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은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동아마라톤 대회가 열린 날이였다. 지난 겨울내내 갈고 닦은 실력을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했기에 후유증을 생각해서 대회후 1주일은 쉬어 주어야 한다는 논리로 오늘은 정기훈련은 생략하기로 했다. 대신에 검푸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함께 모여서 남한산성 일주 등산을 하기로 하고, 산성역에 7시 50분까지 모여서 산행을 시작했다. 회원들이 많이 참석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적은 30여명이 모였다.
검푸 회원들도 옛날에 비해서는 참여열기가 다소 식은 것인지 아니면 겨우내내 훈련을 하느라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대회도 끝나고 모처럼 날씨가 좋으니 가족과 함께 야외 나들이라도 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오늘 우리 사무실이 이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산행에 참가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 다행이 사무실이 남한산성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게 되어서 산행에 참석할 수 있었다.
남한산성을 산아래서부터 올라가게 되면 보통 산성 유원지쪽에서는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산성역 방향에서 오르게 되었다. 건성으로 알아 들었던 몇몇 회원은 산성유원지에 갔다가 다시 산성역으로 찾아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30여년전에 육군종합행정학교에 대학생 병영집체훈련을 와서 남한산성을 올라본적이 있었는데 그때 오늘 올라가는 코스를 따라 올라 간 것으로 생각되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처음으로 가는 길은 아니겠지만, 상당히 생소한 길이다.
산행은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였는데 산성역에서 올라가는 자동차도로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오르게 된다. 차를 타고 다닐 때 주의깊게 보지 않아서 등산로가 있는지를 몰랐다. 하지만 걸어서 올라가보니 등산로도 잘 꾸며져 있고, 나중에 봄이 되어 숲이 우거지면 다니기에도 좋을 듯 싶다. 항상 똑같은 길만 주장하고 다닐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다녀보는 것도 필요하다. 날씨는 쌀쌀해 장갑을 끼지 않고는 다니기 힘든 정도인데 걷다 보니 어느새 땀이 흐른다.
중턱에 올랐을 무렵 약속장소를 잘못 알고 남한산성 유원지방향으로 가셨던 이은수 선배님이 부지런히 우리 일행을 따라 오셨다. 젊은 우리보다도 더 튼튼한 체력을 가지신 듯하다. 1시간 가까이 속도를 높여서 우리를 따라 왔다. 오랫만에 모임에 나오신 선배님이 무척 반가왔다.
생각보다는 산성역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도 잘 만들어 놓았다. 경사가 심한 곳에는 계단을 만들어 놓아 산림훼손도 방지하고 산행객의 안전사고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 빠른 걸음으로 오르지 않았는데 한시간도 되지 않아 남문 아래까지 도착했다. 다들 마라톤을 하는 체력이어서 중간에 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끊임없이 오르기만 해서 드디어 중간 목적지인 남문에 도착했다. 정상쪽으로 오니 그늘에는 아직 눈이 덜 녹아 있었다. 조금 쌀쌀하기는 했어도 봄인줄 알고 올라 왔는데 음지를 보니 아직 겨울이다. 회원들이 남문에서 휴식을 취하면 인사를 하고 사무실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체력이 좋은 회원들은 이곳에서 쉴 생각을 하지도 않고 바로 수어장대를 향해 출발해 버린다. 원래 생각했던 산행보다 조금 더 해야하는 상황이 되기는 했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있었고, 운동량이 조금 부족한 듯해서 정상까지만 따라 가기로 했다.
먼저 가겠다는 인사를 할 기회를 놓쳐 할 수 없이 수어장대와 서문까지 더 갔다고 내려 오기고 하고 일행들과 서문까지 이동했다. 다른 회원들은 오늘 걸어서 성곽일주를 하기로 되어 있고, 자신의 상태에 따라 중간에 그만 두기로 했는데 사무실 일때문에 내가 가장 먼저 그만 둔 셈이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회원들과 한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성곽 전체 일주를 함께 하고 싶었는데 오늘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중간에 나 혼자 내려올줄 알았더니 다른 약속이 있다는 전영미회원과 이은주회원이 함께 버스를 이용해서 산에서 내려왔고, 이은수선배님과 신해균선배는 다리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중앙광장까지 함께 내려와 나머지 일행을 기다리겠다고 한다.
남한산성 둘레길 산행은 결국 다음기회로 또 미뤘다. 사무실이 남한산성 근처로 옮기기 때문에 당분간은 남한산성에 오를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아 보이는데, 올해 중에는 시간을 내서 산성 둘레길을 꼭 한번 이상 걸어봐야겠다. 회원들과 모처럼 달리는 것에 대한 부담없이 식사라도 한번 했어야 하는데 함께 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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