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검푸마라톤 클럽에서 주최하는 분당마라톤 대회가 개최되었다. 검푸마라톤클럽 회원이 아니라면 대회에 참석해서 꽃피는 탄천을 달릴 수 있었을텐데 회원으로서 대회운영에 스텝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어 매년 대회 참가는 하지 못하고 있다. 분당마라톤대회도 내가 회원에 가입하기 전에는 몇 번 참가했었다.
분당마라톤 대회는 다른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회원들의 힘으로 대회를 12년째 운영하고 있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올해도 일부회원은 우리클럽이 대회를 운영하지 말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그동안 힘은 들어도 전통으로 만들어 온 대회이기에 다시 한번 힘을 모아서 대회진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 다른 회원들은 대회 전날부터 나와서 행사 준비를 했지만 나는 어제 회사 행사에 참석하느라 행사준비에는 참석하지 못한 탓에 저녁 늦게 행사장에 도착해 물품을 지키고 있는 회원들과 밤늦게까지 함께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었다.
행사당일 아침. 많은 회원들의 바램처럼 맑은 날씨에 분당 중앙공원과 탄천변에는 각종 꽃들이 만개해서 대회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 주었다. 대회 개최일자는 3-4달 전에 미리 정해 놓아야 하는데 벚꽃의 개화시기는 매년 달라서 대회날에 맞추기가 쉽지는 않다. 다행이 올해는 개화시기가 대회날에 맞춰져 벚꽃을 보면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갈수록 아열대화 되어 가는 우리나라의 날씨로 인해 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느낌 속에서 아직 개나리꽃도 지지 않았고, 심지어 목련꽃도 피어 있는 곳이 있었다.
아침일찍 대회장에 도착해 회원들이 대회운영이 필요한 몇 가지 물품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의 시설물은 어제 설치가 되었지만, 주민들이 불편해할 물품들은 오늘 아침에 설치했다가 대회가 끝나면 가장 빨리 철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출발점과 결승점이 조금 다른쪽에 있는데 이곳은 도착점이다. 주민들이 산책하는 장소여서 대회를 운영하면서도 늘 마음이 불편하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마라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푸의 신사 박재환 선배님과 함께. 대회 출발전에 준비를 하면서 예쁘게 핀 분당 중앙공원의 벚꽃을 배경으로... 작년과는 달리 날씨가 포근하고 꽃까지 화사하게 피어서 너무 좋다. 작년에는 행사 진행을 하면서 점퍼를 벗지 못할 정도로 쌀쌀 했었는데 올해는 출발전인데도 나시티을 입고 있어도 춥지 않다.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좋았고, 대회참가자들이 대회를 즐기기에 너무나 화창하고 좋은 날씨이다.
직장동료들이 오늘 대회에 40여명이 참석했다. 대회 운영에 가장 중요한 참가자를 확보하기 위해 내가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이다. 꽃피고 날씨 좋은 오늘 전국에서 상당히 많은 숫자의 대회가 동시에 개최되고 있어 나름대로 경쟁력이 없으면 대회운영에 상당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행히 회사 홍보실에 요청해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행사에 스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직장 마라톤 동호회에도 지역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이기에 단체 참가를 할 수 있도록 했더니 적지 않은 인원이 참석하게 되었다. 꽃이 핀 중앙공원에서 동료들의 봄놀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 동문이면서 회사 동료인 문광필 선수와 함께...
오늘은 몇 년동안 해오던 주로에서 주자들의 안전한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주로를 통제하던 임무에서 벗어나 페이스 패트롤 임무를 맡았다. 주자들과 함께 달리면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치를 취하는 임무이다. 전문적인 의료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면서 긴급상황시 의료진에게 빨리 연락을 취하고, 간단한 구급약과 에어파스와 바셀린등을 휴대하고 달리면서 힘든 주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오늘의 역할이다. 초반에는 천천히 달리면서 후미주자들과 함께 했고, 후반에는 하프주자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몇 몇 주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날씨도 더운에 내스스로 생각해도 고생이 많았다.
임무를 마치고 결승점으로 들어오면서 찍은 사진이다. 속도를 높였다 낮추었다를 반복하고, 중간 중간에 힘들어하는 주자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달렸더니 그냥 똑같은 페이스로 달린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주로에서 하염없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훨씬 가치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분당마라톤 대회도 많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때로는 메인 행사가 열리는 곳에서 생색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많은 일반회원들이 말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 역시 그동안 말없이 일을 하다가 이번에는 바꿔 달라고 해서 임무가 바뀐 것이다.
대회를 참가하고 들어온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앙공원 한켠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아서 분당검푸 회원들은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먼저 식사를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동료들과 식사를 하지 않을 수 없어 먼저 하게 되었다. 공원내에서는 화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음식을 만들어 놓은 것을 주문했었는데 밥이며 국이며 반찬까지 상당히 정성이 들어가고 맛있는 음식이 나와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세상이 또 좁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느꼈다. 런너스클럽에서 활동할 때 아주 친하게 지냈던 동생 박한렬이 오늘 분당마라톤 대회에 참석했었는데, 검푸 회원인 김우섭회원과 어린 시절 같은 동네 위아랫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몇 년만에 오늘 대회에 참석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김우섭씨의 형과 한렬이와는 친구라고 한다. 세상이 참 좁다.
대회를 모두 마치고 마무리 정리를 마치고 나니 거의 1시가 다 되었다. 그동안 10년이 넘게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원상복구를 했기 비교적 빨리 마칠 수 있었다. 새벽같이 나와서 대회준비를 했기 때문에 회원들이 힘이 들 시간이 되기도 했다. 다른 회원들이 행사장 정리한뒤 물품을 물품보관 장소로 이동시키는 동안 나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대회기간중 한 건의 안전사고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 이번 대회도 무사히 종료되었다.
프랑스에 있는 국제기구로 직장을 옮겨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한 김주한님이 이번 대회에 맞추어 한국에 잠시 방문했다가 대회장에 나왔다. 프랑스에 여행을 오게되면 꼭 방문하라고 하는데 언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아득하기만 하다. 프랑스보다 먼저 가 봐야 할 나라들이 아직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는 동안 검푸 식구들과 함께...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중앙공원 주변에 피어 있는 벚꽃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다. 다른 회원들은 대회 종료후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뒷풀이를 할 계획인데, 나는 이미 점심 식사도 했고 다른 약속이 있어 회원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이렇게 꽃이 만발한 봄날을 조금은 즐길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마음의 여유가 다소 부족한 듯하다. 삶의 질이 그다지...
올 분당마라톤 대회도 회원들간의 다소간 논란 속에서 치러졌다. 달리기 클럽 회원들은 달리기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는 원칙주의자들과 그동안 10년이 넘게 이어온 대회운영의 전통을 이어 가자는 회원들간의 논란이 있었으나 하여간 올 대회까지는 개최가 되었다. 내년이 되면 다시 한번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대회는 계속 이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대회 운영의 주최가 꼭 우리 클럽이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지차체에게 맡기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일부 운영진들의 투명하지 못한 행태와 더불어 회원들의 과도한 부담으로 치러지는 것에는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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