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런너스클럽 복(福)서기대회 (2011.7.2)

남녘하늘 2011. 8. 25. 00:38

 

내가 마라톤을 시작해서 한동안 열심히 참가했었던 온라인 마라톤클럽인 런너스클럽. 서울에서 살고 있을 때에는 남산 달리기 모임에도 자주가고 여의도 달리기 모임에도 가끔씩 나가곤 했었는데 분당으로 이사를 한 다음에는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 조금 힘들어졌다. 더구나 2006년에 지역 모임인 분당검푸마라톤클럽에 가입하고 나서는 동네에 있는 사람들과 훈련을 하는 것이 여려모로 편하고 좋아서 최근에는 거의 런너스클럽 모임에는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임에는 나가지 못하더라도 마라톤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교류를 하고 있는 회원들도 많고, 늘 마음의 고향같은 존재인지라 참석은 하지 못해도 늘 마음속에 담아 놓고 있었다.

 

이번 여름 런너스클럽의 소모임중의 하나인 양재천 모임에서 하나의 이벤트로 복서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했다. 올해가 다섯번째 맞는 대회라고 하는데 내가 첫해에 참석했으니 벌써 4년이나 지난 셈이다. 이번에도 참석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황의정님이 대회에 참석하라고 권해서 참석하기로 했다. 정말 오랫만에 공식적인 런클 모임에 참석한다.

 

오늘 행사장은 강남구 유수지 체육공원. 강남구에 살고 있는 달림이들로부터 좋은 장소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정확한 위치도 모르고 있었다. 미리 장소를 확인해 놓지도 않고 있다가 출발하면서 물어보니 강남경찰서와 강남면허시험장쪽에서 가까이 있다고 한다. 견인차 보관소가 있던 곳과 붙어 있는 곳에 배수펌푸장이 있는 유수지를 활용해서 체육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는 곳은 아니지만 와서보니 달리기 트랙과 운동장, 테니스장등 상당히 잘 꾸며 놓았다.

 

 

 

양재천에서 달리기를 하는 소모임에서 주최한 대회인데 참석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참석인원도 많았지만 그보다 모임 주최측에서 준비한 것은 훨씬 많아서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장마기간 중이어서 어제까지도 비가 많이 내렸었는데 다행이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행사를 진행하기에 좋았다. 이런 행사를 하는데 비가 내리면 여러모로 힘들어진다. 행사가 끝나고 간단한 뒷풀이를 할 수 있는 장소도 구하기가 어렵고...       

 

 

 

 

10km 달리기 대회를 앞두고 모두 모여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한낮의 열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때여서 준비운동만으로도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땀을 제대로 흘릴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기에 상관없다. 어제 밤 늦게까지 모처럼  '카프리'를 내 주량보다 많이 마셨더니 아침에 꽤 힘들었었다. 오늘 땀을 많이 흘려야할 이유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오늘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10km 달리기 대회.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은 꽤 많았었는데 다들 분위기를 즐기러 왔었는지 정작 달리러 나온 사람은 많지가 않았다. 신청한  회원도 100명이 훨씬 넘었던 것 같은데 뛰는 사람은 50여명 남짖...  나처럼 런클행사에 오랫만에 나온 송행옥 형과 함께 출발부터 도착까지 함께 했다. 날씨가 더워서 빨리 뛸 수도 없었고 빨리 뛰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뛰는 내내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운 달리기를 했다.     

 

 

 

 

50분 정도에 걸쳐 10km를 달리고 결승점을 향해서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들어올 무렵 잠시 비가 내리는 듯 몇 방울 뿌렸으나 다행이 이내 그쳤다. 출발할 때 50여명이 되었던 참가자는 반환점을 돌아오면서 대충 헤아려보니 그 숫자가 또 반정도로 줄어 있었다. 너무 더운 날씨에 10km 달리기도 무리였다고 생각한 듯하다. 더운 날씨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모두 뛴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하다. 혼자서 뛰었으면 중간에 다른 생각을 했을지 모르지만 함께 뛰는 사람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   

 

 

 

 

 10km 달리기를 마치고 곧 이어 운동장 트랙에서 800m 계주 경기를 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0km를 달리고 들어온지가 얼마되지 않았는데 계주시합의 선수로 나가라고 해서 난감해하고 있다. 5인 1조의 구성으로 소모임별로 팀을 구성했는데, 내가 한참 오래전에 남산 수달모임에서 운동을 했었다고 수달팀원의 주자도 달리게 되었다. 10km를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달렸지만 바로 이어서 800m를 달린다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듯해서 상당히 걱정이 된다. 선수로 나가게 되면 천천히 뛸 수도 없는데...     

 

 


두번째 계주 주자로 나서서 뛰는 중이다. 1등으로 바톤을 전달받아 세번째 주자에게 1등으로 넘겨 주기는 했는데 간격이 다소 좁혀져 버렸다. 800m 의 거리가 전력질주 하기에는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나도 단거리는 상당히 잘 뛰는 편에 속했었는데 이제는 그 정도의 실력은 아닌듯하다. 그나마 마라톤이라도 꾸준하게 해 왔기에 이렇게 달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힘들여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따라 오고 있는 회원은 여유있게 웃으면서 달리고 있다. 이것이 실력의 차이가 아닐까싶다. 100m만 더 뛰고 바톤을 전달했다면 아무 순위가 바뀌었을 것 같다. 나도 한때는 잘 뛰었는데... 지속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800m 계주는 상당히 힘든 과제였다는 생각이다. 숨이 턱 아래까지 차올랐다.   

 

 

 

10km를 함께 달렸던 송행옥님께 바톤을 넘기고 내 임무는 완료...  오늘 모임은 살살 10km나 뛰면서 땀도 흘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회원들을 만나볼 생각에 편한 마음으로 왔다가 800m 계주로 인해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달리기 모임에 와서 열심히 달리고 가니 그 또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면 즐거운 일이다. 덕분에 준비한 음식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계주에서 3등을 차지해 잡곡쌀을 선물로 받았다. 가격으로 따지면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서 준비한 주최측의 준비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참가비 만원을 내고 기념품으로 그보다 훨씬 좋은 것을  받았는데 어떻게 먹거리와 상품까지 준비를 했는지 의문이다.     

 

 

 

 

어제 늦게 마신 술 때문에 아침까지 힘들었기에,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일부러 차를 가지고 갔었다. 우리 테이블에 앉아 있던 일행들도 모두 술을 마시지 않아 막걸리 한병을 여러 명이 처리하지도 못했다. 저녁시간이었으면 술을 조금 마셨을지 모르겠으나 훤한 대낮이라 다들 자제한 것이 아닐까싶다. 술은 마시지 않았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