장에서 영장산을 향해 출발했다. 올 겨울도 유난히 날씨가 추워서 산에 올라가면서 추위에 떨지 않으려고 옷을 여러벌 겹쳐 입었다. 모여서 출발할 때까지는 꽤 추운 날씨로 인해 옷을 두텁게 입고 있는 것이 좋았지만 산을 올르기 시작하니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결국 처음에 예상했던대로 약간 얇은 등산복 상의만 남기고 방풍복을 비록한 두꺼운 소재의 겉옷은 모두 벗어서 들고 올라가기로 한다.
랜턴을 준비했지만 주변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 그리 어둡지는 않았고, 조금 오르기 시작하니 어둠이 조심씩 가시기 시작해서 랜턴이 필요하지 않았다. 영장산 정상에 도착한 것은 7시 20분경. 우리 클럽 회원뿐만 아니라 주변에 살고 계신 분들도 굉장히 많이 올라오셔서 좁은 영장산 정상에 복잡하다. 토끼의 해 신묘년(辛卯年) 새해를 맞이해 아침일찍 떠오르는 해를 보기위해 올라온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았다.
주위가 밝아지기는 했는데 하늘에 구름이 많아서 오늘 산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어제 일기예보에서 서울에서 일출을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아침일찍부터 서둘러 나왔는데 일출을 보지 못하게 되니 서운하기는 하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도 부지런떨면서 나왔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싶다. 새해 첫아침을 따뜻한 침대에서 빈둥거렸으면 이런 상쾌한 기분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올 한해도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화목하게 잘 지낼 수 있기를 마음 속으로 기원했다.
해가 뜰 시간이 지났음에도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없게 되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산을 했지만 우리 클럽 회원들은 미리 준비해온 간단한 먹거리와 각종 술과 안주를 꺼내 놓고 신년을 축하하는 간단한 행사를 가졌다. 영장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고... 사진을 찍어주신 회원의 카메라 설정이 잘못되어 있어 오늘 날짜가 2008년 1월 1일로 되어 있다. 3년이나 젊게 살 수 있게 되었다.
막걸리와 포도주, 양주를 비롯한 각종 술에 안주로 오리고기를 비롯해서 홍어와 굴까지 준비해온 회원이 있어 이것을 나누어 먹느라 산행후 아침식사를 함께하기로 되어 있는데 문제가 생길뻔했다. 정상 부근의 간이 의자가 식탁으로 변해 한바탕 파티가 벌어졌다. 첫날아침 새벽부터 술에 취할 수 없어 간단히 한잔씩만 하고 우리 일행도 산을 내려왔다. 부지런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조그마한 행복이었다.
산에서 내려와 새마을 연수원 앞을 지날 무렵에 되어서 산능선 위로 해가 떠 오르기 시작한다. 산 아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서야 해가 뜨는 것으로 생각하겠다. 해가 뜨는 것을 보려고 한 것은 현상일 뿐, 그 큰 의미는 새해 아침 일찍 내 스스로의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올 신묘년(辛卯年) 한해도 열심히 생활 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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