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클럽의 일요일 정기모임 행사를 이번주에는 과천의 서울대공원내의 동물원에서 하기로 했다. 서울마라톤클럽에서 주최하는 혹서기 마라톤가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서울마라톤클럽에서 오늘 대회를 앞두고 예비주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했었다. 혹서기대회는 풀코스 종목으로 운영이 되지만 오늘은 절반 정도인 23km를 뛴다고 한다. 클럽의 신임회장님이 참가비를 대신 납부하고, 신임훈련단이 오늘 모임에 참여를 독려해서 클럽에서 상당히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게 되었다. 나는 작년부터는 혹서기 대회에서 달리는 것이 너무 힘들어 대회 참가는 하지 않지만 오늘 모임은 우리 클럽의 정기모임이라서 참석하게 되었다.
분당구청에서 회원들이 모여서 함께 과천으로 이동하기로 해서 여러명이 함께 출발했다. 대공원 앞쪽에 대형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동물원에서 가까운 미술관에 차를 주차시키고 동물원으로 이동중이다. 오늘 예비주(走)는 동물원을 출발해서 코끼리 열차가 다니는 호수외곽 도로를 2바퀴 뛰고 나서 동물원 안쪽으로 들어와 동물원 내부를 다시 2회전하고, 동물원 외곽길을 3회 왕복하는 대략 23km의 코스를 달리기로 되어 있었다.
중복이 지난지 일주일이 되었고, 말복이 2주 정도 남아 있으니 삼복더위의 한가운데 있는 시기인지라 오늘도 아침부터 후덥지근하고 습도도 높고 쉽지 않은 훈련이 될 것 같다. 최근에 달리기를 열심히 하지 못했으니 오늘은 제대로 달리면서 땀을 흘리자고 마음먹고 나섰다. 더우면 더운대로...
오늘 훈련에 참가하지도 않으면서 함께 온 회원들이 여러명 있어 주최측 물품보관소에 옷과 가방등을 맡기지 않고 우리 클럽회원들끼리 짐을 보관시켰다. 장마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계속 비가 내려 전반적으로 습도가 엄청 높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하늘에 구름은 많았지만 출발할 때까지는 내리지 않고 있다. 실전 대회는 아니였지만 배번도 받고, 대회 진행 형식을 모두 갖추어 진행을 한다. 준비를 끝내고 동물원 출입문 앞쪽의 출발장소로 이동중이다.
다른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동안 나는 홍학 사육장 앞에서 홍학의 움직임을 쳐다 보고 있었는데 내가 잘 모르는 분이 사진을 찍어서 서울마라톤클럽 게시판에 사진을 올려 놓았다. 모처럼 동물원에 와서 홍학을 보았는데 늘 날아서 우리를 벗어날 수 있는 새들이 사육장을 벗어나지 않고 이렇게 있는지가 궁금하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어느나라 동물원 새 사육장에 가도 같은 의문이 생기는데 물어볼데도 없어 늘 궁금하다. 아침부터 먹이를 가지고 서열싸움을 하고 있는 홍학에 잠시 빠져 있었다.
참가자들이 출발을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동물원 입장 시간이 되지 않아서 참가자들만 모여 있을 뿐이다.
드디어 출발. 오늘은 참가자들이 대부분 기록보다는 연습의 의미로 참가해서인지 빨리 뛰어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또한 우리 클럽 회원을 제외하고는 2주후에 혹서기 마라톤 참가를 신청해 놓은 사람들이여서 훈련의 개념을 참석했는지 여유도 있어 보이고,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로 보였다. 처음 달리는 호수 주변은 그늘이 없는 구간인데 다행히 해가 나오지 않아서 달리기가 편했다. 나는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여서 여름철 달리기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오늘도 힘들게 달릴 것이 예상된다.
우리 클럽의 신재호님과 절반이 넘는 거리를 함께 달렸다. 나보다 훨씬 잘 뛰는 고수이지만 오늘은 나처럼 빨리 뛸 생각이 없다고 해서 내가 몸이 따라가는한 함께 가겠다고 해서 함께 뛴 것이다. 남들이 보면 함께 속도를 맞추어 달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은 신재호님은 천천히 사쁜사쁜 달리는 형국이고, 나는 그 속도에 맞추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수 주변을 1회전 하고 나니 벌써 땀을 흠뻑 흘려서 옷이 젖어가고 있다.
서울마라톤 클럽의 이명직 선배님께서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준비된 행사에 와서 뛰고만 가면 되지만 이런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봉사가 필요하다. 그것은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도 모두 마라톤 클럽 회원들이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 참가해서 달리고 싶겠지만,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서 달리고 싶은 맘을 억누르고 봉사를 하고 있는 것. 덕분에 우리는 잘 뛰었다. 이명직 선배님이 내 사진을 많이 찍어 주셨네...
마의 코스로 불리는 동물원 외곽 코스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이 코스를 3번 왕복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2회 왕복을 하고 나니 더 뛰고 싶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옷을 입은채 샤워를 한 것 같은 모습으로, 땀이 흘러내려 양말까지 흠뻑 젖어버린 상태이다. 그런데 서울마라톤 클럽의 박영석회장님이 3회전을 할 때 아이스크림을 나눠 준다고 해서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으려고 끝까지 달렸다. 실제 혹서기 마라톤대회때는 이 코스를 6번 왕복했었는데 옛날에 어떻게 그것을 다 뛰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의문이다. 3회전도 벅차고 힘든데...
정식 대회가 아니였기 때문에 도착시간이 얼마인지 체크해 주지 않았다. 더구나 날씨가 더워 나도 시계를 착용하지 않고 달려서 대충의 기록도 알 수 없다. 대략 2시간 정도 달린 것 같은데, 막판에 2km 정도를 짤라먹고 모두 뛰지 않았으니 오늘 달린 거리는 21km 정도이다.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더운 날씨에 하프코스의 거리를 달렸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달리기를 마치고 들어오니 서울마라톤클럽에서 비빔밥을 준비해 놓아 맛있게 식사를 했다. 아침부터 날씨가 찌뿌둥하더니 달리기를 마칠 무렵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차라리 달릴 때 비가 내렸으면 몸이라도 식혀 주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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